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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럭비공 정치판’

“TK에 당권 넘겨라”

한나라당 김만제 의원 “젊은 리더 부각시킬 때 … 당권-대권 분리론은 당내 대세”

  • <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TK에 당권 넘겨라”

“TK에 당권 넘겨라”
지난해 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직을 물러난 김만제 의원이 당권·대권 분리론과 함께 ‘젊은 리더십론’을 제기해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특히 TK(대구·경북)에 한나라당 대주주로서의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대선을 앞둔 TK 지역 민심 추이와 관련해 이회창 총재 진영을 긴장시키고 있다. 김의원에게 ‘TK 당권 확보론’의 진의를 알아보았다.

-이회창 총재에 대해 ‘직할부대를 가진 게 아니라 연합군 사령관’이라 표현했는데 무슨 뜻인가.

“우리는 오랫동안 카리스마적인 총재, 1인지배 정당체제에 있었다. 총재가 오랫동안 사람을 키워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공천을 줘서 국회의원을 만드는 식의 사당화된 형태였다. 이제는 그러한 1인지배 정당이 더 이상 있을 수 없다. 정당의 민주화란 결국 1인지배 체제를 벗어나 집단지도 체제 형태를 갖출 수밖에 없다. 집단지도 체제는 주식회사처럼 지분을 가진 사람들이 경영해 나가는 것이다. 총재라고 해서 모든 국회의원을 자기 손아귀에 넣으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총재는 여러 면에서 3김씨와 다른 유형의 정치인이지 않은가.

“이총재가 정치한 지 4년 정도밖에 더 되었나. 정치인이라고 볼 수 없다. DJ는 수십년 동안 정치를 한 사람이고, 이 양반(이총재)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정당에 들어온 사람이다. 당을 대통령이 되기 위한 하나의 편리한 수단으로 삼거나, 여당을 만들어 대통령을 하기에 편리하도록 이끌겠다는 생각은 이제 안 통한다. ‘제왕적 대통령’도 같은 맥락이다. 더 이상 안 된다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다.”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을 많이 비판한 이총재 본인이 정작 ‘제왕적 총재’라는 비판도 많은데….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야당 총재로서 관리를 하려니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될 경우 이총재는 제왕적 대통령과 당내 민주화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그게 당권·대권 분리론이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면 제왕적 대통령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에게만 권한이 집중된 상황에서 당권·대권이 형식적으로 분리됐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권한이 워낙 막강하다 보니 회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번 해봐야 한다. 당권·대권 분리를 통해 각 세력이 협조하면 대통령도 과거처럼 행동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당권·대권을 분리한다 해도 대통령 후보나 대통령의 친위세력이 당을 장악하고 있으면 당내 민주화는 힘든 것 아닌가.

“자기 직계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면 집단지도 체제가 될 것이고, 싫든 좋든 그리 가는 수밖에 없다. 이총재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강력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국회나 정당을 장악하겠다고 하지 못할 것이다. 그로 인한 문제는 (김대통령을 포함한) 세 분에게서 충분히 봤지 않은가.”

- ‘젊은 리더십론’의 배경은 무엇인가.

“60대 후반 대통령은 이번(이번 대선)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봐도 젊은 사람이 다 하지 않느냐.”

-김의원의 말씀은 이회창 총재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을 전제하는 듯하다.

“우리야 당연히 그렇지.”

-그러나 이번 대선부터 세대교체론이 커다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민주당에서 제기하지 않겠는가. 그에 맞서려면 우리도 젊은 리더들을 부각시켜야 한다. 박근혜 강재섭 최병렬, 이런 사람들을 부각시키지 않으면 엉뚱하게 영남후보론이 나오고 아주 골치 아프게 된다. 내 주장은 제3의 후보를 막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당이 활성화되어야지 당 안에서 다 틀어막고 내가 후보니까 잔소리하지 말고 따라오라고 하면 그 불만이 어디로 표출되겠는가.”

-젊은 리더들이 부각되어야 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동대표다. 회사로 치면 대표이사. 지분을 가진 주주들 가운데 이사를 뽑듯이….”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젊은 리더 중 누군가가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우리는 전당대회를 5월에 하니까 (대선까지)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겨우 몇 달 맡을 새로운 대표를 뽑는 것은 문제가 있으므로 강재섭 부총재가 말한 것처럼 대통령이 되자마자 곧 공동대표가 되는 방안이 좋다고 생각한다. 꼭 그렇게 되지는 않더라도 비슷하게 되지 않겠는가.”

-TK 의원들이 PK(부산·경남) 의원들에게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대권·당권 분리론의 배경이란 얘기도 있는데….

“그것보다는 충청도 때문이다. 충청권 공략은 김용환 강창희 의원에게 위임한 상태다. 다른 지역은 모두 총재 직할체제인데 충청권만은 예외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것은 이총재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경상도 대통령’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현실은 엄청난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거기서 오는 (TK의) 실망감을 미리 막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열심히 찍어주면 (대통령이) 알아서 잘 해주겠지 하고 로맨틱하게 생각할 때가 아니다.”

-이회창 총재는 대권·당권 분리론에 상당히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당권·대권 분리론은 당내에 상당한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결국 이총재도 그런 흐름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

-전당대회 이전에 당권·대권 분리를 골자로 하는 가시적인 조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

“보장이 있어야 한다. 말로만 약속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젠 하도 속아서….”

-박부총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필요할 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도와준다고 했다. 남덕우 전 부총리(박부총재 후원회장)와 내가 교수(서강대)였을 때 박부총재가 학생이었다.”

-영남 출신에 의한 제3후보가 나올 가능성은?

“내 주장으로 아주 적어졌다고 본다. 한나라당에서 영남 의원들이 과반수가 넘는다.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사람들이 소외될 때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여당은 영남에서 제3후보가 나오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결코 난센스가 아니다.”

-3김 연합론의 성사 가능성은?

“이제는 안 된다. 김대통령이 얼마 전에 ‘일절 간여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나. DJ 본인도 잘 알 것이다. 자신이 간여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렇다면 YS가 하겠나, JP가 하겠나.”





주간동아 318호 (p18~19)

<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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