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 카지노 업계 직원 등 1000여명이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경제 살리기 범도민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슬금슬금 신규 카지노 허가, 아슬아슬 제주 카지노 생존’. ‘무책임한 정부 대책, 제주 카지노 공멸한다’. 피켓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 이들은 ‘카지노 생존권 확보 투쟁위원회’에 소속된 제주지역 8개 카지노 업체 종사자들. 개중에는 상공회의소, 청년회의소, 택시운송사업조합 등 제주지역 경제관련 단체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의 핵심 주장은 서울·부산에 대한 카지노 신규 허가 방침을 철회하라는 것. 안 그래도 적자에 허덕이는 제주 카지노가 고객 유출로 빈사 상태에 몰릴 경우 숙박업, 요식업, 항공업 등의 연쇄 위기가 예상된다는 논리다.
카지노 신규 허가 문제는 그 열흘 전인 10월4일 문화관광부 국정감사장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최근 3년간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평균 가동률은 3.8%에 그친다. 카지노를 추가 허용할 경우 1억5000만 달러의 외화 획득이 가능하다는 문화부의 예측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또한 “10월2, 3일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223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95.5%가 카지노에 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신규 허가를 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은 허황된 것”이라고 따졌다.
그러나 정동채 문화부 장관은 “카지노 신규 허가는 장관 고유 권한이라 각종 심사를 거쳐 정부가 결정한 것”이라며 기존 정책을 밀고 나갈 뜻을 밝혔다. 이에 카지노 운영권을 획득한 한국관광공사는 11월 말까지 카지노 유치를 희망하는 사업자의 접수를 받고 12월 중 선정된 호텔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세대 조하연 교수(경제학)는 “제주도 카지노만 해도 1990~91년 한꺼번에 5개를 허용하면서, 지난 3년간 360억원의 적자가 누적될 만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관광공사가 돈벌이를 위해 신규 사업체를 허가했다가는 기존 카지노 업계를 고사시키고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