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2

2002.02.14

위성 항법장치 과속측정기와 ‘한판 승부’

  •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11-12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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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 항법장치 과속측정기와 ‘한판 승부’
    무인 과속측정기와의 전쟁, 그 ‘창과 방패’의 대결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전파발신형 과속측정기 탐지장치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 이후 이번에는 첩보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첨단 위성항법장치가 이 싸움의 새로운 ‘방패’로 등장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국내에 설치된 과속측정기가 전파나 주파수를 발신하지 않는 ‘루프검 지선’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도 자신들이 만든 탐지기가 측정기에서 나오는 전파를 감지할 수 있다며 운전자를 속여 수억원을 챙긴 탐지기업자 4명을 사기와 전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처벌했다. 또한 이들 업자가 전국의 측정기 인근에 심어놓은 전파발신기를 대부분 제거했다. 업자의 말을 믿고 탐지기를 구입한 운전자들만 손해를 보게 된 셈.

    우연인지 이와 때를 같이해 국내 한 자동차용품 생산업체는 최첨단 위성항법시스템을 탐지장치에 도입한 제품을 출시해 ‘대박’을 터뜨렸다. ‘수호천사’로 명명된 이 제품은 개당 가격이 36만원이나 하는데도 출시 두 달 만에 1만여개가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운 것. 이 장치는 전국에 산재한 1032개소 과속측정기의 위성 위치좌표(GSP)를 차량 내에 장착한 단말기(탐지기)에 미리 입력한 후, 인공위성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한 차량의 현재 위치와 대조해 차량이 측정기 전면 500m 지점에 이르면 이를 음성으로 안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 달에 두 번 신설 카메라에 대한 업데이트를 하기 때문에 99%까지는 측정기를 잡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이 탐지기가 꼭 측정기를 찾아내기 위한 장치만은 아니다. 사고다발 지역, 급커브 지역 등 전국 8900여개 사고 위험 지점에 대한 정보를 현지 실사와 측량을 통해 데이터베이스화해 교통사고를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제작된 상품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벌써 유사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격은 모두 30만원대. 문제는 측정기에 대한 위치 실사가 얼마나 제대로 이루어졌느냐는 점이다.

    경찰청 교통안전과의 한 관계자는 “전파발신형 탐지기들은 국민을 속이고,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전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단속 대상이 되지만 위성 항법장치를 이용한 제품은 무인 과속측정기의 위치를 모두 공개해 교통사고를 예방한다는 경찰청의 취지와도 부합하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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