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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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고향서 ‘지휘봉’ … 즐거운 음악 여행 출발!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입력2004-11-08 1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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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고향서 ‘지휘봉’ … 즐거운 음악 여행 출발!
    백발이 성성한 지휘자 곽승(61)은 서울시 교향악단의 첫 연습에서 자못 감개무량한 얼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시향은 45년 전 그가 처음으로 교향악단 생활을 시작한 단체이기 때문이다. “열여섯에 트럼펫 주자로 서울시향에 입단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최연소 단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와 보니 제가 가장 나이가 많군요. 마치 집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서울시향에서 3년간 트럼펫을 연주한 곽승은 미국으로 유학해 전공을 지휘로 바꾸었다. 그는 조프리 발레 오케스트라와 텍사스의 오스틴 심포니 지휘자, 메네스 음대 지휘과 교수 등으로 계속 미국에서 활동하다 6년 전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수석지휘자를 맡으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68년 브루클린에서 지휘자로 데뷔한 이후 30년 가까이 프로 지휘자로 일했습니다. 이만하면 한국에 올 때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올해부터 곽승은 부산시향의 수석지휘자와 서울시향의 음악고문을 겸직하게 된다. 서울시향은 현재 러시아인인 마르크 에름레르가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외국인 지휘자와 단원들 간의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서울시향은 새 음악고문의 부임이 오케스트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곽승은 서울시향을 지휘하는 한편 오케스트라 운영과 단원 관리, 트레이닝 등을 책임지게 된다.

    “조프리 발레단 지휘자로 7년, 오스틴 심포니의 지휘자로 14년간 일했습니다. 나름대로 지휘와 오케스트라에 대해 조금은 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성심을 다해 서울시향을 이끄는 일입니다. 올해는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현대음악제에서 장한나와 협연으로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을 한국 초연하고 말러 교향곡도 연주할 예정입니다.”

    곽승은 1월11일 ‘곽승과 서울시향의 첫 만남’이라는 연주회를 갖는다. 이 무대에서 연주할 곡의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베토벤의 칸타타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오케스트라가 배라면 지휘자는 선장에 비유된다. 서울시향과 앞으로 ‘즐거운 항해’를 하겠다는 곽승의 의지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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