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 방 과장은 괴롭다. 하루 12번 볶아대는 상사, 틈만 나면 치받는 부하, 그리고 내 편인 척하지만 뒤통수를 노리는 동기들 때문이다. 퇴근 후에는 더하다. 야근과 회식을 반복하는 사이 아내는 남처럼 멀어졌고, 아들딸도 아빠를 본 척 만 척이다. 이를 위한 해결책은 커뮤니케이션. 이도 저도 아닌 ‘경계인’ 방 과장이 직장, 가정, 비즈니스 현장 등에서 부닥치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본다.
“가능하시죠? 그럼 제안하신 가격에서 15% 할인된 걸로 생각하겠습니다.”
“잠시만요, 그렇게 빨리 결정하실 게 아니라….”
중요한 거래처와의 협상. 방 과장은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상대의 제안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 상대가 요구하는 ‘15% 할인’은 방 과장 처지에선 말도 안 되는 조건이다. 백번 양보해도 5% 할인 정도를 생각했는데 15%라니….
마음 같아선 확 때려치우고 싶지만, 그 후에 몰아칠 부장님의 불호령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그 업체와 거래를 끊으면 당장 매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약해지면 안 돼. 당황한 걸 들키지 말자!’
정신을 차리고 다시 협상에 집중하는 방 과장.
“죄송하지만 회사 사정으로 15% 할인은 힘듭니다. 저희 생산단가도 생각해주셔야죠.”
“그렇긴 해도,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요. 요새 원가절감 압박이 너무 세서.”
상대는 요지부동. 오히려 더 강하게 방 과장을 몰아세운다.
“다른 회사에서 온 조건도 봤는데, 그 정도 가격이면 충분하겠던데…. 좀 맞춰주시죠? 지금까지의 관계도 있어서 이렇게 말씀드리는데….”
점점 할 말이 없어지는 방 과장.
“알겠습니다. 일단 오늘 미팅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다시 뵙죠. 회사 들어가서 논의해보겠습니다.”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 짓고 나왔다. 하지만 뒷수습을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 방 과장의 협상, 뭐가 문제였을까?
협상할 때 감정을 표현하는 게 좋을까, 꾹 참는 게 좋을까? 대부분 ‘협상할 땐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냉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방 과장의 경우 5% 할인이 최대인데, 상대는 15% 할인을 요구했다. 반응은 둘 중 하나다. 꾹 참고 아무 반응 하지 않거나, ‘15% 할인요?’라고 놀라거나.
방 과장은 참았다. 그러자 상대는 이렇게 생각했다. ‘어? 15% 할인, 충분히 가능하겠는데?’ 결국 방 과장은 힘 한 번 쓰지 못한 채 끌려갔다.
반대로 방 과장이 ‘15% 할인요?’라고 놀라며 감정을 드러냈다면? 상대는 ‘내가 좀 심했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앞에 앉은 협상 상대가 펄쩍 뛰며 놀라는데 그걸 무시할 사람은 흔치 않다. 이로써 서로의 입장을 확인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많은 프로 협상가는 “협상장에선 솔직하라”고 말한다. 특히 상대가 무리한 요구를 했을 땐 더더욱. 협상학에선 이를 ‘플린칭(flinching)’이라 한다. 상대의 요구에 깜짝 놀라거나 강하게 반문하는 행동으로 내 감정을 드러내라는 것. 백 마디 말보다 큰 힘을 지닌 것이 몸짓이기 때문이다.
협상은 머리와 머리가 맞서는 싸움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협상을 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몸’으로도 말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 당신의 협상이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
“가능하시죠? 그럼 제안하신 가격에서 15% 할인된 걸로 생각하겠습니다.”
“잠시만요, 그렇게 빨리 결정하실 게 아니라….”
중요한 거래처와의 협상. 방 과장은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상대의 제안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 상대가 요구하는 ‘15% 할인’은 방 과장 처지에선 말도 안 되는 조건이다. 백번 양보해도 5% 할인 정도를 생각했는데 15%라니….
마음 같아선 확 때려치우고 싶지만, 그 후에 몰아칠 부장님의 불호령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그 업체와 거래를 끊으면 당장 매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약해지면 안 돼. 당황한 걸 들키지 말자!’
정신을 차리고 다시 협상에 집중하는 방 과장.
“죄송하지만 회사 사정으로 15% 할인은 힘듭니다. 저희 생산단가도 생각해주셔야죠.”
“그렇긴 해도,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요. 요새 원가절감 압박이 너무 세서.”
상대는 요지부동. 오히려 더 강하게 방 과장을 몰아세운다.
“다른 회사에서 온 조건도 봤는데, 그 정도 가격이면 충분하겠던데…. 좀 맞춰주시죠? 지금까지의 관계도 있어서 이렇게 말씀드리는데….”
점점 할 말이 없어지는 방 과장.
“알겠습니다. 일단 오늘 미팅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다시 뵙죠. 회사 들어가서 논의해보겠습니다.”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 짓고 나왔다. 하지만 뒷수습을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 방 과장의 협상, 뭐가 문제였을까?
협상할 때 감정을 표현하는 게 좋을까, 꾹 참는 게 좋을까? 대부분 ‘협상할 땐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냉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방 과장의 경우 5% 할인이 최대인데, 상대는 15% 할인을 요구했다. 반응은 둘 중 하나다. 꾹 참고 아무 반응 하지 않거나, ‘15% 할인요?’라고 놀라거나.
방 과장은 참았다. 그러자 상대는 이렇게 생각했다. ‘어? 15% 할인, 충분히 가능하겠는데?’ 결국 방 과장은 힘 한 번 쓰지 못한 채 끌려갔다.
반대로 방 과장이 ‘15% 할인요?’라고 놀라며 감정을 드러냈다면? 상대는 ‘내가 좀 심했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앞에 앉은 협상 상대가 펄쩍 뛰며 놀라는데 그걸 무시할 사람은 흔치 않다. 이로써 서로의 입장을 확인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많은 프로 협상가는 “협상장에선 솔직하라”고 말한다. 특히 상대가 무리한 요구를 했을 땐 더더욱. 협상학에선 이를 ‘플린칭(flinching)’이라 한다. 상대의 요구에 깜짝 놀라거나 강하게 반문하는 행동으로 내 감정을 드러내라는 것. 백 마디 말보다 큰 힘을 지닌 것이 몸짓이기 때문이다.
협상은 머리와 머리가 맞서는 싸움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협상을 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몸’으로도 말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 당신의 협상이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