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를 바꾸는 게 어떨까요. (옆 테이블 손님에게) 제 말이 들릴 것 같네요.”
1월13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지하 1층 카페. 폭 1m 남짓의 복도를 따라 양측으로 늘어선 10여 개의 룸에는 낮은 칸막이와 커튼이 쳐져 있었다. 가끔 손님들이 폭탄주를 마시는지, 잔 부딪는 소리가 들렸다.
먼저 와 있던 K씨는 기자의 신분을 확인하자마자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기자는 귀를 쫑긋 세워도 옆 손님의 대화가 들릴 듯 말 듯 했지만, 그는 혀로 마른 입술에 침을 묻혀가며 방음이 잘 된다는 인근 일식집으로의 이동을 재촉했다.
다음날 만난 Y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회사 지하주차장에 있는 자신의 차량에 올라타고 나서야 안심된다며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1월19일 오전 서울 수서역 근처에서 만난 B씨는 오히려 실내가 시끄러운 커피전문점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이미 한 차례 기자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펑크’낸 그는 여전히 말하기 곤혹스럽다는 낯빛이었다.
1월11~20일 기자는 지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했거나 선거대책본부장 등으로 캠프에서 활약한 사람, 올해 6·2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후보, 현직 국회의원, 구청장, 도의원 등 8명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 인터뷰했다. 직접 뛰어본 현실 정치의 한계와 폐해를 전해달라는 게 기자의 주문이었다.
기자가 지인들에게 소개받은 인터뷰 대상자는 12명. 그중 4명은 아예 기자와의 접촉을 피했고, 만나거나 전화 통화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기자에게 신분 비공개와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뷰임을 재차 확인했다.
그만큼 그들에게 ‘선거의 기억’은 드러내기 어려운 상처였다.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기거나 자리를 옮겨가며, 때론 자신의 차 안에서 만나야 했던 이유는 오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한도 끝도 없이 쓰는 돈 … 당선 땐 본전 생각
“순수한 의미의 선거 자원봉사자가 있다고 보세요? ‘총알’ 없으면 안 움직여요.”
3회 연속 기초단체장 캠프에서 활약한 A씨는 기자를 보자마자 대뜸 알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야기는 선거 자금으로 흘렀다.
“(선거에서) 돈을 쓰려면 한도 끝도 없어요. 특히 시골은 더합니다. 요즘 웬만한 (농사) 품앗이도 5만원을 줘야 해요. 품앗이를 해도, 새참 주고 담배 사주고 다방 커피까지 시켜줍니다. 그런데 선거판에 동원되는 유권자에게 일당으로 3, 4만원을 준다? 받는 사람 손 시리죠(돈 같지 않다는 뜻). 점심값 포함해
6만원은 줘야 합니다. 물론 비공식적이죠.”
기자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자 그는 노트북 가방을 열어 A4 용지 한 장을 꺼냈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20억~30억원, 광역단체장 선거는 100억원 이상 비용이 들어가는 이유를 ‘조직도’를 그려가며 자세히 설명했다.
“보통 기초단체장 선거 캠프에는 동책(洞責·동 책임자), 통책(統責·통 책임자)이라고 불리는 핵심 선거운동원을 둡니다. 그들은 관내 주요 인사들에게 향응을 베풀며 표밭 관리를 하죠. 한 자치구에 20개 동이 있다 치고, 1개 동에 10개 통이 있다 칩시다. 그럼 핵심 선거운동원만 220명이죠. 여기에 별도 부녀조직과 직능단체, 청년회 등 3~5개 파트가 더 있고, 이들도 동책이 있습니다. 이들을 합치면 300명가량 됩니다. 동책과 통책에게는 통상 500만원이 지급됩니다. 이들이 주로 (돈을) 뿌리고 다니죠. 경쟁이 치열한 동의 동책에게는 3회 정도 실탄(각 500만원씩)을 추가로 지원합니다.”
300명에게 500만원씩 지원하는 비용만 15억원. 여기에 사무실 임대료와 차량 대여비 등 이것저것 합하면 20억원은 훌쩍 넘는다. 특히나 6월은 농사철이어서 농사를 하루 접고 활동하려면 농사벌이보다 나아야 한다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요즘은 ‘총알’을 받은 선거운동원이 직접 돈 봉투를 돌리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알음알음 건네진다. 주로 쓰는 방법은 ‘밥이나 먹자’며 삼삼오오 유권자를 모은 뒤 향응을 베푸는 것이다. 식당 문을 나설 때는 눈을 찡그리며 한마디 한다고. “알지?”
“기초단체장은 선거 기간이 아니더라도 평소 조직관리에 비용이 많이 들어요. 명절이 되면 지역 유지들에게 식용유라도 돌려야 하죠. ‘다음에도 봉사하려니 선생님께서 도와주셔야겠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거예요. 국회의원은 지역 행사에 자리를 비울 수 있지만 기초단체장은 (국회의원을 대신해) 각종 행사를 챙겨야 합니다. 차라리 국회의원 읍·면·동책은 시의원이 담당해서 편해요. 시의원 지역구에서 표가 많이 나오면 차기 시의원으로 밀어주니까요. 지자체장은 달라요. 그래서 돈이 많이 들어요.”
여기서 잠시, 법정 선거비용을 계산해보면 얼마나 큰 액수인지 알 수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비용은 9000만원+(인구수×200원)+(읍·면·동 수×100만원), 특별·광역시장 선거는 4억원(인구수 200만 미만은 2억원)+(인구수×300원), 도지사 선거는 8억원(인구수 100만 미만이면 3억원)+(인구수×250원). 따라서 인구 60만명(실제는 61만6000여 명)에 31개 동이 있는 경기 안양시장 선거에서 법정 선거비용은 9000만원+(60만×200원)+(31×100만원)=2억4100만원이 된다.
일꾼보다 똘마니 선호하는 국회의원들
올해 6·2 지방선거에서 각 정당들은 배심원제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공천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선거 관계자는 결국 기초단체장과 시·도 및 구의원 선거는 ‘부처님(국회의원) 손바닥’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천=당선’인 지역에서 출마 후보자가 선거운동보다 국회의원을 통한 공천운동에 ‘올인(다 걸기)’ 하는 이유다. 영남지역의 한 기초단체장 출마 후보자 B씨의 설명이다.
“(국회의원에게) 기본 베팅은 큰 거 5장(5억원)이다. 어떤 식으로든 ‘시그널’이 온다. 국회의원도 자신이 다음 선거에서 공천 받으려면 당과 실세들에게 공천헌금 베팅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공천 줄 사람에게만 실탄을 받는다. 전혀 예상 못한 사람이 베팅을 시도하면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신세 망치려느냐’며 거절한다. 물론 기초단체장 출마 후보자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2명 이상이면 상황은 다르다. 더 복잡할 수도, 단순할 수도 있다. 시·도의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영·호남처럼 공천이 선거에 결정적 구실을 하는 지역에서는 학연을 통한 로비전도 치열하다고. 지역구 내 고교, 대학의 총동문회 차원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라는 청탁을 받으면 차기를 생각하는 국회의원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청탁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후보들이 고교와 대학 선배들에게 금품 로비를 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그는 “몸으로 충성하는 것보다 돈으로 충성하는 게 훨씬 효과적인 현실에서 똑똑하고 참신한 젊은 인재가 영입되겠느냐”며 “공천 받으면 100명 중 99명이 당선되는 정치 풍토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일련의 선거에서 각 당은 국민참여 경선과 공천심사위원회 등을 운영하면서 공정한 공천을 강조했다.
“국민에게나 그럴듯한 이야기죠. 지난 선거 때 당에서 일한 사람이나 지역 변호사, 교수 등 10명이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는데 모두 국회의원과 친분이 있었어요. 만일 본인(국회의원)이 원하는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무효 선언을 하죠. 그러다 다시 심사하고…. 결국 국회의원의 입김대로 됩니다. (선거) 뛰어본 사람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에요.”
두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의 선거본부장을 맡았던 C씨는 “일꾼보다 ‘똘마니’를 선호하는 국회의원의 성향도 문제”라고 개탄했다.
“국회의원이요? 범 새끼는 절대 안 키웁니다. 범이 커서 잡아먹으려 들면(국회의원에 출마한다면) 자기 자리도 위태로워지거든요. 그러니 다루기 편하고 선거비용 지원을 잘 해주면서 표밭 관리도 해주는 ‘만만한’ 후보에게 공천을 줍니다. 그러니 그 기초단체장은 각종 이권에 개입할 수밖에 없죠.”
기초단체장이 이권에 적극 개입해 실탄을 모으고 2년 뒤 국회의원 선거자금을 지원해주면 다시 국회의원은 공천을 주는 사이클인 셈이다.
‘베개송사’의 영향력 사모님 모시기
선거 관계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선거 패러다임을 설명했지만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는 대목은 ‘사모님’이었다. 후보가 되려면 누구나 국회의원 부인(이하 ‘사모’)에게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 전직 구청장 출신 C씨의 말이다.
“우리(출마 후보자)끼리는 ‘국회의원이 초선이면 사모는 3선’이라며 웃습니다. ‘베개송사’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거죠. 접근하기 어렵다는 뜻도 있고요.”
그는 ‘꿩 잡는 게 매’라면서 일반적으로 ‘여자는 여자로 승부한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보통 지역구 국회의원이 행사 때문에 지방 공항에 내리면 공천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기초단체장부터 시·도의원, 구의원까지. 요즘은 출마 후보자들까지 도열해요. 그건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후보자 부인들도 사모 가방 들어주려고 기를 쓰죠. 씁쓸하더라고요.”
경북의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 중인 L씨의 설명은 더욱 구체적이다. 그는 사모와 친해지려면 초창기에는 그 가족을 적극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사모가 출마 후보자 부인에게 마음을 열면 게임 끝이란다. 이후 사모는 자연스럽게 후보자 부인이 사준 핸드백과 옷으로 치장하게 돼 있다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L씨의 설명을 대화체로 요약해보자. 대화는 각종 행사장에서 국회의원 부인과 안면을 튼 이후의 상황이다.
기초단체장 후보 부인 A씨가 전화를 건다.
A(후보 부인) : “사모님, 내일 의원님 생신이시잖아요. 준비하고 계세요?”
B(사모) : “남편이 거창하게 (파티)하는 걸 싫어해서요. 가족끼리 조촐하게 저녁 먹으려고요.”
A : “요즘 신문 보니 의정활동으로 너무 피곤하신가 봐요. 마침 시골에 사는 친정 오빠가 며칠 전 산삼 몇 뿌리를 캤대요. 산삼은 저희가 준비할 테니 내일 오전에 만나서 함께 음식 준비해요.”
B : “그렇게까지 안 해도…. (마지못해 한다는 목소리로) 그럼 몇 시에 볼까요?”
A씨가 지나가다 들렀다며 B씨와 차를 한잔한다. 물론 A씨는 의도적 접근이다.
A : “참, 내일 큰아드님 학교 운동회 날이죠?”
B : “어떻게 알았어요?”
A : “딸이 그 학교에 다니거든요. 아드님이 5학년 7반이죠? 그 반 담임선생님이 깐깐하다면서요?”
B : “어머. 그렇대요? 어쩐지. 아이가 수학을 못한다며….”
A : “(한참을 자녀교육 이야기를 한 뒤) 제가 잘 아는 족집게 수학강사가 있는데 소개해드릴까요? 우리 아이랑 같이 공부시켜 보죠. 제가 다리를 놓을게요. 참, 내일 운동회라서 딸 신발을 사다가 아드님 생각나서 하나 더 샀어요. 자, 여기.”
B : “뭘 이런 걸. (감동받았다는 표정으로) 너무 자상하세요.”
줄 서는 공무원들 … 이권개입 비리 악순환
선거를 위해 쓴 돈은 ‘자아실현 비용’으로 치부하기엔 금액이 크다. ‘비용 회수’는 어떻게 할까.
“당연히 ‘본전’ 생각나죠. 다음에 또 공천 받으려면 ‘실탄’도 준비해놓아야 하고요. 그러니 적극적으로 이권에 개입할 수밖에 없어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각종 혐의로 재판을 받고 물러난 단체장이 전국에서 37명이에요. 무엇을 의미할까요?”
국회보좌관 출신 K씨는 결국 이러한 고비용 정치가 비리로 연결되기 마련이라고 한탄했다.
“적극적으로 이권에 개입하려면 방법은 많습니다. 수도권이나 지방 신도시 등에 500세대 아파트 인허가를 내주면
20억원이 (리베이트로) 들어옵니다. 재개발을 한다면 건설업체는 물론 철거업체, 창호업체, 심지어 도배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 ‘딜’(리베이트 거래)을 하죠. 골프장 인허가도 마찬가지예요.”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토지형질변경을 해주고, 더 나아가 효용성이 낮은 도로를 내주는 특혜를 주면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는 것도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여기에 관급 공사를 하며 공무원들의 간섭이 많아지면 ‘선거철이 다가왔구나’라고 느낀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 J씨의 말이다.
“건물 지하주차장에 보통은 초록색 방수제가 깔려 있어요. 미끄럼방지용 ‘에폭시 코팅’인데 보통 3회 정도 칠합니다. 공무원이 자를 들고 와서 일정 두께가 아니라고 트집을 잡는 경우가 있어요. 점도에 따라, 혹은 어떻게 칠하느냐에 따라 두께가 다를 수 있는데 말이죠. 알아서 선거자금을 내라는 겁니다. 공무원이 간섭할 분야는 무궁무진해요.”
단체장 비선 조직을 관리하던 P씨는 공무원 인사(人事)도 ‘실탄 수집’의 한 방편이라고 말한다.
“시장이나 구청장이 해외출장을 갈 때 업자들이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달러와 엔화 등 현지 통용 화폐를 봉투에 담아 건네죠. 인사철에 출장 성격에 관계없는 공무원이 해외출장에 동행하면 거의 100%입니다. 사무관에서 서기관 승진 대상자는 한 장(1억), 주사(6급)에서 사무관(5급) 승진 대상자는 6000만~7000만원 건네죠. 5000만원이 입금된 직불카드를 건넨 경우도 있었어요. 직불카드는 국내에 들어와 필요할 때 빼 쓰는 거예요.”
물론 이 경우 승진 대상자 중 단체장이 미리 방점을 찍어둔 공무원이라고 한다. 어차피 승진 대상자로 낙점했으니 ‘알아서 하라’는 시그널이 오고, 승진하면 다음 선거에서 단체장 선거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경남의 한 기초단체 공무원이 현 시장의 전자문서함을 열었다가 구속된 이야기를 꺼냈다.
“수사해봐야 알겠지만, 언론보도를 보면 동료 공무원이 보낸 e메일에 ‘승진시켜 주셔서 고맙다. 지방선거 때 적극 지지하겠다’고 적혀 있었대요. 줄서기, 이거 심각합니다.”
승진 대상자에게 ‘실탄’을 받았지만 가끔 지역구 국회의원이 다른 사람을 승진시키라고 청탁을 넣으면 받은 돈을 고스란히 돌려준다고.
“안 그러면 어떤 식으로든 말이 나옵니다.”
수도권의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하는 K씨는 이러한 과정을 “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돈 없는 젊은 인재 가운데 몇 명이나 기초단체장이 되는지 세어보세요. 몇몇 ‘얼굴마담’ 빼고는 역량이 있어도 돈이 없으면 공천에서 배제돼요. 그나마 수도권은 ‘공천=당선’이 아니어서 국회의원도 출마 후보자들을 마구 대하지 않습니다. 공천에 앙심 품고 낙선운동에 나서면 국회의원도 힘들어지죠. ‘서로 칼을 쥐고 있는 상황’인 거예요.”
그래도 그는 수도권에서 1당(한나라당)과 2당(민주당)의 공천을 받으면 기업이나 지인들로부터 ‘보험성 선거자금’ 제의가 여전하다고 말한다. 당선 가능성이 높고, 당선되면 인허가 등 ‘대가’를 염두에 둔 투자인 셈이라고.
“수도권이라고 해도 그나마 신도시는 토호세력이 없어 후보자로서는 편해요. 농촌이나 도농 복합도시는 힘들죠. 공천 주는 입장에서도 한쪽(기초단체장 출마 후보자)을 잘 잡으면 자기 사람이 돼 국회의원 선거를 도와주니 더 신경 쓰일 거예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이들은 대부분 “선거 풍토가 맑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 깨끗하게 승부해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상대방이 있어서’ ‘지역이 시골이어서’ 등 이유는 다양했다.
“옛날 방식대로 고비용의 선거운동을 하려면 아예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한 수도권 기초단체장 출마 후보자의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1월13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지하 1층 카페. 폭 1m 남짓의 복도를 따라 양측으로 늘어선 10여 개의 룸에는 낮은 칸막이와 커튼이 쳐져 있었다. 가끔 손님들이 폭탄주를 마시는지, 잔 부딪는 소리가 들렸다.
먼저 와 있던 K씨는 기자의 신분을 확인하자마자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기자는 귀를 쫑긋 세워도 옆 손님의 대화가 들릴 듯 말 듯 했지만, 그는 혀로 마른 입술에 침을 묻혀가며 방음이 잘 된다는 인근 일식집으로의 이동을 재촉했다.
다음날 만난 Y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회사 지하주차장에 있는 자신의 차량에 올라타고 나서야 안심된다며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1월19일 오전 서울 수서역 근처에서 만난 B씨는 오히려 실내가 시끄러운 커피전문점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이미 한 차례 기자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펑크’낸 그는 여전히 말하기 곤혹스럽다는 낯빛이었다.
1월11~20일 기자는 지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했거나 선거대책본부장 등으로 캠프에서 활약한 사람, 올해 6·2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후보, 현직 국회의원, 구청장, 도의원 등 8명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 인터뷰했다. 직접 뛰어본 현실 정치의 한계와 폐해를 전해달라는 게 기자의 주문이었다.
기자가 지인들에게 소개받은 인터뷰 대상자는 12명. 그중 4명은 아예 기자와의 접촉을 피했고, 만나거나 전화 통화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기자에게 신분 비공개와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뷰임을 재차 확인했다.
그만큼 그들에게 ‘선거의 기억’은 드러내기 어려운 상처였다.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기거나 자리를 옮겨가며, 때론 자신의 차 안에서 만나야 했던 이유는 오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한도 끝도 없이 쓰는 돈 … 당선 땐 본전 생각
“순수한 의미의 선거 자원봉사자가 있다고 보세요? ‘총알’ 없으면 안 움직여요.”
3회 연속 기초단체장 캠프에서 활약한 A씨는 기자를 보자마자 대뜸 알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야기는 선거 자금으로 흘렀다.
“(선거에서) 돈을 쓰려면 한도 끝도 없어요. 특히 시골은 더합니다. 요즘 웬만한 (농사) 품앗이도 5만원을 줘야 해요. 품앗이를 해도, 새참 주고 담배 사주고 다방 커피까지 시켜줍니다. 그런데 선거판에 동원되는 유권자에게 일당으로 3, 4만원을 준다? 받는 사람 손 시리죠(돈 같지 않다는 뜻). 점심값 포함해
6만원은 줘야 합니다. 물론 비공식적이죠.”
기자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자 그는 노트북 가방을 열어 A4 용지 한 장을 꺼냈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20억~30억원, 광역단체장 선거는 100억원 이상 비용이 들어가는 이유를 ‘조직도’를 그려가며 자세히 설명했다.
“보통 기초단체장 선거 캠프에는 동책(洞責·동 책임자), 통책(統責·통 책임자)이라고 불리는 핵심 선거운동원을 둡니다. 그들은 관내 주요 인사들에게 향응을 베풀며 표밭 관리를 하죠. 한 자치구에 20개 동이 있다 치고, 1개 동에 10개 통이 있다 칩시다. 그럼 핵심 선거운동원만 220명이죠. 여기에 별도 부녀조직과 직능단체, 청년회 등 3~5개 파트가 더 있고, 이들도 동책이 있습니다. 이들을 합치면 300명가량 됩니다. 동책과 통책에게는 통상 500만원이 지급됩니다. 이들이 주로 (돈을) 뿌리고 다니죠. 경쟁이 치열한 동의 동책에게는 3회 정도 실탄(각 500만원씩)을 추가로 지원합니다.”
300명에게 500만원씩 지원하는 비용만 15억원. 여기에 사무실 임대료와 차량 대여비 등 이것저것 합하면 20억원은 훌쩍 넘는다. 특히나 6월은 농사철이어서 농사를 하루 접고 활동하려면 농사벌이보다 나아야 한다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요즘은 ‘총알’을 받은 선거운동원이 직접 돈 봉투를 돌리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알음알음 건네진다. 주로 쓰는 방법은 ‘밥이나 먹자’며 삼삼오오 유권자를 모은 뒤 향응을 베푸는 것이다. 식당 문을 나설 때는 눈을 찡그리며 한마디 한다고. “알지?”
“기초단체장은 선거 기간이 아니더라도 평소 조직관리에 비용이 많이 들어요. 명절이 되면 지역 유지들에게 식용유라도 돌려야 하죠. ‘다음에도 봉사하려니 선생님께서 도와주셔야겠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거예요. 국회의원은 지역 행사에 자리를 비울 수 있지만 기초단체장은 (국회의원을 대신해) 각종 행사를 챙겨야 합니다. 차라리 국회의원 읍·면·동책은 시의원이 담당해서 편해요. 시의원 지역구에서 표가 많이 나오면 차기 시의원으로 밀어주니까요. 지자체장은 달라요. 그래서 돈이 많이 들어요.”
여기서 잠시, 법정 선거비용을 계산해보면 얼마나 큰 액수인지 알 수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비용은 9000만원+(인구수×200원)+(읍·면·동 수×100만원), 특별·광역시장 선거는 4억원(인구수 200만 미만은 2억원)+(인구수×300원), 도지사 선거는 8억원(인구수 100만 미만이면 3억원)+(인구수×250원). 따라서 인구 60만명(실제는 61만6000여 명)에 31개 동이 있는 경기 안양시장 선거에서 법정 선거비용은 9000만원+(60만×200원)+(31×100만원)=2억4100만원이 된다.
일꾼보다 똘마니 선호하는 국회의원들
올해 6·2 지방선거에서 각 정당들은 배심원제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공천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선거 관계자는 결국 기초단체장과 시·도 및 구의원 선거는 ‘부처님(국회의원) 손바닥’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천=당선’인 지역에서 출마 후보자가 선거운동보다 국회의원을 통한 공천운동에 ‘올인(다 걸기)’ 하는 이유다. 영남지역의 한 기초단체장 출마 후보자 B씨의 설명이다.
“(국회의원에게) 기본 베팅은 큰 거 5장(5억원)이다. 어떤 식으로든 ‘시그널’이 온다. 국회의원도 자신이 다음 선거에서 공천 받으려면 당과 실세들에게 공천헌금 베팅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공천 줄 사람에게만 실탄을 받는다. 전혀 예상 못한 사람이 베팅을 시도하면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신세 망치려느냐’며 거절한다. 물론 기초단체장 출마 후보자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2명 이상이면 상황은 다르다. 더 복잡할 수도, 단순할 수도 있다. 시·도의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영·호남처럼 공천이 선거에 결정적 구실을 하는 지역에서는 학연을 통한 로비전도 치열하다고. 지역구 내 고교, 대학의 총동문회 차원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라는 청탁을 받으면 차기를 생각하는 국회의원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청탁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후보들이 고교와 대학 선배들에게 금품 로비를 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그는 “몸으로 충성하는 것보다 돈으로 충성하는 게 훨씬 효과적인 현실에서 똑똑하고 참신한 젊은 인재가 영입되겠느냐”며 “공천 받으면 100명 중 99명이 당선되는 정치 풍토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일련의 선거에서 각 당은 국민참여 경선과 공천심사위원회 등을 운영하면서 공정한 공천을 강조했다.
“국민에게나 그럴듯한 이야기죠. 지난 선거 때 당에서 일한 사람이나 지역 변호사, 교수 등 10명이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는데 모두 국회의원과 친분이 있었어요. 만일 본인(국회의원)이 원하는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무효 선언을 하죠. 그러다 다시 심사하고…. 결국 국회의원의 입김대로 됩니다. (선거) 뛰어본 사람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에요.”
두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의 선거본부장을 맡았던 C씨는 “일꾼보다 ‘똘마니’를 선호하는 국회의원의 성향도 문제”라고 개탄했다.
“국회의원이요? 범 새끼는 절대 안 키웁니다. 범이 커서 잡아먹으려 들면(국회의원에 출마한다면) 자기 자리도 위태로워지거든요. 그러니 다루기 편하고 선거비용 지원을 잘 해주면서 표밭 관리도 해주는 ‘만만한’ 후보에게 공천을 줍니다. 그러니 그 기초단체장은 각종 이권에 개입할 수밖에 없죠.”
기초단체장이 이권에 적극 개입해 실탄을 모으고 2년 뒤 국회의원 선거자금을 지원해주면 다시 국회의원은 공천을 주는 사이클인 셈이다.
‘베개송사’의 영향력 사모님 모시기
선거 관계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선거 패러다임을 설명했지만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는 대목은 ‘사모님’이었다. 후보가 되려면 누구나 국회의원 부인(이하 ‘사모’)에게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 전직 구청장 출신 C씨의 말이다.
“우리(출마 후보자)끼리는 ‘국회의원이 초선이면 사모는 3선’이라며 웃습니다. ‘베개송사’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거죠. 접근하기 어렵다는 뜻도 있고요.”
그는 ‘꿩 잡는 게 매’라면서 일반적으로 ‘여자는 여자로 승부한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보통 지역구 국회의원이 행사 때문에 지방 공항에 내리면 공천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기초단체장부터 시·도의원, 구의원까지. 요즘은 출마 후보자들까지 도열해요. 그건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후보자 부인들도 사모 가방 들어주려고 기를 쓰죠. 씁쓸하더라고요.”
경북의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 중인 L씨의 설명은 더욱 구체적이다. 그는 사모와 친해지려면 초창기에는 그 가족을 적극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사모가 출마 후보자 부인에게 마음을 열면 게임 끝이란다. 이후 사모는 자연스럽게 후보자 부인이 사준 핸드백과 옷으로 치장하게 돼 있다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L씨의 설명을 대화체로 요약해보자. 대화는 각종 행사장에서 국회의원 부인과 안면을 튼 이후의 상황이다.
기초단체장 후보 부인 A씨가 전화를 건다.
A(후보 부인) : “사모님, 내일 의원님 생신이시잖아요. 준비하고 계세요?”
B(사모) : “남편이 거창하게 (파티)하는 걸 싫어해서요. 가족끼리 조촐하게 저녁 먹으려고요.”
A : “요즘 신문 보니 의정활동으로 너무 피곤하신가 봐요. 마침 시골에 사는 친정 오빠가 며칠 전 산삼 몇 뿌리를 캤대요. 산삼은 저희가 준비할 테니 내일 오전에 만나서 함께 음식 준비해요.”
B : “그렇게까지 안 해도…. (마지못해 한다는 목소리로) 그럼 몇 시에 볼까요?”
A씨가 지나가다 들렀다며 B씨와 차를 한잔한다. 물론 A씨는 의도적 접근이다.
A : “참, 내일 큰아드님 학교 운동회 날이죠?”
B : “어떻게 알았어요?”
A : “딸이 그 학교에 다니거든요. 아드님이 5학년 7반이죠? 그 반 담임선생님이 깐깐하다면서요?”
B : “어머. 그렇대요? 어쩐지. 아이가 수학을 못한다며….”
A : “(한참을 자녀교육 이야기를 한 뒤) 제가 잘 아는 족집게 수학강사가 있는데 소개해드릴까요? 우리 아이랑 같이 공부시켜 보죠. 제가 다리를 놓을게요. 참, 내일 운동회라서 딸 신발을 사다가 아드님 생각나서 하나 더 샀어요. 자, 여기.”
B : “뭘 이런 걸. (감동받았다는 표정으로) 너무 자상하세요.”
줄 서는 공무원들 … 이권개입 비리 악순환
선거를 위해 쓴 돈은 ‘자아실현 비용’으로 치부하기엔 금액이 크다. ‘비용 회수’는 어떻게 할까.
“당연히 ‘본전’ 생각나죠. 다음에 또 공천 받으려면 ‘실탄’도 준비해놓아야 하고요. 그러니 적극적으로 이권에 개입할 수밖에 없어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각종 혐의로 재판을 받고 물러난 단체장이 전국에서 37명이에요. 무엇을 의미할까요?”
국회보좌관 출신 K씨는 결국 이러한 고비용 정치가 비리로 연결되기 마련이라고 한탄했다.
“적극적으로 이권에 개입하려면 방법은 많습니다. 수도권이나 지방 신도시 등에 500세대 아파트 인허가를 내주면
20억원이 (리베이트로) 들어옵니다. 재개발을 한다면 건설업체는 물론 철거업체, 창호업체, 심지어 도배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 ‘딜’(리베이트 거래)을 하죠. 골프장 인허가도 마찬가지예요.”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토지형질변경을 해주고, 더 나아가 효용성이 낮은 도로를 내주는 특혜를 주면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는 것도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여기에 관급 공사를 하며 공무원들의 간섭이 많아지면 ‘선거철이 다가왔구나’라고 느낀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 J씨의 말이다.
“건물 지하주차장에 보통은 초록색 방수제가 깔려 있어요. 미끄럼방지용 ‘에폭시 코팅’인데 보통 3회 정도 칠합니다. 공무원이 자를 들고 와서 일정 두께가 아니라고 트집을 잡는 경우가 있어요. 점도에 따라, 혹은 어떻게 칠하느냐에 따라 두께가 다를 수 있는데 말이죠. 알아서 선거자금을 내라는 겁니다. 공무원이 간섭할 분야는 무궁무진해요.”
단체장 비선 조직을 관리하던 P씨는 공무원 인사(人事)도 ‘실탄 수집’의 한 방편이라고 말한다.
“시장이나 구청장이 해외출장을 갈 때 업자들이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달러와 엔화 등 현지 통용 화폐를 봉투에 담아 건네죠. 인사철에 출장 성격에 관계없는 공무원이 해외출장에 동행하면 거의 100%입니다. 사무관에서 서기관 승진 대상자는 한 장(1억), 주사(6급)에서 사무관(5급) 승진 대상자는 6000만~7000만원 건네죠. 5000만원이 입금된 직불카드를 건넨 경우도 있었어요. 직불카드는 국내에 들어와 필요할 때 빼 쓰는 거예요.”
물론 이 경우 승진 대상자 중 단체장이 미리 방점을 찍어둔 공무원이라고 한다. 어차피 승진 대상자로 낙점했으니 ‘알아서 하라’는 시그널이 오고, 승진하면 다음 선거에서 단체장 선거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경남의 한 기초단체 공무원이 현 시장의 전자문서함을 열었다가 구속된 이야기를 꺼냈다.
“수사해봐야 알겠지만, 언론보도를 보면 동료 공무원이 보낸 e메일에 ‘승진시켜 주셔서 고맙다. 지방선거 때 적극 지지하겠다’고 적혀 있었대요. 줄서기, 이거 심각합니다.”
승진 대상자에게 ‘실탄’을 받았지만 가끔 지역구 국회의원이 다른 사람을 승진시키라고 청탁을 넣으면 받은 돈을 고스란히 돌려준다고.
“안 그러면 어떤 식으로든 말이 나옵니다.”
수도권의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하는 K씨는 이러한 과정을 “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돈 없는 젊은 인재 가운데 몇 명이나 기초단체장이 되는지 세어보세요. 몇몇 ‘얼굴마담’ 빼고는 역량이 있어도 돈이 없으면 공천에서 배제돼요. 그나마 수도권은 ‘공천=당선’이 아니어서 국회의원도 출마 후보자들을 마구 대하지 않습니다. 공천에 앙심 품고 낙선운동에 나서면 국회의원도 힘들어지죠. ‘서로 칼을 쥐고 있는 상황’인 거예요.”
그래도 그는 수도권에서 1당(한나라당)과 2당(민주당)의 공천을 받으면 기업이나 지인들로부터 ‘보험성 선거자금’ 제의가 여전하다고 말한다. 당선 가능성이 높고, 당선되면 인허가 등 ‘대가’를 염두에 둔 투자인 셈이라고.
“수도권이라고 해도 그나마 신도시는 토호세력이 없어 후보자로서는 편해요. 농촌이나 도농 복합도시는 힘들죠. 공천 주는 입장에서도 한쪽(기초단체장 출마 후보자)을 잘 잡으면 자기 사람이 돼 국회의원 선거를 도와주니 더 신경 쓰일 거예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이들은 대부분 “선거 풍토가 맑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 깨끗하게 승부해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상대방이 있어서’ ‘지역이 시골이어서’ 등 이유는 다양했다.
“옛날 방식대로 고비용의 선거운동을 하려면 아예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한 수도권 기초단체장 출마 후보자의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