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일 경찰 발포로 숨진 부족민들의 장례식 모습.
칼링가나가르에서 타타스틸의 공장 터로 선정된 곳은 여러 부족민들이 살고 있는 밀림 지역이다. 부족민들은 적정한 보상과 새 이주지 제공을 요구했지만 타타스틸은 이를 무시하고 건설 예정지에 울타리를 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에 반발한 시위대와 타타스틸이 며칠째 대치하며 분위기가 과열되자 경찰이 마침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반자동 소총의 발포는 1시간 정도 계속됐다. 사망자 중에는 12살짜리 어린아이도 포함됐다. 성기가 잘려나간 시신이 4구나 있었고, 한쪽 가슴이 절단된 여성의 시신도 발견됐다.
부족민 보상 요구 … 경찰 소총 발포
사실 인도에서는 이번 사건이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자르칸드, 마디야, 프라데쉬 등에서도 산업화를 추진하는 주 정부와 부족 간 대립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러한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주 정부들이 경쟁적으로 외부 자본을 유치하면서 철거민 문제나 각종 환경규제를 무시해왔기 때문. 이번에 사건이 터진 오리사 주의 경우, 주 정부가 자국 기업이나 외국 기업과 체결한 양해각서만 해도 모두 45개에 달한다. 대부분 광산개발권과 산업시설 건설과 연관된 것들이라 주민 철거와 환경파괴 문제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시신 화장 장면. 칼링가나가르 시위는 큰 인명 피해에도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사건이 앞으로 인도의 산업과 노동계 전반에 미칠 여파는 심각한 수준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주 정부의 급격한 산업화 추구로 인해 환경파괴와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 지금은 타타스틸이 시위대의 타깃이지만, 인도 각 지역에 진출해 채굴권을 따내고 공장을 건설하려는 모든 기업들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오리사 주에 진출해 채굴권을 갖고 제철소를 운영하려는 기업체만 해도 진달, 우트칼 알루미나, 베단타, 부샨스틸 등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 기업인 포스코도 지난해 6월 오리사 주 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제철소 건설을 위한 제반 작업을 하는 중이다(‘주간동아’ 515호 참조). 이미 포스코 공장 부지로 예정된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항의 시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부지 항의 시위 움직임
인도의 부족·환경운동은 ‘가장 효과적인 투쟁을 한다’고 알려졌다. 대표적인 예가 케랄라 주의 코카콜라 공장. 환경파괴와 물 부족 문제를 일으켰던 코카콜라 공장은 몇 년 동안 부족민들과의 분쟁, 실태조사, 그리고 불매운동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진 폐쇄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르마다강 살리기 운동’ 또한 부족민들과 환경단체가 함께 추진해 수년 동안 여러 주 정부들의 골치를 썩였다.
산업발전과 환경보호 및 인권문제의 갈등. 그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인도에 관심을 갖는 많은 기업들의 성패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