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개 금융회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적립금 잔액 기준으로 은행권 51.7%, 생명보험사 28.2%, 손해보험사 6.4%, 증권사 13.6%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권이 앞서는 가운데 보험사와 증권사가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아직까지는 원리금보장 상품이 절대다수(89.6%)이며, 그중 예금 상품이 가장 큰 비중(50.8%)을 차지한다. 특히 확정급여(DB)형의 경우 원리금보장 상품 비중이 96.4%로 확정기여(DC)형(70.5%)에 비해 안전자산의 비중이 높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 KB국민은행, 우리은행, 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퇴직연금사업자들의 전략을 들어본다.
“퇴직연금은 물론 기업경영과 은퇴설계까지 … 토털 솔루션으로 승부”
삼성생명 박홍민 퇴직연금연구소장
“회사는 존속하는 한 영원히, 근로자는 입사부터 퇴사, 은퇴 후 삶까지 최소 수십 년 동안 운용되는 게 퇴직연금입니다. 따라서 당장의 높은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퇴직연금사업자가 안전성과 전문 역량,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능력을 갖추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삼성생명은 퇴직연금시장에서 5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2010년 9월 말 현재 삼성생명은 운용적립금 규모 3조6433억 원을 기록했고, 시장점유율 17.9%를 차지했다. 삼성생명 박홍민(50) 퇴직연금연구소장(상무)은 “단순한 상품 판매에서 벗어나 기업 또는 근로자 개인에게 맞춤형 퇴직연금제도를 설계해주면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특히 전문성 측면에서 삼성생명은 최고 수준”이라며 “50여 년 보험 업무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풍부한 전문 인력풀을 바탕으로 가입 기업이나 근로자 개인에게 맞는 퇴직연금제도를 설계하고,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자산운용을 한다”고 덧붙였다. 즉 삼성생명은 보험업 특성상 예금이나 적금 등 단기 상품이 아닌 납입기간 10년 이상의 장기 보험상품을 오랫동안 운영해왔고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해외시장 등 투자 경험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쌓은 전문성은 최장기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퇴직연금 운용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
박 소장은 특히 확정기여(DC)형을 선택하는 근로자에게 “단기 수익률에 현혹되지 마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 후 국내 주식이 오르면서 올해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이 매우 높게 나타났지만, 이 수치만 가지고 상품을 선택하면 안 된다는 것. 퇴직연금은 보통 가입 후 10~20년이 지나야 수령하는 상품인 만큼, 경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은 노후 재원 마련의 근간이므로 원금보장형 상품과 실적배당형 상품에 적절히 분산투자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단기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장기 운용을”
박홍민 소장
한편 삼성생명은 올해 3월 선진국형 퇴직연금 서비스를 국내 상황에 맞게 적용한 퇴직연금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선보였다. 이는 가입 기업이나 근로자의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맞춤형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상자기사 참조).
“연금은 원래 보험사의 업이에요. 그러니 장기 상품이 주력인 보험사, 특히 국내 보험시장에서 가장 양질의 상품을 제공해온 삼성생명이 어느 사업자보다 잘할 수 있습니다. 또 계열사와의 협력으로 더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요. 이미 퇴직연금시장의 판세가 삼성생명의 강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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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전문성·편리성 서민 금융에 강한 우리가 동반자”
KB국민은행 박인병 신탁·연금그룹 부행장
박인병 부행장
KB국민은행 박인병(55) 신탁·연금그룹 부행장은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택할 때 안전성과 전문성, 편리성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은 한 사람이 입사해 퇴직할 때까지 가입하는 초장기 상품이므로 금융기관의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특히 확정급여(DB)형의 경우, 적립금을 정기예금에 투자하더라도 예금자 보호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안전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우리에겐 기회
전문성은 회사별, 근로자별로 맞춤형 퇴직연금 설계를 해주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회사는 퇴직연금 가입기간을 과거로 소급하면 부담이 생기므로 현재 이후로 한정해 설계해주는 것이 좋다. 박 부행장은 “연금계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연금계리 서비스는 DB형을 선택한 회사의 임금상승률, 퇴직률 등 통계치를 통해 장래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 부채 규모를 계산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금액을 납부해야 하는지 등을 계산해주는 것을 말한다.
또 확정기여(DC)형을 선택한 근로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원리금보장 상품과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실적배당 상품을 적절히 배분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퇴직연금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해 근로자의 선택 폭을 넓혀주는 것도 중요하다.
편리성은 퇴직연금(특히 DC형)에 가입한 회사나 근로자들이 쉽게 해당 금융기관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고객과의 접점을 많이 확보했는지 여부다. 즉 가입 근로자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상황을 조회하고 상담받을 수 있는지를 뜻한다. 박 부행장은 “여기에 더해 해당 금융기관이 예금, 펀드, 카드, 보험, 대출 등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으면 더욱 좋다”고 덧붙였다.
올해 12월 1일부터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에 따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도 퇴직급여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7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중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이의 비율은 30.22%에 이른다. 사용자 대부분이 영세하고, 근로자 이직이 잦다는 점 등으로 퇴직연금시장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박 부행장은 “KB국민은행은 영업 기반이 서민과 중산층일 정도로 ‘서민 금융’에 강하고 점포 수 등 고객과의 접점이 많은 만큼,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사용자 및 근로자에게 맞는 양질의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5인 미만 사업장 확대는 우리에겐 기회”라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은 안전성, 전문성, 편리성의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때 가장 적합한 퇴직연금 사업자입니다. 현재 이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2010년 9월 말 현재 10.4%)을 차지하지만, DC형만 놓고 보면 1위입니다. DC형은 DB형과 달리 사업자 선정에 근로자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KB국민은행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죠. KB 퇴직연금은 ‘평생 친구’라는 슬로건처럼 기쁠 때나 슬플 때 함께하는 친구이자, 든든한 노후생활의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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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통장으로 퇴직연금 조회 등 근로자를 위한 서비스가 강점”
우리은행 김철호 신탁사업단장
김철호 단장
우리은행이 단기적으로 영업이익을 높이기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고객 중심의 퇴직연금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다. 김 단장은 “‘고객행복 경영’이 모토”라며 “근로자에게 특화되고 유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고객 서비스 중 하나가 ‘해피콜(happy call)’ 제도다. 우리은행 퇴직연금에 가입한 기업과 근로자에게 전화로 퇴직연금 가입 내용, 월별 운용현황 및 수익률, 원리금보장 상품 만기 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
통장을 통해 개인별 퇴직연금 잔액 및 운용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해피라이프 평생통장’ 역시 우리은행의 자랑이다. 기존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노후연금은 개인별 계좌가 생성되지 않아 근로자가 자신의 퇴직금 정보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김 단장은 “우리은행은 퇴직연금사업자 중 최초로 이를 만들었다”며 “근로자 중에는 인터넷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이도 많다. 은행거래를 통한 통장 정리만으로도 자신의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4월에는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전산시스템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연금 지급, IFRS(국제회계기준) 퇴직부채 산출, 고객 사후관리 기능을 강화했고,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개정되는 즉시 혼합형(DB형, DC형 동시 가입), 연합형(다수 기업 연합 가입) 등의 업무 취급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은 보험계리사, 세무사,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전문 인력을 대거 투입해 각 기업의 인원, 과거 임금상승률, 퇴사율, 퇴직금 규모 등을 감안해서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0년 12월 1일부터 5인 미만 사업체도 퇴직급여 의무지급제도를 도입하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근로복지공단도 운용관리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김 단장은 “근로복지공단은 퇴직급여를 보관·관리하는 금융기관으로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을 자산관리사업자로 선정했다”며 “주요 은행이 다 참여했기 때문에 그 의미는 더 크다”고 말했다.
“사업 역량, 전산시스템, 상품 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금융권에서 소외된 사업장에도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자세로 임한 결과입니다. 우수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저소득 근로자의 퇴직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입니다.”
2010년 10월 기준으로 퇴직연금시장에서 DB형과 DC형 가입자 수는 각각 64.9%, 31.4%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근로자들의 요구가 DB형에서 DC형으로 점점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한다.
“기업이 고객인 DB형과 달리 DC형은 근로자 개개인이 고객입니다. 개인들은 퇴직금을 맡긴 은행에 다른 금융 거래를 의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네트워크가 뛰어나고 다양한 상품이 마련된 금융권으로 고객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은행은 전국에 1000여 개 지점이 있습니다.”
2010년 10월 말 기준으로 우리은행 퇴직연금 적립금은 1조8000억 원으로 은행권에서 시장점유율 3위다. 김 단장은 “빠른 시일 안에 전체 시장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중소기업 위주로 시장이 형성됐지만 2010년 말부터 내년까지 대기업이 대거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예정인데, 우리은행은 기업금융에 강하기로 유명하다.
“금융기관을 선택할 때 장기적으로 퇴직금을 관리할 수 있는 곳인지, 모든 근로자에게 골고루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인지를 고민하고 선택하십시오. 우리은행은 퇴직연금의 수혜자인 근로자 처지에서 사업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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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보험 노하우로 퇴직연금시장에서도 실력으로 승부”
교보생명 이광승 퇴직연금마케팅팀 팀장
이광승 팀장
2002년 여름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보생명 빌딩 ‘광화문 글판’에 적힌 글귀다. 광화문 글판에 쓰인 짧은 글귀는 20여 년 동안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여유를 주었다. 교보생명이 ‘정직과 성실’을 주제로 사내 공모를 통해 선정한 이 글귀는 퇴직연금을 대하는 교보생명의 자세다.
고객과 지속적인 파트너 관계 형성
교보생명 이광승(47) 퇴직연금마케팅팀 팀장은 “지난 10여 년간 퇴직보험을 운용한 교보생명의 풍부한 노하우”를 강조했다. 교보생명은 1976년 퇴직연금의 효시인 종업원 퇴직적립보험을 전 금융사 최초로 개발한 뒤 퇴직금시장을 이끌어왔다. 장기 자산을 운용하는 퇴직보험과 퇴직연금은 기본 구조가 비슷하다. 이 팀장은 “단기간 이익을 내는 은행, 증권사와 달리 교보생명은 노후생활 보장을 위한 장기적인 서비스 운용에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강점 중 하나는 최고의 퇴직연금 전문가들이다. 국내에 있는 퇴직연금 정계리사(FSA · EA · MAAA) 중 한국인은 단 2명. 이들 모두 교보생명에서 근무한다. 이 중 박진호 상무는 퇴직연금사업본부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밖에도 350여 명의 퇴직연금 전문가가 연금 설계, 컨설팅, 가입자 교육 등 도입부터 운용까지 전 단계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0년 10월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약 1조 원으로 보험업계에서 2위다. 특히 퇴직연금 선진국에서 온 외국계 기업들의 호응이 눈부시다.
“국내 500인 이상 외국계 기업 중 17개 회사가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고, 이 중 9개 기업이 교보생명을 퇴직연금사업자로 선정했습니다. 고객서비스를 중요시하는 외국계 기업의 입맛을 만족시켰지요.”
교보생명은 단기간 시장점유율 확대보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파트너 관계 형성에 주력한다. 퇴직연금이 20~30년 장기간 운영되는 상품이므로 가입부터 운용까지 꼼꼼히 챙긴다. 고객에게 최상의 상품을 제공하려고 자사 상품뿐 아니라 전 금융권의 상품을 제공하는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제도를 도입했다. 이 팀장은 “체계적인 절차에 따라 상품 후보군을 선정하고 고객의 투자성향과 선호도 등을 고려해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퇴직연금 전용 시스템 ‘K-premier’를 개발해 고객이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편안하게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교보생명은 퇴직연금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자평한다. 1958년 창립 후 외부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성장하며 내실을 쌓았다. 공적자금 투입 없이 주인이 바뀌지 않은 회사는 교보생명이 유일하다. 여기에 언제나 고객을 ‘정직과 성실’로 대한 노력도 결실을 맺었다. 5년 연속 한국능률협회 고객만족경영대상을 수상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2008년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투명경영대상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팀장은 퇴직연금을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이렇게 권한다.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퇴직연금에 가입하길 추천합니다. 눈앞의 단기수익, 부가서비스, 상품권 등에 현혹되지 말고 장기적,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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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력 최상의 서비스, 준비된 퇴직연금사업자”
미래에셋증권 맹민재 퇴직연금추진본부장
맹민재 본부장
미래에셋증권 맹민재(45) 퇴직연금추진본부장(상무)은 “퇴직연금사업 초기부터 최고의 전문인력을 영입해 최고의 퇴직연금사업단을 구성한 것”이 미래에셋증권만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한때 퇴직연금업계에서 ‘인재의 블랙홀’로 불릴 만큼 많은 인력을 영입했다. 미국 정계리사(FSA), 한국 계리사, 회계사, 노무사, 세무사, 국제재무분석사(CFA) 등 영역별 최고의 전문인력이 퇴직연금 쪽에 전담 배치돼 있다. 맹 본부장 자신도 퇴직연금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서강대 경영학과와 카이스트 금융공학 석사를 졸업하고 1991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자산운용본부 심사역을 거쳐 퇴직연금컨설턴트로 근무했다. 2007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겨 현재 퇴직연금추진본부장을 맡고 있다.
인프라·컨설팅·고객서비스 두루 갖춰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들의 최대 관심은 어떤 사업자가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올려줄 수 있느냐다. 퇴직연금사업자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 △ 인사·재무·회계를 포괄하는 전문컨설팅 능력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 포함된 고객서비스의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춰야 한다. 맹 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은 올바른 퇴직연금사업자가 갖춰야 할 요건을 두루 갖췄다”고 자부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사업 초기부터 쌓아온 제도설계 컨설팅 능력, 국제회계기준 관련 연금계리 서비스, 합리적인 자산운용을 위한 모델포트폴리오 등 기업과 근로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한발 앞서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퇴직연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등 가장 잘 준비된 퇴직연금사업자입니다.”
퇴직연금은 일상적인 퇴직자들의 지급을 위한 단기 자금과 대부분의 재직 근로자를 위한 중장기 자금으로 나뉘는 것이 일반적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노후자금이다 보니 수익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일부 운용사에서 단기 고금리 상품 중심으로 운용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 2010년 10월 기준 전체 적립금 20조9000억 중 원리금보장 상품 비율은 92%이고 실적배당 상품 비율은 8%에 그친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상품의 구성이 다른 사업자들과 차이가 있다. 원리금보장 상품 비율이 71%, 실적배당 상품 비율은 29%로 실적형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맹 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은 기업의 자금수요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목표로 적립금을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7대 3이란 비율도 퇴직연금을 앞서 도입한 선진국의 사례에 비하면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마다 상황이 다를 것이므로 자산운용 컨설팅을 통해 기업의 성공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최적화된 방법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적형에 대한 강조는 퇴직연금시장이 확정급여(DB)형에서 확정기여(DC)형으로 변하는 흐름과도 일치한다. 금융전문가들은 국제회계 기준 하에 퇴직급여부채 변동성에 대한 부담이 큰 기업, 자체 자산운용에 대한 역량이 약한 기업을 중심으로 DC형 제도를 선택하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은행 이자율이 인플레이션 비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투자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또한 퇴직연금제도가 발전하고 근로자들의 의식이 높아질수록 DC형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고, 자산운용 역량을 갖춘 증권사들의 역할이 더욱 커지리라 예상됩니다.”
금융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퇴직연금시장이 자리를 잡게 되면 퇴직연금 상품에 대한 근로자의 다양한 니즈가 생길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적립금 운용에 관련된 상품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탓에 경제환경 변동에 따른 능동적인 상품 변경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종합자산관리회사로서 고유의 강점인 자산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타 금융기관들과 차별화를 해오고 있습니다. 고객의 자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퇴직연금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010년 9월 기준 퇴직연금시장은 은행권이 51.7%, 보험권이 34.7%, 증권업이 13.6%를 점유하고 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보험권이 50%, 은행권이 40.5%, 증권업이 9.5%였던 데 비하면, 은행과 증권업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거대한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일부 금융기관에선 ‘꺾기’와 같은 불공정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에 맹 본부장은 “퇴직연금을 위한 본질적인 역량을 키워 경쟁하겠다”며 정공법을 강조했다.
“시장 일부에서 아직도 관행적으로 그런 불공정거래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퇴직연금사업을 위한 본질적인 역량에서 벗어난 부분입니다. 당장은 기업이나 근로자들도 기존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퇴직연금은 실제 주인인 근로자에게 무엇이 가장 유리한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을 위해 어떤 선택이 필요한지 현명한 판단을 내리게 되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퇴직연금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 특히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퇴직금 중간정산 요건 강화’를 통한 노후보장소득 강화는 업계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다. 근로자 노후보장을 위한 퇴직연금제도 개선과 관련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마련돼 2009년 4월 국회에 상정됐으나, 현재까지도 개정안의 통과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조속한 개정안 처리로 제도 개편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근로자의 노후보장에 대한 인식을 강화해야 합니다. 더불어 퇴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을 추가해 경제성장 대비 부족한 노후재원을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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