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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취업학교

내 옆자리에 신입 로봇이 들어왔다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로봇 시대’, 내 일자리는 어디로

  •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COO) rose@incruit.com

내 옆자리에 신입 로봇이 들어왔다

내 옆자리에 신입 로봇이 들어왔다

Shutterstock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이 향후 직업 세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역시 주목되고 있다. 인터넷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성인남녀 10명 중 6명이 ‘로봇이 내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고 응답한 것에서 보듯, 우리는 이미 기술혁명이 일반적인 일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감지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기계와 인간이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는데, 사실 인간과 기계의 일자리 경쟁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18세기 후반 영국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을 기억하는가. 산업혁명으로 수공업체제가 붕괴되면서 섬유노동자들이 기계를 부수던 사건 말이다. 당대 사람들에게는 밥벌이 수단을 잃을 수 있는 생존문제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산업혁명을 통해 기존 직업을 대체하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면서 기술혁명은 장기적 관점에서 고용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경험도 얻었다.

그러나 최근 산업 변화는 기술 발전과 생산성 향상이 경제성장을 가져오고 많은 사람이 잘사는 길이라고 믿어온 신념과는 좀 다르다. 고용노동부는 2012년 생산성 증가율이 높았던 산업일수록 오히려 고용증가율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혔다. 이어 제조업의 경우 기술 충격 여파로 장·단기적으로 고용이 모두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기술 발전으로 ‘고용 없는 성장’보다 더 심각한 ‘고용을 줄이는 성장’까지 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4월 발표한 보고서 ‘4차 산업혁명이 미치는 영향’에서 ‘디지털혁명은 신흥시장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디지털 혁신이 빨라질수록 노동시장이 유연한 선진국에는 이익이 되겠지만 개발도상국 등 신흥시장은 노동시장 잠식 등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다.





로봇 vs 인간, 누가 고용될 것인가

내 옆자리에 신입 로봇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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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봇협회는 2013년 기준 대한민국의 ‘로봇밀도’를 세계 1위(437대) 수준으로 봤다. 2위 일본(323대), 3위 독일(282대)과는 압도적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조업이 수출 기반을 이루는 우리나라는 로봇 등 정보기술 발전이 미치는 영향에 훨씬 민감한 국가다. 하지만 비단 제조업 분야뿐 아니라 서비스업 및 지적 노동력 시장에서도 고용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알파고와 대결에서 보듯 과거 인간의 신체 능력을 모방하고 확장하는 수준의 산업용 로봇이 이제는 인간 고유 능력으로 여겨지던 지적 능력을 상당 부분 흉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산업혁명 속에서는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이 태어나게 될까. 4월 24일 한국고용정보원은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과 대체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직업 순위를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 의하면 화가, 사진작가, 작가 등 감성에 기초한 예술 관련 직업은 대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자동화 대체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직무로는 대체로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동작을 하거나 상대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적은 직업군이 지목됐다. 그러나 이제까지 통상 전문직으로 분류돼온 손해사정인, 일반의사, 관제사 역시 자동화에 의한 직무 대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단순 반복적인 저숙련 업무뿐 아니라 전문성이 요구되는 인지적 업무도 인공지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뉴질랜드의 한 회사는 직원 대신 회의나 교육에 참석하는 로봇을 고용해 화제가 됐다. 일본 도쿄 긴자의 미쓰코시 백화점에서는 여성 로봇 종업원을 선보인 바 있다. 한국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무인 정보단말기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맥도날드사는 인건비 인상 요구의 압박을 이유로 인간 대신 로봇을 고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한다. ‘빅맥’ 주문을 받고 주방에서 패티를 굽는 로봇을 구경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이렇듯 로봇과의 일자리 경쟁은 이미 진행형이다.



‘로봇과 공생기’에 인간의 선택

인간의 자동차 운전이 금지되는 순간이 올 수 있다는 상상도 말이 안 되는 게 아니다. 인간을 고용한 기업에 지원금을 줄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노동하지 않는 인간에 대한 소득보전 방법을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담당할 직무 영역을 어디까지로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과정도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인간이 결정할 사항이다.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장점을 더 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배우지 않았는가. 혹은 경쟁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인류 역사가 그랬던 것처럼 생존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하고, 창의적으로 유연하게 맞서가는 일은 인간만이 전유할 수 있다. 기성세대는 혁명이 진행돼도 대체기간 얼마간은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다음 세대 주역들은 인간끼리 경쟁을 멈추고, 새로운 지구촌 삶의 방식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혁신을 인정하는 제도, 교육, 경쟁을 허용해야 할 것이다.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 것인가. 인간이 생존하고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데 도움이 되는 어떤 직업도 가능하다. 다만 로봇 등 기술혁신의 양념을 더한다면 경쟁력은 배가될 것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COO)는 경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내 최초 인터넷 취업포털 인크루트를 공동 창업했고, 2014년 8월 취업학교를 개설했다. 저서로는 ‘프로페셔널의 숨겨진 2%’ 등이 있으며 채용, 직업과 관련된 다양한 강의, 방송 활동을 19년 이상 계속하고 있다.







주간동아 2016.05.11 1037호 (p56~57)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COO) rose@incru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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