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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周易, 이보다 더 쉬울 수는 없다”

‘주역해의’ 저자 남동원옹 … 한·중·일 각종 문헌 연구 정리 ‘10년 만에 결실’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周易, 이보다 더 쉬울 수는 없다”

“周易, 이보다 더 쉬울 수는 없다”
공자가 말한 이통천하지지(以通天下之志)는 역서를 이용해 세상 모든 사람의 뜻하는 바에 통달하게 했다는 뜻입니다. 이 지상에는 60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어도 그 모두가 원하는 것은 흉(凶)을 피하고 길(吉)을 얻고자 하는 이 하나뿐입니다. 그러므로 성인이 역서를 마련했으니 사람들은 이 역서를 이용해 그 원하는 바에 통달하게 했다는 뜻입니다.”

공자는 역서를 이용해 자기에게 마땅한 업무를 선택한다는 이정천하지업(以定天下之業), 이 모든 것을 알았으니 더 이상 의심이 생길 수 없다는 이단천하지의(以斷天下之疑)를 말하며 역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탁우 남동원옹(南東園·82) 역시 “심오한 역서의 지혜를 습득하여 일상생활에 활용하면 필연코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다”고 했다. 문제는 ‘시경’ ‘서경’과 함께 삼경으로 꼽히는 ‘주역’(혹은 역경)이 중국 고전 가운데서도 가장 난해해 일반인이 접근할 엄두조차 낼 수 없다는데 있다. 오죽했으면 옛사람들이 ‘먹돌주역’이라 했을까. 새카만 먹돌을 보듯 읽어도 그 뜻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학자들이 주석서를 펴내 사람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으나 오늘날 여전히 ‘주역’은 난해한 고전일 뿐이다. 그래서 남동원옹은 ‘주역’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해설하는 일에 평생을 매달렸다. 그 결과물이 역작 ‘주역해의’ 전3권(총 1718쪽 분량, 나남출판)이다.

남옹은 집필에 앞서 중국, 일본, 한국에 있는 모든 주역 관련 문헌들을 연구했다. 불행히도 국내에는 관련 문헌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주로 일본에 머물며 연구했다. “솔직히 말해 해석은 일본학자들 견해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일본인들은 해석이 탁월한 반면 사상적 깊이가 부족하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 고대문헌들을 연구했습니다.”

“周易, 이보다 더 쉬울 수는 없다”
당 태종 때 공영달이 저술한 ‘주역정의’와 이정조의 ‘주역집해’, 송대 주렴계의 ‘태극도설’과 정자의 ‘정자역전’, 남송시대 주자가 쓴 ‘주역본의’, 명대 내지덕의 ‘내주역경도해’, 하해의 ‘고주역정고’, 청조대 이광지의 ‘주역절중’ 등 역대 주역 연구서들을 모두 분석하고 그 결과를 집대성하는 데 꼬박 10년이 걸렸다. 남옹의 ‘주역해의’에 대해 류승국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중국과 일본 각 학파들의 연구 성과물을 두루 살펴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균형 잡힌 해석을 한 근래에 보기 드문 역작”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주역해의’의 또 다른 특징은 한 글자도 소홀함 없는 해석이다. 그는 한글세대를 위해 일일이 토를 달고 그 의미를 새겼다. “주역이 3000년 전 말이다 보니 해석하기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문학적인 해석도 좋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완전하게 해석하지 않으면 의미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남옹은 우주의 생성과 소멸, 변화의 이치를 설명하는 중요한 철학으로서 누구나 ‘주역’ 배우기를 권한다. 그러나 점을 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반대다. “예로부터 점치는 일은 성인이 해야 할 고귀한 일로, 재상이 역서를 모르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이 점을 쳐서는 안 됩니다. 괘는 신의 절대적 가르침이며 틀림없이 따라야 하는데 사리사욕에 사로잡힌 개인은 그 가르침을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불행해집니다.”

남옹은 1920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한학을 배웠고 동서양 철학사와 불경 등에 심취하면서 평생 독자적으로 ‘주역’을 연구했다. 그가 어떻게 ‘주역’을 연구했는지는 다음 말로 짐작할 수 있었다. “주역 ‘계사전’ 상전이 모두 12장인데 이것을 하루에 10번씩 12일 읽으면 100독이요, 120일이면 1000독, 360일이면 3000독입니다. 이렇게 읽으면 누구나 저절로 다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남옹은 “내가 (주역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았으나 참으로 다 알면 공자와 같은 성인이 되었겠지요”라며 배움에 다함이 없음을 이야기했다.



주간동아 320호 (p54~54)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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