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린치의 ‘Do you want to know what I really think?’(2005)
시네마 키드라면 ‘블루 벨벳’이나 ‘광란의 사랑’ ‘머홀랜드 드라이브’ 같은 그의 영화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거장의 애초 꿈은 화가였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영화와 회화, 사진, 비디오아트 사이의 복합적인 상관관계에 주목하는 이들에게 카르티에재단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린치의 그림과 소묘 전시는 흥미로울 것이 분명하다. 이미지의 집합체인 영화와 이미지의 원류라 할 수 있는 회화 사이는 그다지 멀지 않다. 데이비드 린치의 그림 솜씨는 제쳐두고라도 거장의 속내를 직접 그린 작품들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기회다. 어설픈 듯한 그림선과 데이비드 린치가 직접 쓴 짧은 텍스트들은 지금 그의 생각이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우리나라에도 이른바 작가정신을 갖춘 감독이 많아지고 있다. 언젠가 그들 역시 전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를 기대해본다.
파리=이지은 오브제아트 감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