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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미팅 풍속도

핸팅을 아시나요

통신에 사진-핸드폰번호 공개한 뒤 만나는 핸드폰 미팅 … “‘폭탄’ 맞지 않아 좋아요”

핸팅을 아시나요

핸팅을 아시나요
“삐리리리~, 여보세요. 016-780-○○○○죠? 통신 보고 전화했는데요, 저한테 미팅 신청했죠?” “아 예, 반가워요. 우리 종로에서 만나죠.”

핸드폰을 받은 유재학씨(가명·21세). 그는 핸드폰을 끊자마자 얼른 세수를 했다. 머리엔 무스를 바르고 거울 앞에서 향수도 뿌리고 한껏 멋을 냈다. 그리곤 콧노래를 부르며 종로로 향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그가 콧노래를 부른 것은 만날 여자파트너가 킹카(?)이기 때문. 이미 통신에서 사진으로 얼굴을 확인했다.

그동안 유씨가 미팅을 안해본 것은 아니다. 친구가 소개해주는 소개팅에서 007팅까지 안해본 것이 없다. 그러나 늘 그의 파트너는 ‘아니올시다’. 그러나 이번만은 다르다. 통신에 올려진 그녀의 얼굴은 그가 찾던 이상형. 몇 차례 구애작전(?) 끝에 드디어 핸드폰 연락이 온 것이다.

또다른 핸팅족 조영철씨(가명·21세). 지난 5월에 핸팅 예약을 한 그는 보름에 한번 꼴로 핸드폰이 울린다. 키도 크고 얼굴도 미남형인 그는 자칭 타칭 ‘킹카’. 킹카에 걸맞게 그의 신상명세를 보고 여자들의 전화가 폭주한다. 실제 미팅으로까지 이어진 것만도 10여 차례.



유씨나 조씨처럼 핸드폰을 이용한 미팅이 신세대들의 새로운 미팅 풍속도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N세대 핸팅.

핸팅을 주선하는 곳은 PC통신. 미팅을 원하는 남녀는 PC통신 미팅사이트에 신청만 하면 된다. 비용은 무료.

먼저 자신의 신상명세를 소상히 적어 공개한다. 이름, ID, 생년월일, 직업, 취미, 특기, 학교 등을 올리고 자기소개도 간단히 첨부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진을 통신에 실어 만남 이전에 ‘사진 맞선’을 먼저 본다. 남자들은 자신의 핸드폰번호를 올리지만 여자들은 핸드폰번호를 밝히지 않는다. 남자의 경우 통신에 올려진 상대여자의 사진과 자기소개서를 보고 마음에 들면 미팅사이트 운용자에게 메일을 보내 상대 파트너와의 만남을 부탁한다. 여자가 이를 받아들이면 곧 둘만의 만남이 시작된다. 물론 연락처는 핸드폰. 통신을 통해 핸팅을 몇 번 해봤다는 인터넷 ID a610씨의 말. “일단 미팅에 나가서 폭탄(마음에 들지 않는 파트너)을 맞을 확률이 없어서 좋아요. 사진을 통해 얼굴을 미리 보고 약간의 채팅을 했기 때문에 만나서도 서먹서먹하지 않아요.”

핸팅의 베테랑인 조씨는 “만나면 말부터 ‘정리’하죠. 나 78(78년생), 넌 79지. 그럼 내가 오빠니까 말 놓을 게. 그래서 말이 통하면 일사천리로 나가죠”라고 말한다.

이런 핸팅을 주선하는 곳이 유니텔에만도 20여곳이 넘는다. 유니텔에서 핸팅을 주선하는 현미디어의 경우 정회원만 700여명에 달할 정도. 아직까지 남자 대 여자비율은 3대 1로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신세대 여성들의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연령층도 대부분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

핸팅에 올려 놓는 여성들의 사진은 과감(?)하다. 딱 달라붙는 쫄티를 입어 섹시함을 강조하는가 하면 얼굴을 크게 확대해 자신있는 안면부위를 돋보이게 하기도 한다. 남성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터프가이임을 내세운다.

핸팅이 신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폭탄’ 맞을 확률이 작기 때문. 파트너의 얼굴을 사진으로 미리 보고 미팅에 나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N세대들의 미팅. 그들은 지금도 어디선가 핸드폰을 울리며 ‘낯선 만남’을 이루고 있다. N세대들의 만남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



주간동아 2000.01.20 218호 (p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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