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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씨 무급 연구원 논란 ‘사실로 판명’

하와이대 동서문화연구센터 통해 확인… 초청 아니라 본인이 자원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정연씨 무급 연구원 논란 ‘사실로 판명’

정연씨 무급 연구원 논란 ‘사실로 판명’
정연씨가 하와이로 근무지를 옮겨 부인도 함께 따라간 것이다.”(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 “가장(정연씨)의 직장을 따라가 (아이를) 낳은 것인데 무슨 시비를 할 게 있느냐.”(남대변인) “연구 지원자금도 곧 받게 될 것이다.”(이회창 총재)

이회창 총재 장남 정연씨 부부의 하와이 ‘원정 출산’ 의혹에 대해 한나라당이 해명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연씨가 하와이대 동서문화연구센터에서 ‘무급 연구원’으로 있다고 주장했다. “딸에게 미국 시민권을 안겨주기 위한 원정 출산이 아니라면, 출산을 한 달여 앞두고 굳이 월급 한푼 안 주는 외국으로 가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논리다.

정연씨 무급 연구원 논란 ‘사실로 판명’
한나라당의 ‘무급 연구원’ 부분 해명은 확실치 않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사용한 ‘직장’이라는 표현 때문에 정연씨가 월급 받고 일하는 것처럼 들리기 쉽다. 그러나 한나라당 해명 발표 이후에도 민주당은 ‘정연씨는 무급이 확실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주간동아’는 정연씨의 근로 조건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에 확인했다.

‘주간동아’는 국제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동서문화연구센터(미국명 East West Center) 고위 관계자에게 “정연씨 인사기록 자료의 원문이나 사본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규정상 원문이나 사본을 보내줄 수 없다”는 이메일 회신이 왔다. 그러나 같은 회신에서 이 관계자는 동서문화센터 내부 전산망에 올라와 있는 정연씨의 인사자료 내용을 토씨 하나 안 틀리게 그대로 베껴서 보내왔다(사진 참조).

이 내용에 따르면 정연씨는 ‘방문 연구원’(Visiting Scholar) 자격으로 동서문화센터 3층 3112호 사무실에서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동서문화센터의 정규 연구원, 파트타임 연구원, 교환 연구원에겐 급료가 나온다. 그러나 방문 연구원은 전혀 급료가 나오지 않는다. 숙식도 본인 부담으로 해결해야 하며 문화센터 내 사무실 한 칸을 내주는 것 외에 다른 지원은 없다.”(동서문화센터 관계자)



이로써 정연씨가 무급 연구원임이 사실로 확인됐다. 동서문화센터에 근무하는 두 명의 한국인 연구원은 국제전화에서 “방문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동서문화센터에서 연구 과제를 받지 않는다. 센터와 고용관계라고 보기 어렵다. 문화센터의 자료를 이용해 혼자 연구할 뿐이다.”고 말했다. 방문 연구원은 동서문화센터 시설물을 이용할 권한만 있을 뿐, 그 외엔 동서문화센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말이었다.

한 연구원은 “다만 정식 연구원 등과 개인적으로 인연이 닿는 방문 연구원은 예외적으로 문화센터의 연구 업무에 참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연씨가 문화센터에서 추진하는 연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연씨 무급 연구원 논란 ‘사실로 판명’
정연씨가 하와이 동서문화센터로 오게 된 경위는 어떨까. 한 연구원은 “방문 연구원은 본인이 먼저 요청하면 문화센터측이 자격 여부를 검토한 뒤 승인해 주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동서문화센터가 방문 연구원 제도를 두어 연구실을 무료로 제공해 주는 것은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친선교류 목적의 시혜성 사업 차원이라고 한다.

동서문화센터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동서문화센터가 먼저 정연씨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의한 것이 아니라, 정연씨가 자비를 들여 오겠다고 원해 동서문화센터가 사무실 한 칸을 주고 받아준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정연씨는 동서문화센터에 하와이 자택 주소, 전화번호를 기록해 두지 않았다. ‘주간동아’는 동서문화센터 내 정연씨 연구실로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응답이 없었다.



이로써 정연씨는 무급 연구원이라는 점, 무급의 방문 연구원은 원칙적으로 동서문화연구센터와 고용관계가 아니라는 점, 정연씨는 무급 연구원 자리를 자원했다는 점 등 세 가지가 확인된다. 연구활동 때문에 하와이로 간 것인가, 아니면 하와이로 갈 명분을 만들기 위해 연구소 문을 두드린 것인가. 이회창 총재 가족은 좀더 상세하게 해명할 필요에 직면해 있다.





주간동아 327호 (p12~13)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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