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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맏딸’ 호텔신라 접수?

  • < 윤영호 기자 > yyoungho@donga.com

‘삼성家 맏딸’ 호텔신라 접수?

‘삼성家 맏딸’ 호텔신라 접수?
‘아프가니스탄 점령작전 완료’. 9·11 테러를 주도한 빈 라덴을 체포하기 위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을 말하는 게 아니다. 1월13일 발표한 삼성그룹 임원인사에 대한 호텔신라 직원들의 얘기다.

올해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 대부분의 계열사 사장단이 유임됐으나 호텔신라에는 회오리바람이 몰아닥쳤다. 이영일 호텔신라 사장이 물러났을 뿐 아니라 다른 5명의 등기 임원도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퇴임 또는 전보되고 그 자리를 그룹이 파견한 임원 7명이 차지한 것.

그룹 내에서는 이건희 회장 장녀 부진씨가 이번 인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초부터 호텔신라에 근무하기 시작한 BJ(호텔신라 임직원 사이에서는 이렇게 불린다)가 기존 임원으로는 호텔신라를 ‘개혁’할 수 없다고 판단해 ‘칼’을 빼어들었다는 것. 이번 인사에 대해서는 일단 ‘BJ 체제’를 구축한 뒤 호텔신라를 BJ 몫으로 계열분리하기 위한 사전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허태학 에버랜드 사장을 호텔신라 사장으로 내정했다. 1969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허사장은 호텔신라를 거쳐 93년부터 에버랜드 대표이사를 맡아 에버랜드를 세계 6위의 테마파크로 키워낸 국내의 대표적인 서비스산업 전문경영인.

호텔신라로 전보된 다른 임원들도 그룹 내에서 엘리트로 꼽히는 사람들이다. 삼성물산 전무(뉴욕지사장)에서 승진 보임된 이만수 신임 부사장은 뉴욕지사장 시절 ‘FUBU’ 브랜드를 개발, 미국 내 스포츠의류 시장 점유율 1위로 끌어올렸다. 삼성물산에서 삼성플라자 분당점장을 맡아 인근 롯데백화점을 크게 따돌렸던 성영목 상무 역시 전무로 승진 보임됐다.



호텔신라 임직원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이번 인사에서 기존 임직원에 대한 BJ의 철저한 불신을 읽을 수 있기 때문. BJ가 호텔신라에 입사한 이후 사내에서 BJ에 대한 ‘교육’을 담당했던 이건종 상무보마저 기획관리 담당에서 서울호텔 구매시설 지원팀장으로 보직을 바꿨다. 또 나이 많은 부장급 6명도 대기발령을 받았다. 일부 영업직은 다른 특급 호텔에서 스카우트해올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호텔신라의 전격적 인사조치는 지난해 10월 초부터 예고됐다는 게 임직원들의 전언이다. 당시 이영일 사장을 비롯한 몇몇 임원과 팀장이 서울 한남동 이건희 회장 자택에 불려가 질책받았다는 얘기가 나돌았기 때문. 이후 11월 한 달 동안 그룹 감사가 진행되면서 물갈이 대상 임원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BJ는 호텔신라로 출근한 이후 ‘오너‘ 입장에서 세세한 곳까지 일일이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남자 직원들의 라커 룸까지 들어가보았을 뿐 아니라 화장실 휴지통이 가지각색인 것을 보고 담당자들을 질책했다는 후문. 또 휘트니스센터에서 양말만 신고 다닌 후 먼지가 많이 묻어나오자 청소 상태가 불량하다고 지적했으며, 외부 연회에 나가는 음식에 대해서까지 직접 맛을 체크해 조리부 직원들을 긴장시켰다고 한다.

임직원들은 BJ의 이런 행동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눈으로 보고 있다. 책임 있는 ‘오너’가 직접 챙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호텔신라의 수준이 올라가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기대를 보인다. 한 직원은 “그동안 전문경영인들이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착해 직원 교육 등 보이지 않는 부분을 소홀히 한 결과 현재 서울시내 특급 호텔 12개 가운데 객실 판매율 6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우려의 소리도 적지 않다. ‘젊은’ 오너가 과욕을 부릴 경우 직원들의 사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 한 직원은 “그동안 경영진이 ‘임금은 롯데호텔 수준이 되도록 해주겠다’ 등 여러 가지 약속을 했지만 거의 지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능한 직원들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의 사기부터 올려준 다음 ‘개혁’을 추진하라는 주문이다. 호텔신라 개혁을 위해 두 팔을 겉어붙이고 나선 BJ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궁금하다.



주간동아 320호 (p8~8)

< 윤영호 기자 >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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