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신문인 ‘글로브 앤드 메일’은 “빈곤층을 위한 300달러(약 40만 원)짜리 집을 상업적으로 세계 시장에 대량 공급하겠다는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능이 좀 떨어지는 사람이 그냥 한번 해본 생각이 아니다. 미국 명문대학 교수 등이 주축이 돼 이 사업의 상업적 모델을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온라인 마케팅 컨설턴트인 크리스천 사르카르 씨. 그는 지난해 TV로 아이티 지진 참상을 본 뒤 이런 생각을 떠올렸고, 바로 미국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다트머스대학에서 국제경영학을 가르치는 비제이 고빈다라잔 교수에게 얘기했다. 사르카르 씨와 고빈다라잔 교수는 의기투합해 ‘300달러짜리 집’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갔다. 그러더니 결국 2010년 여름 이 아이디어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지’의 블로그에 올렸다.
저소득층에게 값싼 집을 지어 공급하는 일은 지금까지 정부나 자선기관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런 기관의 사업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했다. 두 사람은 “민간기업이 나서면 사업이 일정한 수익을 내면서 지속될 것”이라고 믿었다.
조립식에 가로, 세로 각 3.5m 규모
이 글을 올린 뒤 대단한 반응이 뒤따르자 최근 이들은 300달러에 공급할 수 있는 주택 기본모델을 공모했다. 5월 말에 마감하는 이 공모에는 5월 초 현재 40여 건이 응모했다. 공모에서 제시한 기준은 자재의 내구연한이 50년 이상일 것, 취침과 취사 공간을 확보할 것, 전기와 수도 등을 연결할 것, 일정 정도의 화재나 지진에 견딜 수 있을 것 등이다. 300달러라는 ‘문턱’을 설정한 이유는 단지 싸게 지어야 한다는 뜻만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과 극빈자들의 지출 능력까지 감안했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을 위한 300달러짜리 집짓기’ 응모작 .
주택 규모는 작을 수밖에 없다. 응모작은 평균적으로 가로, 세로 각 3.5m 정도다. 대부분 조립식이고 재료는 살 사람이 직접 조달해야 한다. 300달러에 땅값은 포함되지 않는다. 응모작 중에는 4층 침대처럼 소형 상자 모양의 주택을 최고 4층까지 쌓은 뒤 사다리를 통해 오르내리도록 해 토지 효율성을 높인것도 있다.
사르카르 씨 등은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300달러 주택의 몇 가지 모델을 채택한 뒤 창업 지원기관(인큐베이터)의 보호 아래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들의 행보에 주택 문제가 심각한 다른 국가의 관심도 높다. 집 없는 설움은 세계 어느 나라든 같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