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8

2002.11.07

“中·日 에이스도 별거 아니네”

박영훈 3단(백) : 창 하오 9단(흑)

  • 정용진/ 바둑평론가

    입력2002-10-30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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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日 에이스도 별거 아니네”
    ‘첫 타석 만루홈런!’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된 제4회 농심신라면배 1라운드에서 한국의 1번 타자로 나선 박영훈 3단이 시작부터 중국 일본의 강타자들을 상대로 혼자 내리 4연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농심신라면배는 한·중·일 세 나라가 정상급 대표기사 5명씩을 출전시켜 연승(連勝)전 방식으로 최강국을 가리는 국가 대항 단체전으로, 한국은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는 ‘불패 신화’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매년 꼴찌를 면치 못했던 일본은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고 생각했음인지 이번엔 초호화급 대표진을 출전시켰고 중국 역시 그에 못지않은 진용을 구성했다. 매년 한국 신예들의 초반 돌풍에 기선을 제압당했다고 생각한 일본과 중국은 주장전에나 나올 법한 일인자들을 초장부터 1장(일본 왕 리청 9단), 2장(중국 창 하오 9단)으로 곧바로 등판시키는 ‘깜짝 작전’을 구사했으나 세계 최강 한국 바둑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였다.

    는 중국의 두 번째 소방수로 나선 창 하오 9단과의 1라운드 제3전. 3연승을 거둔 판이다. 창 하오 9단은 ‘중국의 이창호’로 불리는 중국 바둑계의 일인자로 중국 팬들은 그가 17세의 애송이(?) 박영훈을 당연히 삼진아웃시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난타를 당하고 말았다.

    “中·日 에이스도 별거 아니네”
    흑1로 백의 근거를 위협했을 때 백2로 건너 붙인 이 수, 이 수가 기막힌 카운터블로이자 우세를 확정한 승부수였다. 곤란해진 흑이 3에 이을 수밖에 없을 때 손을 빼고 백4로 날아가자 포석 단계에서 일찌감치 우열이 가려져버렸다(의기양양하게 다가섰던 흑1 한 점은 결국 몇 수 뒤에 백‘가’로 잡히고 만다).



    흑1로 받아치는 수는 백2로 빠져나가는 수가 있어 4까지, 다음 백A와 B를 맞보기로 흑이 안 된다. 그렇다면 수순상 흑3으로는 B에 이어야 하는데 그때는 백C로 흑 석 점이 잡힌다. 277수 끝, 백 2집반 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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