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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자녀들은 지금 ‘유학중’

교육환경·영어실력에 만족 ‘해외로 해외로’ … 불미스런 일 사전 차단 목적도 있어

  • < 김지영/ 여성동아 연예전문라이터 > uga301@my.donga.com

연예인 자녀들은 지금 ‘유학중’

연예인 자녀들은 지금 ‘유학중’
최근 들어 유학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과 영어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여건상 유학은 그만큼 현실적이고 매력적인 유혹이다. 연예인들 가운데도 자녀를 유학 보낸 ‘유학파’들이 적지 않다.

오는 8월 방송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떠나는 개그우먼 이성미씨는 그 대표적인 예. 이씨는 지난 3월 큰아들 은기를 캐나다로 먼저 보냈다. 4년 전부터 생각해 왔던 계획을 드디어 실행에 옮긴 것.

“은기가 유학 가고 싶다고 졸랐거든요. 하지만 그때는 아이들을 데리고 세계여행이나 할 생각이었어요. 제가 이탈리아나 유럽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게 많아 아이들에게도 그런 기회를 주고 싶었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은별이를 가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어요. 그 계획을 대신할 만한 게 없나 찾다가 유학을 결심한 거예요.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저도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해 왔거든요. 그동안 외국에 나갈 때마다 은근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았어요. 당장 출입국관리소를 통과할 때부터 말을 시킬까봐 조마조마했어요. ‘눈이 마주치면 어쩌지, 그럼 무조건 웃고 보자. 아니야, 너무 오버한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면서요.”

연예인 자녀들은 지금 ‘유학중’
그는 유학을 위한 사전조사를 꼼꼼히 했다. 가장 신중하게 살핀 부분은 목적지. 아이들에게 쾌적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최우선 조건이기에 미국과 뉴질랜드, 캐나다를 직접 답사했다.

“캐나다는 서울서 아홉 시간 거리인데다 어디를 가도 푸르게 우거진 자연이 있어요. 전 그거 하나 보고 가요. 남들은 영어 때문에 가나 하는데 사실 전 자연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보고 자라는 것은 결국 물, 공기, 산 같은 자연이거든요.”



방송활동 잠정 중단한 이성미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유학 가고 싶다고 조르던 은기는 현재 캐나다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이전까지 공부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은기는 요즘 월드컵 열기에 힘입어 ‘공부 잘하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고.

“은기에게 사람만 되라고 했어요. 이번에 유학을 보낸 것도 공부 때문이 아니라 그런 점 때문이에요. 하지만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연예인이니까 돈 많아 유학 보낸다’ ‘남들도 다 적응하면서 사는데 별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저를 위해서도 포기할 수 없어요.”

연예인 자녀들은 지금 ‘유학중’
이성미의 절친한 동료 개그맨 이홍렬씨도 4년 전 아내와 두 아들을 미국에 유학 보냈다. 하지만 그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하는 아내 때문에 아이들까지 유학을 보낸 경우. 8살 연하인 그의 아내와 중학생, 초등학생 두 아들은 오는 7월 말 귀국 예정이다.

“선배들 얘기가 3, 4년 정도 외국에 나가 있으면 국내에 들어와도 그만큼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대요. 그런데도 데려오려는 것은 그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면 그곳 아이가 돼버릴 것 같아서죠. 가장 중요한 시기인 사춘기에 미국식 사고에 젖어드는 걸 용납할 수 없거든요. 이제 아이들과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도 길어야 6년 정도예요. 군대나 유학을 가고, 결혼하게 되면 헤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금도 아이들이 머리가 컸다고 부모를 멀리해요. 전에는 어딜 가도 따라다니더니 이젠 ‘엄마 아빠 다녀오세요’죠. 외국인 학교를 다니는 것은 상관없지만, 한국에서 살아가는 방식도 배우고 내 잔소리도 들어야죠. 오고 싶어하지 않아도 오게 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생활비를 안 보내니까 들어올 수밖에요?”

그는 “자녀교육에 정답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모 욕먹이지 않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예의를 중요시하는 편이다. 특히 그는 효(孝) 예찬론자고, 아이들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가 쓴 ‘아버지 되기는 쉬워도 아버지 노릇 하기는 어렵다’는 책 제목처럼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아이들과 이메일을 수시로 주고받고 전화통화도 자주 한다.

탤런트 조형기도 이홍렬과 처지가 비슷하다. 지난해 7월 아내와 경준(16), 경훈(12) 두 아들을 캐나다로 유학 보낸 것. 그가 아이들을 유학 보내게 된 계기는 중학교 3학년생인 아들 경준이가 학원까지 마치고 야심한 시각에 녹초가 돼 돌아오는 모습이 너무도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연예인 자녀들은 지금 ‘유학중’
한집에 살면서도 늘 바쁘기만 한 아이들의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던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가혹한 청소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이 점점 걱정스러웠다. 아이들이 시간 날 때마다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것도 거슬렸다. 그는 아이들이 제 나이에 맞게 실컷 놀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기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유학을 보냈다.

가족과 떨어져 살다보니 예전보다 오히려 더 가까워졌다고 한다. 인터넷을 이용해 매일밤 대화를 나누는 덕분에 속 깊은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게 됐다는 것. 아이들과 대화가 끝나면 아내의 푸념도 들어준다. 아내 역시 혼자 아이들을 돌보면서 영어학원에 다니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젊은 부부가 오랫동안 떨어져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애틋한 정이 새록새록 생긴다고.

탤런트 최란씨의 쌍둥이 딸들도 현재 미국에서 유학중이다. 본래 최란은 아이들을 유학 보낼 마음이 없었지만 지난 99년 7월 쌍둥이 딸과 막내아들을 데리고 미국의 한 서머스쿨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두 달여의 과정이 끝나갈 무렵, 큰딸이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기를 원했다. 이란성 쌍둥이라 외모와 성격이 다른 둘째 딸은 어머니의 불안한 마음을 헤아리고 있었지만 첫째 딸의 설득에 끝내 두 딸 모두 미국에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두 딸이 미국에 남기를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과 다른 교육제도. 한 반에서 공부하는 학생수가 적다 보니 선생님들이 학생 하나하나에 관심을 쏟아주고, 숙제도 거의 없고 학원에 갈 일도 없는 미국에서는 뭐든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었던 것. 짧은 기간이지만 자연스럽게 자립심과 자신감이 생긴 딸들은 “보고 싶어도 앞으로 7년만 참자”며 오히려 어른스럽게 굴었다. 그렇게 유학생활을 시작한 딸들은 전보다 더 적극적이고 자립심이 강한 아이로 자랐다.

개그맨 서세원씨도 아이들을 유학 보낸 연예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보스턴에서 유학중인 큰딸 동주와 아들 동천이는 현지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유명하다. 동주는 지난 99년 중학교를 졸업할 당시 클린턴대통령상과 예능특기상을 받은 재원이고, 동천이 역시 평균 95점 이하로 내려가본 적 없는 우등생.

그가 두 아이를 유학 보낸 결정적 이유는 아내 서정희씨의 간곡한 청 때문이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외국생활을 경험해 보는 게 꿈이었다는 서정희씨는 아이들에게 큰 세상을 보여주는 게 자신의 소원이라고 한 것. 대신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데려오기로 하고 보냈는데 예상외의 수확을 얻은 셈이다.

중견탤런트 오미연씨의 아이들도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들만 따로 유학 보낸 게 아니라 한국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자꾸만 겹쳐 94년 이민을 간 경우. 이민생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었다.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의 교장은 늘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이라 옷차림만 보면 영락없는 수위 아저씨였다. 게다가 그는 복도와 운동장을 청소하고, 아이들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었다. 더욱 놀라웠던 점은 그 짧은 기간중에 아이들 세 명의 이름은 물론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버릇, 성격까지 다 파악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들 외에도 영화배우 안성기, 탤런트 김자옥, 코미디언 이상해, 국악인 김영임 부부 등이 자녀를 유학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유학파’ 연예인들은 자녀들이 한국과 다른 교육환경에서 마음껏 뛰놀며 공부하고 영어가 유창해진 점에 흡족해하고 있다.



주간동아 344호 (p48~49)

< 김지영/ 여성동아 연예전문라이터 > uga301@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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