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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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김회장 ‘오리발’에 경찰도 깜짝

  •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4-10-07 1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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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쓰오일 김회장 ‘오리발’에 경찰도 깜짝
    ‘한국판 엔론 사태’로 불린 에쓰오일 주가 조작 및 분식회계 사건은 법원이 7월31일 밤 에쓰오일 김선동 회장과 유호기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함으로써 일단락됐다. 김회장 등의 혐의는 우호지분 확보를 통해 유통물량을 줄인 이후 회사 자금 1000억원으로 주가 조작에 들어가 99년 12월 1만5500원 선이던 주가를 5만6000원까지 끌어올려 80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올렸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이례적으로 경찰이 수사한 주가조작 사건인 데다 검찰이 재수사 지시를 내려 그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등 많은 얘기를 남겼다. 그러나 무엇보다 에쓰오일 김선동 회장의 ‘오리발’이 압권이었다는 지적이다. 에쓰오일측은 경찰이 사전영장을 청구한 7월18일 “주가 조작을 한 일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다음날 아침 각 신문에 같은 내용의 광고를 싣기도 했다.

    마침 검찰의 재수사 지시는 에쓰오일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듯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한건 하려다가 ‘오버’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경찰 주변에서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 여론을 의식해 경찰 견제 차원에서 재수사 지시를 내린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7월31일 밤 법원이 경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함으로써 이런 해석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김회장의 태도에 혀를 내둘렀다. 한 관계자는 “김회장은 조사 과정에 혐의 사실을 순순히 시인해 놓고도 그것이 주가조작은 아니라고 강변했는데, 그럼 무엇이 주가조작이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혐의 내용을 정면 부인하는 에쓰오일측 신문 광고에 대해서도 ‘일일이 대응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검찰의 재수사 지시에 대한 여러 해석은 한마디로 난센스다. 검사 지휘문을 보면 ‘주가조작이 인정된다’고 분명히 명시돼 있다. 다만 경찰이 올린 구속자 수보다 줄어든 것은 ‘회장과 사장을 구속한 마당에 임원까지 구속한 것은 지나치다’는 검찰 의견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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