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7

2016.05.11

월급쟁이 재테크

배당주로 눈 돌려야 하는 이유

저금리 시대, 줄어든 이자로 펀드 및 주식에 재투자

  • 김광주 웰스도우미 대표 www.wealthdone.me

    입력2016-05-10 11: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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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관련 소식은 언제나 뉴스 경제면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그에 반응하는 자산가와 월급쟁이의 태도는 극명하게 다르다. 자산가는 금리 변동을 저축이나 투자 수익 측면에서 바라보는 반면, 직장인은 대부분 지출 측면에서 바라본다. 부동산, 은행 예·적금, 각종 국공채 등 기준금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자산을 많이 보유한 자산가에게 금리 변동은 수익과 직결되지만, 그런 자산보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부채가 더 많은 월급쟁이에겐 당장 갚아야 할 이자에 대한 관심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산가도 대출은 많다. 특히 값비싼 부동산을 구매할 때는 자금 출처 조사를 피하고, 세금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대출은 기본이다. 그러나 그들의 대출은 월급쟁이와 달리 주거(주택담보대출)나 생계(신용대출)를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출을 지렛대로 활용한 수익 창출이 주된 목적이다. 그래서 자산가에게 금리인상은 표면적으로는 대출이자 상승으로 인한 수익 감소와 연결되며, 반대로 금리인하는 수익 증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즉 자산가가 금리 변동에 정작 긴장하는 이유는 당장의 수익 증감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그것이 가져올 경제적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앞으로의 투자 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 고민한다. 금리는 경제가 작동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월급쟁이에게도 마찬가지다. 당장의 대출이자가 늘고 주는 것을 뛰어넘어 금리 변동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 효과를 잘 이해하면, 앞으로 어떤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돈을 빌린다. 이 같은 신용거래는 경제순환의 시작이다. 돈을 빌린 사람이 지출을 늘리기 때문이다. 필요 없이 돈을 빌리는 사람은 없고 돈을 많이 빌린 사람일수록 지출 규모도 함께 늘어난다. 재미난 것은 어떤 사람의 지출은 어느 누군가의 소득이 된다는 사실이다. 즉 내가 1만 원을 지출하면 다른 누군가는 1만 원을 버는 셈이다. 금리 변동은 이 같은 경제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금리가 내려가면 비용(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돈을 빌린다. 이는 곧 더 많은 사람이 지출 규모를 늘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동시에 어떤 사람들의 소득도 증가한다.





    금리인하에도 경제활동은 제자리걸음

    이렇게 지출과 소득이 늘어나면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물건 값이 오른다. 이것을 우리는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물건 값이 오르면 쓸 수 있는 돈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원재료 비용이 늘어나 이익이 적어진다. 이때 정부는 금리인상을 고민한다. 현재 미국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미국은 소위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다.

    반면 금리가 올라가면 사람들은 가급적 대출을 줄이려 한다. 당연히 지출도 줄어들고 누군가의 소득 역시 줄어들며 물건 값은 싸진다. 이때 사람들은 경기가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한다. 디플레이션이다. 경제활동이 감소하고 경기침체를 겪는다. 정부가 금리인하를 고민하는 시점이다. 현재 일본과 한국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건강한 경제는 일정 주기로 금리인상과 인하가 반복된다. 반대로 건강하지 않은 경제는 금리인상 혹은 금리인하가 장기간 지속되는데도 경제는 나아지지 않는다. 그 결과 명목상 금리 변동은 없으면서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카드를 사용한다. 앞서 말한 양적완화가 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경제는 정상적인 경기 순환주기가 작동되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지 않다는 뜻이 된다. 또한 지속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때 자산가는 어떤 선택을 할까. 갈수록 떨어지는 금리, 그 이상의 대안을 찾는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배당주식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전략이다. 최근 경기침체에도 배당 성향이 높은 주식 혹은 배당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다. 물론 정부의 지속적인 배당확대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참고로 배당이란 기업의 이익을 기업이 보유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분배하는 것을 말하며, 현금으로 직접 분배하는 현금 배당과 주식으로 나눠주는 주식 배당이 있다. 이 가운데 현금 배당은 시중에 더 많은 돈이 공급되는 효과가 있다.



    적립식 배당주 펀드가 안전

    실제로 2015년 한 해 동안 국내 상장기업들의 현금 배당 총액은 처음으로 20조 원을 돌파했다. 말하자면 20조 원이 넘는 돈이 시중에 공급됐다는 뜻이다. 사실 배당투자는 각 기업의 결산을 앞둔 연말에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경기흐름에 힘입어 연중 유효한 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만약 금리 변동으로 이자가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그것에 만족하지 말고 그 돈을 배당 관련 주식 혹은 펀드에 투자해보면 어떨까.

    배당주 투자는 비단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 흐름이 글로벌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MSCI World 지수(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의 연초 대비 수익률이 0.5%인 반면, MSCI World 고배당 지수는 4.3%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좀 더 효과적인 배당투자를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종목들을 주목하자. 알다시피 막대한 기금을 가진 국민연금은 주식시장의 가장 큰손이다. 좀 더 안정적인 기금운용 수익을 노리면서 정부의 배당확대정책을 앞장서 견인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보유한 종목들의 평균 배당 성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두 번째는 정부정책에 민감한 기업들이다. 공기업은 물론 대기업과 금융, 통신 관련 기업은 정부의 배당확대정책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런 기업들을 찾는 것이 귀찮다면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에 매달 일정한 금액을 납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앞의 경제 작동 원리에서처럼 배당투자 역시 사이클이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경제의 모든 상품가격은 반드시 거품이 생긴다. 배당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격에 배당투자를 하게 될 위험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한 방에 투자하는 것보다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적립식 투자가 좋다.

    또한 지속적으로 이익이 증가하는 성장 기업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이들 기업은 거시적인 경제 개선이 없더라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유형을 기준으로 찾는다면 성장형 펀드가 이에 해당하지만, 옥석을 가리기 힘든 대기업이 함께 편입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라리 중소형 가치주 펀드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배당주의 대기업 비중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가치주 펀드를 통해 중소기업 비중을 늘려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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