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7

2002.08.15

“꿈이 마침내 이뤄졌습니다.”

  •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입력2004-10-07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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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 마침내 이뤄졌습니다.”
    86년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훈련중 경추를 다쳐 전신마비 장애인이 된 ‘비운의 체조요정’ 김소영씨(32)가 8월12일 미국 마스터스대학으로 유학을 떠난다. 전공은 사회복지학의 한 분야인 장애인스포츠학.

    김씨는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무려 16년을 기다려야만 했다. 아시안게임 직후 정부와 체조협회가 유학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김씨에게 돌아온 것은 상처뿐이었다. 당장이라도 유학을 보내줄 것 같았던 정부와 체조협회가 2년4개월의 투병 기간이 끝나자 ‘영어도 못하면서 무슨 유학이냐’며 안면몰수를 했기 때문.

    김씨는 대학 진학의 꿈을 잠시 접고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장애인복지운동에 뛰어들었다. 94년부터 ‘장애인을 위한 스키캠프’ ‘장애인을 위한 스쿠버다이빙’ 행사를 개최해 왔고, 99년부터는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운동’을 벌여왔다. 9월에는 휠체어 15대가 유진벨 재단을 통해 북한의 장애인들에게도 전해진다.

    손가락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김씨의 이런 헌신을 하늘이 알았는지 마침내 행운이 찾아왔다. 미국에서 휠체어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는 자니 애릭슨 타라씨(51)가 그의 소식을 듣고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것. 타라씨가 학비의 절반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마스터스대학측도 기숙사 장애인 차량을 제공하고 학비의 나머지 절반을 부담하기로 했다.

    김씨는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 불의의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꿈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장애인들이 일반인들과 똑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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