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7

2001.08.16

무리한 性생활 비극 복상사가 행복이라고?

  • < 정규덕/부산 호텔롯데 이지웰비뇨기과 원장 > www.DrJung.co.kr

    입력2005-01-18 1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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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한 性생활 비극 복상사가 행복이라고?
    바로 어제 저녁까지 함께 술 마시고 헤어진 친구가 이튿날 아침, 유명을 달리했다는 부음을 전해 듣는 일이 없지 않다. 돌연사란 어떤 증상이 나타난 후 1시간 내 사망하는 갑작스러운 자연사로 주로 고혈압 환자의 뇌혈관 파열과 심장질환 등에 의해 발생한다.

    돌연사 가운데 성행위 도중 사망하는 것이 바로 복상사다. 이는 교감신경의 지나친 흥분과 심장의 과부하,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등이 원인인데 주로 남성에게서 발생한다.

    성행위중 복상사가 찾아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성행위가 끝나고 3∼5시간이 지난 뒤 갑자기 발작하여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복상사는 여름보다는 혈압이 오르는 겨울에 더 많고, 봄에 가장 빈도가 높다.

    남성들의 복상사는 아내보다는 다른 여성과의 관계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장소도 대개 자신의 집이 아닌 다른 곳이다. 부정한 행위라는 정신적 부담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육체적으로 무리를 하므로 타성에 의한 아내와의 관계보다 격렬할 수밖에 없다. 또 신선한(?) 여인에게서 색다른 흥분과 쾌감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복상사가 모두 불륜의 결과는 아니다. 자기 집에서 아내와의 편안한 섹스 후에도 흔히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음주 상태에서 하는 섹스는 위험하다. 음주는 심장에 부담을 주며 성관계시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절정기에 정신적으로 과도한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황홀한 상태에서 죽는다고 하여 ‘극락사’ ‘애정사’ ‘쾌락사’라고도 하는 복상사.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달콤한 죽음’이란 뜻의 속어로 ‘sweet death’ ‘mort douce’라고 한다. 영국에선 ‘saddle death’, 중국에서는 ‘色風’(색풍)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말로 행복한지는 망자에게 물어볼 일이다.

    무리한 성생활의 최후는 비참하다. 더욱이 성에 대해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우리 사회에서는 복상사야말로 누구든 그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경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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