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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노무현 태풍 경보

지역주의 “NO” 될 사람 “盧”

노무현 택한 광주 민심 … 당선 가능성 우선시, DJ에 대한 실망감 표출 의견도

  •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지역주의 “NO” 될 사람 “盧”

지역주의 “NO” 될 사람 “盧”
‘광주’는 왜 노무현을 선택했을까. 민주당의 3월16일 광주 경선 결과 노후보의 압승이 현실로 나타나자 광주는 물론 중앙 정치권도 모두 놀랐다.

‘호남정치 1번지’ 광주가 노후보를 선택한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뭔가’가 있어 보인다. 노후보와 광주는 그리 큰 연(緣)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가 남들처럼 단단한 조직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경선 이전 이 지역 민심은 이인제 후보 우위였다. 단순히 바람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뭘로 설명해야 할까.

경선 전 과정을 지켜본 민주당 광주시지부 L씨의 관전평은 이렇다.

“광주 시민들의 고뇌에 찬 결단이다. 이른바 대선을 앞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당선 가능한 호남후보가 있다면 그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책이겠지만 불행히도 그런 후보를 찾기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광주가 노후보라는 차선으로 눈을 돌린 것은 당선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 아니겠느냐. 거기다 영호남 화합이란 상징성과 명분도 선점할 수 있으니, 노후보는 광주 표심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요건을 골고루 갖춘 셈이다.”

정권 재창출과 동서화합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동시에 겨냥한 광주 표심이 노무현 후보의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것.



국민경선단으로 활동한 임경민씨도 비슷한 시각이다. 그는 “동서화합 이외 달리 대안이 없지 않느냐”며 “영남에서도 ‘광주’가 선택한 영남후보 카드를 주목해 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덧붙인다.

이런 흐름은 경선장 밖에서도 감지된다. TV를 통해 경선 결과를 보았다는 택시기사 임성철씨는 “젊고 깨끗한 그 사람(노후보)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 아니냐”고 말한다.

중앙 정치권에서 활동하다 충장로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김충민씨는 다른 측면에서 노후보의 압승을 설명한다. “광주 표심이 노후보로 흐른 것은 DJ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라는 것. DJ 개혁에 대한 실망과 친인척 및 동교동 가신들의 잇단 비리에 실망한 경선단이 더 개혁적인 후보를 찾았고 마침 노후보가 그 자리에 서 있었다는 것. 그는 “DJ 친인척과 측근들의 각종 비리문제가 대선 쟁점이 될 것이 분명하고, 이 경우 이들과 가까운 후보는 위축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국민경선단에 응모했다 탈락하고 참관인으로 이날 행사장을 찾은 박성준씨도 비슷한 생각이다. “DJ의 개혁작업은 지지부진한데 측근들 비리는 연일 신문지상에 오르내린다. 또 호남은 호남대로 푸대접받고 있다는 박탈감이 퍼지다 보니 좀더 개혁적인 인물이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DJ에게 걸었던 개혁에 대한 열망을 노후보를 통해 다시 한번 펼쳐보자는 심리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DJ와 가까운 한화갑 후보, 동교동계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인제 후보가 타격을 받았다는 것. 경선 당시 주어진 12분의 연설을 통해 후보들이 저마다 김대통령과의 친소관계를 설명하자 비아냥거림이 터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는 노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유심히 지켜본 광주 표심도 노후보 선택의 결정적 배경이 된 듯하다. “경선 직전에 실시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게 오랫동안 현지에서 행사를 준비해 온 중앙당 사무처 K씨의 분석.

한화갑 후보의 추락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제주 경선 1위로 이변을 일으켰지만 광주 민심은 애초 호남 출신에다 동교동 가신인 한후보를 ‘대선 후보감’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 현장 취재에 나섰던 한 지방언론 취재진은 “생각했던 것보다 노고문의 표가 많이 나왔다”며 “이는 한고문에게서 이탈한 표가 노고문에게 몰린 결과”라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주간동아 327호 (p18~18)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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