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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공천심사위

“공천권한 당원들에 넘겨야”

‘투명한 공천’을 위한 제언… “2배수 후보 추천후 중앙당서 재심사를”

“공천권한 당원들에 넘겨야”

“공천권한 당원들에 넘겨야”
16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공천작업을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구태의 싹이 보이고 있다. 정치개혁의 핵심 가운데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공천 과정이 여전히 하향식 ‘밀실공천’과 파벌간 ‘나눠먹기식 공천’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치니 신당창당이니 하지만 조직책공모 과정은 한낱 명분이거나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 어디에도 정당개혁이나 정치개혁에 관한 신념과 고민을 찾기 어렵다. 한 예로 1월6일 조직책 신청을 마감한 민주당은 하루만인 7일 2차조직책명단 17명을 발표했다. 선정 기준에 대한 설명도 없다. 야당의 경우 수십억에 달하는 공천헌금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당원이나 지지자들은 그저 공천구경이나 하다가 때가 되면 표나 찍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헌법은 물론이고 정당법에까지 규정된 정당의 조직과 활동에 대한 민주성이 이처럼 무력하게 된 것은 결국 ‘사당화된 정당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각 정당은 선거 때마다 공천심사위를 구성해 후보자를 결정하지만 이는 당총재나 지도부의 뜻을 그대로 반영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므로 공천제도 개혁의 본질은 당총재, 또는 지도부에 집중된 공천권을 다수에게 배분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공천의 실질적인 권한을 당원들의 손에 넘김으로써 더 이상 당지도부가 공천문제에 대해서 통제-관리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정당 민주화의 출발점이며, 정당개혁의 기본 방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무턱대고 상향식 공천제도만 주장할 경우 ‘허수 당원’이나 ‘토호 정치’ 등의 폐단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또한 ‘연고주의 정치’도 보다 공고화됨으로써 개혁정치의 싹이 처음부터 제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의 당원조직은 대부분 지구당위원장에 의해 인선된 측근들로 구성돼 있는 하나의 사조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에 의한 상향식 공천 방식이 포기될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것은 먼저 당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통해 올바른 의미에서의 당원, 즉 ‘진성당원’을 창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뒤 이런 진성당원을 통해 2배수의 후보자를 중앙당에 추천한다. 중앙당은 외부인사들이 참여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서 엄격한 공천심사 기준에 따라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후보자를 선정한다.

밀실공천-부패정치는 동전의 양면



이렇게 되면 하향식 밀실공천의 해악이 해소되고 당원참여에 의한 정당민주화도 초보적인 형태이기는 하겠지만 비로소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를 통해 ‘가신’이나 충성파 인사가 아니라 당원과 이들에 의해 선택되고 검증된 사람들로 정당이 움직이게 됨으로써 정책정당으로의 발전이 가능하다. 시민사회에 기초한 정당정치도 올바른 위상을 갖게 될 것이다. 이같은 공천제도의 민주적 운영 방식은 결국 민주정치에서의 올바른 정치인 충원 방식이 될 것이다.

밀실 공천과 부패정치는 동전의 양면이다. 공천제도의 독점구조를 방치한 채 참신한 인물 몇 사람을 영입한다고 해서 정당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최근의 공천 과정이 깨끗한 물 한 바가지 떠다가 시궁창에 붓는 격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시궁창을 지배하는 썩은 수로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단 한 방울의 물도 맑아질 수 없다.



주간동아 2000.01.20 218호 (p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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