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7

2001.08.16

몸 풀리는 증시 … ‘한방’ 기회 노려라!

9월부터 세계경제 회복 ‘빅 랠리’ 가능성 … 반도체 낙관론 등 악재보다 호재가 더 많아

  • < 안동규/ 한누리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

    입력2005-01-17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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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 풀리는 증시 … ‘한방’ 기회 노려라!
    금년 하반기 들어 주식시장은 국내외 실물경기 및 기업 순익 감소 등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미국 주식시장과 동조화 경향을 보이면서 하락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7월25일(종합주가지수 종가 526.08) 이후 반도체 경기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는 기대감, 낙폭 과대, 저금리 및 풍부한 시중 유동성, 외국인의 순매수 등에 힘입어 미국 주식시장과 동반 반등하고 있다.

    향후 주식시장은 7월의 조정국면을 거치면서 악재가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된 만큼 7월25일 장중 한때 기록한 종합주가지수 510선이 하반기 저점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반도체 경기회복 기대,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현대투신증권 등의 매각협상 진전 등으로 종합주가지수 520 이하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 국내외 실물경제 및 기업 수익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상승 모멘텀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추가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8월중 주식시장은 미국 주식시장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면서 대체로 종합주가지수 530~600대에서 추세 반전을 앞둔 마지막 기간 조정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9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국내외 경제 여건이 완만히 개선되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점차 강화하며,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하반기 중 해외 경제여건은 여전히 불확실하나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인 미국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조치와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2001년 1000억 달러) 효과로 9월 이후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금리인하 효과가 통화 증가,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확대 등 금융부문에만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시차를 두고 기업금융 및 투자심리 개선 등으로 연결해 실물경제 회복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점에서 9월 이후 유동성 증가에 이어 경기회복이라는 펀더멘털 개선이 시차를 두고 미국 및 국내 증시에서 가시화해 상승 모멘텀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국내 경기 및 주가의 향방을 좌우하는 수출이 9월 이후 감소세가 둔화되고, 4/4분기 중반에는 증가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로는 자동차·조선 등의 비(非)정보기술(IT) 산업 품목의 수출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반도체 시장이 8월 이후 최악의 침체국면에서 탈피, 수출경기가 점차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반도체 경기를 낙관하는 것은 하이닉스의 D램 감산 및 가격인하 효과에 윈도 XP 출시(10월) 등에 따른 PC 관련 반도체 수요가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경제는 수출 및 IT산업의 성장 기여율이 높고 대미 수출 의존도(21.8%)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세계경제의 경기 전환에 가장 신속하게 반응, 4/4분기 이후 경기회복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셋째, 국내경제는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설비투자 위축 등 경기 둔화가 이어졌지만, 지난 1월을 고비로 대부분 업종에서 생산·출하·재고 등의 지표가 추가로 크게 악화하지 않고 있어 반도체 경기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날 경우 경기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넷째, 국내 주식시장은 반도체 경기 및 수출 부진, 대우차 처리문제 등의 시장 리스크 요인이 7월중에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추가 하락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기간조정을 거치면서 기업의 순익 전망치나 주가 수준이 상당부분 하향조정 과정을 통해 현실화하였고, 3/4분기 중 대우차, 서울은행, 현대투신 등의 매각이나 현대건설 처리문제 등 구조조정이 진전하면서 시장 리스크가 추가로 축소될 것으로 보여 9월 이후 시장의 안전성이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섯째, 세계 경기회복이 가시화할 때까지는 추가 금리인하 등 미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예상되는데다 영국 및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국제 유가도 완만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한층 안정되면서 일본경제 및 엔화 환율의 불안 등이 4/4분기부터 점차 진정할 것으로 기대되고, 해외에서의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면서 국내 원화 환율 및 물가 불안도 8월을 고비로 어느 정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섯째, 4/4분기부터 경기회복이 가시화하면 거의 1% 내외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질 예금금리, 신용경색 완화 등으로 시중자금이 급격히 위험자산인 주식 및 회사채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 나라 주식시장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 신흥시장 지수 변경에 따른 수혜,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 경기활력 및 주가 수준 등의 측면에서 다른 이머징 마켓보다 투자 메리트가 여전히 높은 시장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기가 회복할 때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 및 외국인 매수세 확대 등도 수급 개선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경기 호전이나 기업실적 개선을 확인하기까지는 한두 달 기간조정이 예상되지만, 세계경기의 완만한 회복세가 미리 반영되는 9월 이후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이가 이어지는 강세장은 경기회복이 어느 정도 확인되는 10월 말(특히 10월31일 미국의 3/4 분기 GDP 사전 조사치 발표 시점) 이후 시중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반기 투자전략은 8월 전후 기간조정 국면을 향후 강세장에 대비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저가 매수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는 중-장기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종목별로는 약세장에서 반도체 등 일부 기술주의 편입 비중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8월 이후는 리스크는 있지만 경기 탄력성이 높고 주가 변동성이 큰 성장주(기술주·하이테크주)와 경기 민감주 등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매매 전략도 변동성 매매전략보다는 분할 매수를 통해 비중을 늘리는 바이 앤 홀드(buy & hold)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9월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증거가 포착되기 시작하면 전형적인 강세장의 진입을 앞두고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이들 주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투신 외자 유치, 부실 금융기관 처리 등의 금융구조조정이나 현대건설·대우차 문제 등 기업구조조정이 3/4분기 중 어느 정도 진전할 것으로 보여 그동안 추가 부실 우려로 실적 대비 저평가된 우량 은행, 우량 증권주 등의 금융업 종목이나 인수합병(M&A) 등의 구조조정 관련 주에도 관심을 점차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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