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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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지진 현장 생생하게 담았어요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7-01-08 13: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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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키스탄 지진 현장 생생하게 담았어요
    지난 세밑 12월 27일 저녁, 서울 사간동 온갤러리에 젊은 미술인들이 모였다. 사진작가 이병호(37) 씨의 개인전 첫날이었다. 이씨는 ‘역마살’이 제대로 끼어 전 세계의 재해 현장과 전쟁터만을 돌아다니며 다큐멘터리를 찍는다. 여전히 여행 중인 듯한 분위기의 이씨와 오랜만에 그를 보기 위해 달려온 지인들이 모이자 여느 전시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은 7만명의 사망자를 낸 파키스탄의 카슈미르 등 지진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 그동안 그의 행보와 생각을 잘 보여주는 기록들이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 분쟁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300만명에 이르는 파키스탄 지진 난민이 추위로 아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파키스탄으로 넘어갔어요. 파키스탄 정부의 NVM이라는 자원봉사단체 소속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제 사진이 세계에 파키스탄 난민 구호를 요청하는 홍보물에 쓰이게 됩니다.”

    홍익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이씨는 독일 유학시절 코소보 사태를 촬영한 이후 2003년 이라크전쟁 현장, 유엔이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비극이 일어난 곳’이라고 한 수단 다푸르의 내전지역 등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분쟁지역이나 전쟁터를 다녀 보면 ‘나는’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현장이 너무 비참해 사진 찍기조차 미안한 경우도 많고요. 최악의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보면 참 좋아요. 아이들은 웃기도 하고, 희망도 잃지 않거든요.”

    그는 세계적 규모의 재해나 전쟁터에서 한국 보도진을 거의 만나지 못한다며, 한국인들이 서구인의 시각에 지나치게 의존적일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현재 사랑하는 여인을 따라간 스페인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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