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07

1999.11.04

“검찰 간부 출신 대어를 낚아라”

여야, 이원성 - 최환 - 최병국씨 이어 심재륜 - 안강민씨 등 ‘눈독’

  • 입력2007-02-01 1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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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6개월 가량 앞두고 법조계에 총선 출진 바람이 거세다. 현재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거나 물망에 오르고 있는 법조계 인사는 대략 100명 선. 전국의 변호사가 38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여느 직업인에 비해 정계 진출에 대한 야망이 크다는 말도 된다.

    15대 총선 때 40대 변호사들의 출마가 러시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거물급 변호사에 대한 여야 정당의 영입 경쟁이 뜨겁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지난 6월 검찰인사에서 박순용검찰총장과 동기인 사시 8회의 검사장급 이상 간부 7명이 전원 퇴진하는 등 올 들어 검찰에서 물러난 고위간부가 17명이나 되는 것도 정치권에서 이들에게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이들 전직 검찰간부 중 첫 테이프를 끊은 인사는 이원성 전 대검차장. 검찰총수의 꿈을 접고 검찰을 떠난 이전차장은 여권 신당의 창당추진위원으로 참여한 데 이어 10월16일 고향인 충북 충주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이전차장은 “퇴임 직후부터 제의가 들어와 고민하다가 더이상 거절하기 어려운 형편이 돼 출마를 결심했다”며 “기왕 정치를 하려면 새로운 사람끼리 해봐야겠다 싶어 신당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전차장의 경우 현역의원인 자민련 김선길의원과의 교통정리문제가 1차 관문.

    김기수-김진세씨는 고사



    최환 전부산고검장도 고향인 충북 영동에서 출마할 뜻을 굳힌 상태다. 최전고검장은 “고향 사람들로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기보다는 새로운 모습의 정치를 보여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간접적으로 출마의사를 피력했다. 최전고검장은 여당 공천을 바라고 있으나 이 지역구에 현역 의원인 자민련 어준선의원이 버티고 있는 데다 국민회의에서는 이용희전의원이 재기를 노리고 있어 꽤 난감해 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40대의 심규철변호사가 지난해부터 지구당위원장을 맡아 바닥을 누비고 있다. 이종기변호사 수임비리사건으로 지난 1월 사표를 던진 최병국 전 전주지검장은 일찌감치 고향인 울산 남구 출마의사를 굳히고 매주 3, 4일은 지역구에 머물며 표밭갈이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에서 사실상 공천을 내락받은 상태. 최전지검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솟친(경상도 사투리로 ‘화났다’는 뜻) 김에 나가기로 했다”고 밝히는 등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울산 남구의 경우 갑, 을구가 통합될 가능성이 높아 현역의원인 자민련 차수명, 국민회의 이규정의원과 대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고향인 경북 울진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김진세 전대전고검장은 “신당 쪽에서 얘기가 있었으나 변호사 업무에 전념키로 했다”며 출마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 역시 한나라당에서 대구 출마를 권유하며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본인은 정치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심전고검장과 함께 한나라당에서 끈질기게 영입을 추진해 온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은 최근 불출마 의사를 최종 통보했다. 안전검사장은 “초등학교를 다녔던 부산서구 출마문제를 놓고 깊이 고민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여권 신당 쪽에서 비례대표 보장을 조건으로 한 영입설이 나돌고 있다. 97년 퇴임했던 김기수 전검찰총장은 최근 여권으로부터 고향인 경남 양산 출마를 권유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꼭 검찰간부 출신은 아니지만 검찰재직 때 명성을 날린 검사 출신들도 각 당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거나 공천 도전장을 내놓고 있다. 93년 동화은행 비자금사건을 수사했고 최근 옷로비의혹사건의 특별검사보 후보로 올랐던 함승희변호사는 여야 모두 탐내고 있는 A급 후보. 고향인 강원 양양에서 출마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함변호사는 최근 여권 신당측으로부터 서울 출마를 제의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변호사가 강원 양양에서 출마할 경우에는 한나라당에서 국민회의로 당적을 옮긴 부장검사 출신 송훈석의원과 검찰 선후배간에 맞대결이 벌어질 전망.

    지난해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이범관 법무부 기획관리실장(검사장급)과 박주선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각각 고향인 경기 여주와 전남 보성 출마설이 나돌고 있으나 출마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밖에 광주지검 차장검사 출신인 이근우변호사는 광주광산구를,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출신인 노인수변호사는 전남 함평-영광을 점찍어 놓고 신당 공천경쟁에 가세했다. 서울지검 특수부검사 출신인 최용석변호사는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 성남분당 출마를 바라고 있어 이 지역에서 7선을 한 한나라당 오세응의원과 공천경합이 불가피한 상황.

    30, 40대의 젊은 변호사에 대한 각 당의 영입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여권 신당은 한나라당 현역의원 지역구에 경쟁력 있는 새 인물을 찾느라 공을 들이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는 경실련 부정부패추방위원장인 이석형변호사가 이의원과 맞대결할 신당측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인 이원형전의원과 최근 신당에 참여키로 한 오영식 전 전대협의장간 공천경쟁이 벌써부터 뜨거운 상태다. 한나라당 이회창총재가 재선거에서 당선된 서울송파갑은 방송토론 사회자로 지명도가 높은 오세훈변호사가 신당 후보로 출마할지 여부가 관심사. 오변호사는 재선거 당시 국민회의측 후보로 물망에 올랐었다.

    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수성 전국무총리를 도왔던 문형식변호사와 이양원변호사도 유력한 예비후보다. 이전총리의 법률특보를 맡았던 문변호사는 신당 창당을 전제로 대전서을 출마를 선언해 현역 의원인 자민련 이재선의원을 긴장시키고 있다. 부천에서 오랫동안 법률상담 활동을 하면서 노동운동을 지원해 왔던 이변호사는 경기 부천 원미을을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회의 배기선전의원과의 교통정리가 불투명한 상태. 최근 배전의원이 전남 무안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이변호사와 부장검사 출신인 한나라당 이사철대변인간의 정면대결이 펼쳐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인천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영상변호사도 이 지역을 노리고 있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인 원희룡변호사는 최근 국민회의 한화갑사무총장으로부터 세 곳의 지역구 모두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있는 제주지역 출마를 권유받았으나 서울에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후문.

    호남지역에서는 국민회의 현역 의원의 대폭 물갈이를 염두에 둔 젊은 변호사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의료전문변호사로 최근 ‘담배소송’을 제기해 인지도가 높아진 최재천변호사는 전남 해남-진도에서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며 일찌감치 지역구관리에 나섰다. 이 지역에서는 국민회의 현역의원인 5선의 김봉호국회부의장이 수성을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이정일 전남일보회장이 국민회의 공천을 희망하며 출마선언을 했다. 또 진도가 고향인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까지 이 지역 공천을 신청할 경우 본선보다 예선전이 더욱 화끈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전남 광양에서는 주한 러시아대사관 및 주한 독일대사관 법률고문과 유러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 우윤근변호사가 최근 신당창당추진위에 합류하면서 국민회의 김명규의원에게 정식으로 도전장을 냈다. 국민회의 최재승의원과 이협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익산에서는 신당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한 여성변호사회 회장 조배숙변호사가 공천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4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출마, 2위 득표(39.4%)를 해 돌풍을 일으킨 송철호변호사는 노동운동권을 주축으로 결성된 민주노동당의 간판주자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경기북부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인 정성호변호사가 경기 동두천`-`양주에서 출마 채비를 하고 있어, 판사 출신으로 국회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목요상의원과 법조 선후배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 종로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국민회의 노무현부총재를 상대로 선전했던 정인봉변호사는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을 상대로 4전5기를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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