주간동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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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의 순간 악! 남자의 고민 ‘오르가슴 두통’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2-11-08 12: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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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정의 순간 악!  남자의 고민 ‘오르가슴 두통’
    부부관계를 하다 절정의 순간에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남성들이 의외로 많다. 일명 ‘오르가슴 두통’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그동안 의학적으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데다, 어디 가서 말하기도 어색한 질환이라 의학계나 환자 모두 ‘그냥 그런 병’으로 치부해왔다.

    10월29일 영국 BBC 뉴스는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보도를 했다. 내용은 일단의 독일 연구팀(뮌스터대학)이 ‘오르가슴 두통’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는 것. 연구팀은 “남성 100명 중 1명꼴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여성의 3배에 이르며, 남성들의 경우는 오르가슴 두통이 평생을 가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현 단계에서 밝혀진 사실은 성관계를 맺는 동안 혈액의 흐름이 증가하면서 혈관이 확장되는 것과 ‘오르가슴 두통’이 관련이 있다는 점, 그리고 특이한 파트너와 성관계를 맺거나 독특한 성적인 습관을 갖고 있는 것은 ‘두통’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 두 가지다.

    뮌스터대학의 연구원들은 “오르가슴에 이르러 폭발적이면서 심각한 두통을 앓는 사람도 있지만 오르가슴을 느끼기 전 점차 통증이 증가하는 둔통을 겪는 사람도 있다”며 “대부분의 경우 두통은 일정한 파트너와 성교하거나 자위행위를 할 때 나타난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제시한 처방은 섹스를 할 때 흥분의 순간을 점차적으로 끌어올려 갑작스러운 두통을 피하거나 섹스를 하기 전 아예 두통 완화제를 먹어두는 방법이다. 하지만 몇 주에 한 번씩 이런 고통을 느끼는 사람은 통증이 완화되기를 기다리는 게 상책.



    삼성제일병원 비뇨기과 이유식 교수는 “성관계시 두통을 느끼는 것은 심장박동에 의한 뇌혈관 확장에 따른 변화로 추정되나 통증을 느끼는 비율이 남자가 더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오르가슴 두통’이 있는 남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까지 별다른 치료법이 나와 있지 않으므로 이렇게 말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여보, 오늘 저녁은 안 돼. 두통이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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