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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회장 중병설

이건희-홍석현 ‘불화 매듭’ 풀릴까

홍석현씨 訪美, 이회장 문병… 삼성측 부인 불구 폐암說은 계속 확산

이건희-홍석현 ‘불화 매듭’ 풀릴까

이건희-홍석현 ‘불화 매듭’ 풀릴까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은 삼성측의 해명대로 과연 결핵성 임파선염일까. 아니면 소문대로 폐암에 걸린 것일까. 이건희회장이 1월5일 모친 박두을여사(고 이병철회장 부인)의 장례식에 불참한 이후 이건희회장의 ‘중병설’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건희회장의 매제인 홍석현 중앙일보-보광그룹회장이 미국순회 일정을 취소하고 1월8일 이회장 문병을 위해 이회장이 머무르는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간 것으로 알려져 작년 9월17일 국세청의 보광그룹 세무조사 결과 발표 이후 사이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 사이에 화해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석현회장은 증여세와 주식 양도소득세 등 19억여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가 작년 12월14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구속된지 63일만에 풀려났다. 홍회장은 1심 재판 과정에서 담당 재판부에 약속한 대로 “상당 기간 반성의 시간을 갖기 위해” 석방 직후 현지 언론사 등을 둘러볼 계획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재계에서는 이건희회장의 와병을 계기로 이 회장과 홍석현회장의 화해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 어려운 일을 계기로 가족간 화목이 다져지는 일반적 정서를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게다가 두 사람이 화해해야 할 현실적 이유도 만만치 않다는 것. 홍회장으로서는 보광의 ‘정상화’를 위해 삼성의 지원이 필요하며, 이회장으로서도 중앙 일간지 사주인 홍회장을 곁에 두어 손해볼 게 없기 때문이라는 관측.



또 이건희회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후견인이 장인인 고 홍진기회장이었듯 장남 재용씨의 후견인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도 홍석현회장 외에는 없다는 현실적 판단을 했을 것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화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돌고 있다.

삼성 관계자들은 물론 이건희회장과 홍석현회장의 불화 운운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한다. 삼성의 분위기나 조직 구조를 모르는 데서 그런 억측을 한다는 것. 또 홍회장이 마침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이회장을 방문한 것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나 그동안 여권과 삼성그룹 주변에선 이 회장과 홍회장의 불화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삼성그룹이 홍석현회장을 통해 정치권에 대선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대선자금 전달 과정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음이 뒤늦게 밝혀져 이건희회장이 홍석현회장에게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홍회장을 통한 삼성의 대선자금 제공 사실은 지난해 12월15일 천용택 전 국정원장 발언에서도 확인됐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흥미로운 대목은 홍회장이 이를 자신의 구명 카드로 이용하려 했다는 점. 홍회장은 9월17일 여이 보광 세무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자신을 검찰에 고발한 이후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여권 고위 관계자에게 ‘은근히’ 97년 대선자금 전달 문제를 거론했다는 것. 김대중대통령은 이를 전해듣고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들도 그동안 조심스럽게 이회장과 홍회장의 불화문제를 거론했다. 이들은 “홍석현회장이 오래 전부터 이건희회장 및 삼성과 거리를 두려고 노력해 오는 과정에서 이회장과 홍회장 사이가 틀어졌다”고 말한다.

한편 이건희회장은 작년 12월12일 출국,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머물고 있다. 부인 홍라희여사는 박두을여사 장례식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했다가 삼오제가 끝나고 1월8일 다시 현지로 출국했다. 장남 재용씨는 11월 중순 한때 박두을여사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했다가 박여사의 상태가 잠시 호전되자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이회장 곁을 지키고 있다.

이회장의 중병설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이회장이 1월5일 모친 박두을여사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직후부터. 여기에 이회장이 1월3일 오스틴에서 가까운 휴스턴의 MD앤더슨 암센터에서 검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한때 이회장의 중병설은 사실처럼 굳어졌다. MD앤더슨 암센터는 미국 내에서도 암전문병원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곳.

삼성측은 이회장이 암센터에서 검사받은 것은 삼성서울병원 이종철부원장의 적극적인 권유에 따른 것이 었다고 설명한다. 이부원장이 결핵성 임파선염은 암으로 전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암전문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이회장을 설득, 이회장이 이에 따랐을 뿐이라는 것. 이회장은 1월3일에 이어 10일에도 검사를 받았지만 현재 암으로 판명되지는 않은 상태라는 게 삼성측의 설명.

삼성측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은 이회장이 모친 장례식에 불참한 이유. 결핵성 임파선염은 모친 장례식에 불참할 정도의 사유가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회장이 작년 11월말 삼성서울병원에서 결핵성 임파선염으로 진단받고도 미국 출장을 결행한 것만 봐도 결핵성 임파선염이 일상활동에 별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이런 이유 때문에 이회장이 모친 장례식 참석에도 어려울 정도의 중병에 걸렸다는 얘기가 광범위하게 퍼지게 됐다. 그러나 삼성 관계자는 “이회장이 현지의 극심한 일교차 때문에 지독함 감기몸살에 걸렸는데, 장거리 여행을 금하는 주치의의 권유에 따랐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회장의 미국 출장에 수행했던 이학수 그룹비서실장과 수행팀장 등이 작년 12월말 모두 귀국한 것만 봐도 이회장의 중병설이 터무니없는 낭설이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거듭 반박했다.

이건희회장의 건강을 둘러싼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그가 회복키 어려운 중병일 경우 삼성그룹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작년말 홍석현회장이 구속된 이후 삼성가의 불행이 계속되는 것 같다.

골프 스키 반신욕 기체조 … “활동 왕성”

“경영 구도-국내외 사업에 큰 영향” 건강유지 관심집중


이건희회장의 와병을 계기로 재벌 총수들의 건강이 새삼 화제다. 총수들의 권위와 역할이 절대적인 한국적 기업 풍토에서 이들의 건강문제는 경영 구도 및 국내외 사업 등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떻게 건강관리를 할까.

총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건강관리법은 운동. 특히 골프를 즐긴다. 이건희회장도 틈나는 대로 골프와 승마를 즐긴다. 부인 홍라희여사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몇 년 전 탄수화물과 당분은 먹지 않고 고기와 야채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를 국내에 확산시킨 주인공도 이회장이었다. 배꼽까지만 물에 담그는 반신욕도 그의 건강비결.

구본무 LG그룹회장도 목욕법에 일가견이 있다. 그는 발만 담그고 앉아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족욕’을 좋아한다. 항상 편안한 마음으로 유머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원천봉쇄하는 것이 그의 건강법이다.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은 몇 년 전만 해도 형제 자식들을 이끌고 라운딩할 정도로 골프장을 자주 찾았다. 85세의 고령 때문에 지금은 골프채를 놓았지만 워낙 건강체질이라 잔병치레가 없다. 그는 또 무엇이든 잘 먹는 체질로, 왕성한 식욕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작년 12월초 폐암 진단을 받은 정세영 현대산업개발회장은 여름에는 수상스키와 골프, 겨울에는 스키 등 다양한 종목을 즐기는 운동광이었다. 김석원 쌍용회장과 김승연 한화회장도 재계에선 알아주는 만능 스포츠맨.

손길승 SK회장의 건강비법은 단전수련. 그는 일주일에 3~4회씩 오전 7시30분에 그룹 회장실에서 한시간 가량 단전수련을 하고, 나머지 날에는 기상 및 취침 때마다 20~30분씩 가볍게 기체조를 한다. 87년 고 최종현회장과 함께 단전수련을 시작한 최회장은 “속에 쌓인 울화를 배출하는 데 단전호흡이 최고” 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기체조를 권한다.

최종환 삼환명예회장은 대나무를 계속 밟으며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나무를 밟으며 발바닥을 자극하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피로 회복에 좋다는 것.

98년 11월 뇌혈종 제거수술을 받았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은 ‘열심히 먹고, 잘 자고, 열심히 일하면 건강은 유지된다’는 건강관을 갖고 있지만 몸과 마음이 지칠 땐 바둑을 두거나 비디오를 즐긴다.




주간동아 2000.01.20 218호 (p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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