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0

2000.02.03

“1분기엔 쉬고 2분기에 승부하라”

우량성장주·코스닥 부문별 1위업체 유망… 저가주·대중주 매입 큰 재미 못볼 듯

  • 입력2006-06-30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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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엔 쉬고 2분기에 승부하라”
    어디에 투자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투자를 한다면 언제 투자할 것인가?

    일반투자자나 전문투자자에게 현재의 조정장세는 변동성의 확대와 주도주의 부재로 그 방향을 가늠하기가 무척이나 까다롭다. 현 시점에서 조정장세가 언제까지 진행될지, 주식시장의 특성과 어떠한 투자전략이 효과적일지에 대해 점검해보자.

    조정장세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연초 증시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2000년 들어 주식시장은 미국 나스닥의 주가하락을 계기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 후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940선에서 반등에 성공한 후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는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 조정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채 환매와 긴축정책 예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 투신권구조조정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불안, 총선이라는 불확실성과 주도주 부재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주가조정의 요인들과 이 요인들이 언제까지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지에 대해서 점검해봄으로써 조정기간 탈피 시점을 살펴보기로 하자.

    ● 나스닥을 중심으로 한 미국 증시의 조정

    현재의 조정을 촉발시킨 요인은 정보통신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증시의 조정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의 원인은 금리인상폭 확대 가능성에서 찾을 수 있다. 모두가 예상해오던 이자율 인상이 큰 충격을 나타낸 것은 △유로화의 강세전환으로 드러난 유럽계 자금의 이탈 움직임 △Y2K문제 대비를 위해 증가시켰던 통화환수 △일부 하이테크 주식의 이익 전망에 대한 우려감 △일부 헤지펀드의 정보통신관련 주식에 대한 과도한 비중확대에 따른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3%대 전후의 미국의 물가수준은 92년 이후 정착되고 있는 저물가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올해 상반기 중 2, 3차례의 금리인상조치가 취해지면 인플레 압력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금융시장의 불안감과 금리인상 압력

    다음으로는 보다 근본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금리상승 우려감이다.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은 1·4분기 중 금리상승 압력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대우채 환매와 일부 투신사의 부실문제 △대우채 환매 이후, Y2K에 대비해 지난해 말 증가시킨 통화량의 환수 및 채권안정기금 해체 예정을 들 수 있다.

    오는 2월8일 개인 및 일반 법인분에 대우채의 95% 원금이 보장됨에 따라 23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의 자금 환매가 예상된다. 외부지원자금 10조원 및 투신사 자체자금 13조원 등 유동성 확보방안이 수립됨에 따라 투신권이 지급불능상태에 빠지는 금융위기는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지만 예상환매금액이 지난 5개월간의 환매분에 육박하는 대규모 수준이고, 위험회피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자금이라는 점에서 금융권간 대규모 자금이동에 따른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수급상의 제한

    마지막으로 수급상의 악화를 들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집중적으로 설정되는 뮤추얼펀드들이 주식보유 비중을 늘리겠지만, 투신사 환매에 따른 매도물량 이상의 신규수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의 기업공개 위주로 자금을 운용하면서 최대 15조원에 이르는 시중자금이 묶여 있는 상황이어서 단기간 수급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상의 주가조정 요인들은 1·4분기를 거치면서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2·4분기부터는 주식시장의 재상승 시도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2·4분기부터는 금리상승압력의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요인의 해소, 원유가의 안정세 예상 및 성장률의 둔화로 금리안정 여건이 갖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말로 갈수록 IMT2000사업자 선정과 맞물려 통신업체를 중심으로 한 M&A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주도주가 형성돼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조정장세의 특성으로 주도주 탐색과정 속에 주가 변동성이 심하고 외부요인에 민감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 변동성의 확대

    99년 10월 이후 한국증시는 놀라운 주가상승과 폭락을 경험하며 변동성이 유례없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보통신주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와 여타 종목군과의 주가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고 최근에는 나스닥시장의 폭락을 계기로 거래소 시장 내의 성장주 및 코스닥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겪는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주가변동성이 사상 유례없이 확대되고 있다. 제한적인 수급상황, 뚜렷한 주도주의 부재 속에서 외부요인에 의한 시장 변동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의 변동폭 확대로 보통 1년 이상을 내다보고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외국계의 상당수 중장기 펀드도 올 들어 자산보유기간을 과거보다는 단기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외부요인에 민감한 주식시장

    미국 증시와의 주식시장 동조화 현상은 대우채권 환매에 따른 유동성 확보 노력에 치중하며 국내 기관투자가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든 지난해 10월 이후 더욱 심화됐다. 이 무렵을 기점으로 외국인 시가총액비중이 급증(전체시가총액의 21% 수준), 외국인 투자가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정보통신주 등 첨단기술주의 평가시 미국주식의 가격을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미국 증시의 변동에 민감한 이유이다. 투신권이 수익증권 환매압력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매수 주체로 부상되기 전까지는 미국증시 움직임과 연동된 외국인 매매패턴이 당분간 우리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 주도주 논쟁 1·4분기 중에는 미국 증시 상황과 연결되어 증시변동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이며 인터넷-정보통신 관련주의 기간조정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정보통신주 상승에서 소외되었던 저가 대형주 및 경기 관련주의 반등도 예상된다. 그러나 증시내의 수급개선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경기 관련주 및 금융주가 주도주로 자리잡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장기적으로 주도주의 중심은 여전히 정보통신 관련주에 있다고 보인다. 그 이유는 성장주에 대한 붐이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80년대 후반 금융위기와 제조업 경쟁력 약화에 맞서,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핵심전력에 역량을 집중시킴으로써 장기적인 이자율 하락과 현재의 뉴 이코노미 시대를 열었다.

    한국도 마찬가지 상황에 놓여 있다. 기존 기간산업은 당분간은 상당한 수익을 올리겠지만 대부분의 산업이 국제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 있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지 못한 채 가격경쟁전략을 탈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이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차세대 성장산업을 적극 육성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초고속 정보통신의 확산으로 거래비용, 생산비용 및 조직비용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 기업분석의 어려움

    인터넷, 정보통신 산업이야말로 향후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불확실성이 높은 산업이기 때문에 상당수 기업은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성장주 내에서도 주가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성장주의 가치평가는 쉬운 작업이 아니다. 향후 기업환경 변화가 심하고 수익을 객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가치평가방법의 혼란 속에 코스닥에서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 가 성행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과 같은 유동성 장세에서는 기업 및 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도 주가상승의 수혜를 공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작년말 집중된 신규등록과 올 2, 3월 200개사 이상의 신규등록 등 공급물량의 증가로 유동성장세는 마무리되고 실적장세로 전환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종목의 가치평가작업과 차별화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이 큰 조정장세, 기업가치에 따른 차별화 장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정보수집과 분석, 탄력적인 장세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대응방법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일반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장세 대응방법은 장기보유 전략과 간접투자를 들 수 있다.

    ● 중장기 투자 전략

    투자유망종목 매수 후 장세의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보유한 뒤 목표가에 근접시 매도한다면 시장 수익률 대비 적정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투자유망 종목군으로는 거래소 시장에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일부 통신 관련주,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입증된 우량주, 그리고 코스닥시장에서는 부문별 1위업체 등을 들 수 있다. 회사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면 언젠가는 이익을 볼 수 있다. 당분간 주도주 탐색과정 속에서 순환매가 진행된다고 예상했을 때, 성장주와 가치주의 적절한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어도 3개 이상의 종목에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사기 쉬운 저가주나 전통적인 대중주를 사놓고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리는 패턴을 버려야 한다. 또한 상승추세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추격 매수를 삼가고 저점분할매수에 힘써야 한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계속 오를 것 같아 보이는 주가도 조정을 보이게 마련이다. 조정장세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시기적으로는 조정장세가 예상되는 1·4분기에는 보수적으로 저점분할매수, 주식시장의 상승전환이 예상되는 2·4분기에는 적극적인 투자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 간접투자 전략

    지난 한해 동안 가장 주목할 만한 이슈는 뮤추얼펀드, 수익증권 등 간접투자의 활성화이다. 우리 증시의 주변 여건이나 선진 금융시장의 사례를 볼 때 향후 간접투자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50년 당시 90.8%의 주식을 보유하던 개인 및 일반 법인의 비중은 98년 말 43.1%로 급락했다. 반면 연기금과 뮤추얼펀드의 주식보유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미국의 뮤추얼펀드 활성화를 가져온 근본적 변화가 80년대 중반 이후에 발생했다. 80년대 중반 이후의 물가안정에 힘입은 금리하락, 연기금개혁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개인자금의 부동화 현상, 경제 및 금융 시스템 안정화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의 지속적 하락이 그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간접투자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은 미국 사례와 유사한 점이 많다. 즉 금리하락, 은행권의 위축, 경제구조의 선진화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을 배경으로 간접투자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증시는 발빠른 외국인과 정보와 분석력을 갖춘 기관투자가들이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탄력적으로 적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직접투자에 자신이 없거나 시간이 없으면 간접투자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간접투자를 통해서 조사분석 능력, 파생상품을 이용한 수익률 확보와 적절한 위험관리, 대외변수에 대한 신속한 대응력을 갖춘 펀드매니저들을 자신의 자산관리자로 채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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