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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노무현 태풍 경보

지나친 ‘솔직함’ 매력이자 약점

노무현 후보 직선적 성격 때론 감점 요인 … 외교력·토론시 답변능력도 아직 검증 안 돼

  • < 부형권/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bookum@donga.com

지나친 ‘솔직함’ 매력이자 약점

지나친 ‘솔직함’ 매력이자 약점
” 나쁜 놈들.” 3월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강빌딩 3층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경선 캠프 사무실.

노후보는 자신을 담당하는 기자들(일명 마크맨)과 간담회를 하고 있었다. 한 기자가 “이인제 후보측에서 3월10일 끝난 울산 경선 과정에서 이후보측의 금품 살포 의혹을 폭로한 주모씨 사건은 노후보측의 자작극이라고 한다”며 의견을 묻자, 그는 분을 참지 못했다. 노후보는 정면에서 TV 카메라가 돌아가고, 윗도리에 방송용 마이크가 달려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듯했다.

“이후보측은 울산에서 (불법 혼탁 선거를) 해도해도 너무했습니다. 그들이 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면 내가 수십 가지 증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처럼 늘 직설화법을 구사한다. 아무리 민감한 사안도 돌려서 얘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군더더기 없는 그의 정치 역정처럼 분명해서 좋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의 참모들은 진땀 흘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핵심 참모의 말이다. “노후보의 솔직함은 분명 그의 정치적 매력이다. 그러나 그것이 불필요한 불안감을 줄 때가 많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 김중권 후보(당시 민주당 대표)를 향해 ‘기회주의자’라고 하거나, 모 언론과의 ‘전쟁’ 운운할 때는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는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종교나 문화 행사 등에 참석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는 이에 대해 “정치인이 정치를 솔직하게 해야 할 때가 됐다. 종교 행사에는 종교인, 문화 행사에는 문화인이 가는 것이 맞지, 왜 정치인들이 기웃거리는가”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노후보는 일반 대중을 향해 ‘내가 옳으니 나를 지지해야 옳다’고 외칠 뿐, 그들에게 직접 다가서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참모들도 “노후보는 대중을 ‘정치적 설득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화제와 관심이 너무 정치 중심적이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적 관심도가 비교적 낮은 저학력층과 주부 같은 여성이 그의 가장 취약한 지지층이란 점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여야의 대선 예비주자 중 유일하게 미국을 방문한 경험이 없다. 다른 주자들이 ‘대권 수업’ 차원으로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것과 비교하면 이상할 정도다. 그는 이에 대해 “갈 일이 없어 안 갔다”고 간단히 대답했다. 그러나 그가 만약 대선후보가 된다면 ‘대통령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 외교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공격을 받을 게 뻔하다.

노후보는 고졸 출신이다. 이에 대해 그는 대학 나온 다른 후보들보다 정치자금 모으는 것이 좀더 어려울 뿐, 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구나 하는 실수도 그가 한다면 상대는 곧바로 ‘고졸 출신’임을 부각시키며 공격을 가해올 것이 분명하다.

대선 경쟁에 처음 나선 노후보는 이인제 후보나 이회창 총재처럼 철저한 검증을 받은 적이 없다. ‘청문회 스타’인 그는 ‘질문과 공격의 달인’이지만 ‘답변과 방어 능력’은 아직 미지수다. 그가 다른 후보와 난상 토론을 벌일 때는 돋보이지만, 전문 패널들로부터 일방적으로 질문을 받을 때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그 증거다.

노후보의 ‘개혁성’도 언젠가 혹독한 심판을 거치게 될 것이다. 그는 87년 대우조선 시위 사건으로 구속돼 변호사 업무가 정지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해 대우자동차 매각 협상 과정에서는 노조의 계란세례를 받았다. 이는 대표적 개혁 후보인 그가 개혁세력의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그렇다면 노후보는 이런 약점과 난관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윤태영 홍보팀장은 “노후보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솔직함’으로 모든 문제를 정면 돌파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기존 정치와 다른 ‘노무현식 정치’”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327호 (p22~22)

< 부형권/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book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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