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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백일간의 脫北 일기

늑장 입국에 애간장 다 녹은 가족

정부, ‘제3국 데려다 놓으면 책임진다’ …‘주간동아’ 현지취재 후 입국 앞당겨

늑장 입국에 애간장 다 녹은 가족

늑장 입국에 애간장 다 녹은 가족
북한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김경호씨 일가족의 탈출 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측과 가족의 ‘공조’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김씨의 맏딸 명희씨 일가족이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은 명희씨 일행이 북한을 탈출한 지 2개월이 지난 뒤인 지난해 9월경. 가족을 통해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관계당국은 탈북자 7명을 북한으로 재송환하는 등 당시 중국의 탈북자 정책이 강경 노선으로 돌아서자 가족에게 중국이 아닌 제3국행을 요구했다. 가족은 ‘제3국에만 데려다 놓으면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정부측의 약속을 믿고 2000만원 가량의 돈을 써가며 일가족 4명을 동남아 제3국에 데려다 놓았다. 지난 1월의 일이다.

그러나 정작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부측의 태도는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정부만 믿어라’에서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로, ‘곧 성사된다’에서 ‘조금만 기다려달라’로 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애초 구상했던 탈출 방식에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이 생기면서 사태가 장기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말 ‘주간동아’의 현지 취재 당시 접촉했던 정부 관계자의 다음과 같은 증언은 이와는 조금 달랐다.

“지금으로서는 현재 상태로 (은신처에) 남아 있는 것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겠다. 일이 성사되는 방향으로 노력해 보겠지만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몇 달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실제 현장 취재 결과 정부의 현지 관계자들은 이들을 방문한 적조차 없을 뿐더러 3개월 전 대리인을 보내 약간의 돈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오히려 이들을 인질로 붙잡고 있는 현지 관계자가 한국 공관을 방문해 지원을 호소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지난 2월 현지를 방문했던 한 한국인 사업가의 증언은 더욱 충격적이다. 그는 “현지 원주민들이 이들의 몸값을 내놓지 않으면 군 관계자들에게 부탁해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었다”고 전했다.

물론 서울의 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현지 관계자의 증언이 나온 뒤에도 ‘우선적인 관심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그러나 서울의 가족과 접촉해온 또다른 정부 관계자의 설명은 약간 다르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족이 정부를 향해 빚을 받으려는 사람처럼 몰아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제3국에만 데려다 놓으면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나 가족에게 구체적 날짜를 대며 ‘언제까지만 기다리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서울의 가족은 정부 관계자가 이들과 접촉하면서 ‘4월쭛쭛일부터 접촉이 시작됐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거나 ‘총선 변수도 있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 보자’고 설득해 왔다고 주장한다.

귀순 보장을 약속했던 정부가 미온적 대처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간동아’의 현지 취재 이후 서울과 현지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빨라지기 시작했다. 5개월간 오지에 은신해 있던 김씨 일가족은 지난 4월말의 ‘주간동아’ 현장 취재 이후 한달 만에 가족의 품에 안겼다.



주간동아 240호 (p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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