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분쟁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정상영 KCC 명예회장.
KCC 주식의 액면가는 5000원이다. KCC는 1999년 이후 배당액을 꾸준히 높여왔다. 99년에는 주당 1250원, 2000년에는 2750원, 2001년 3000원, 2002년 4000원 등이다. 주주 중심 경영이 자리잡아가는 요즘, 고배당은 가장 효과적인 주가관리 수단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KCC측 역시 “고배당 외 자사주 이익 소각, 5%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가 부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KCC 주가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이라는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배당 정책만 해도 그렇다. 이번 조치를 통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쪽은 다름 아닌 정상영 명예회장 일가다. KCC는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유난히 높은 회사다. 정 명예회장(17.35%)과 세 아들인 정몽진 회장(14.85%), 정몽익 부사장(7.06), 정몽열 금강종합건설 사장(2.46%) 그리고 정씨 일가인 정은희씨(0.51%)와 그 동생 정유희씨(0.51%) 등의 지분을 다 합치면 무려 42.74%나 된다. 주식 총수는 449만6630주. 이번 100% 배당을 통해 정 명예회장 일가는 모두 225억여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화학 종목 전문인 한 유명 애널리스트는 “사실 KCC의 100% 배당은 (주식시장에서) 그리 매력적인 것이 아니다. 주당 10만원씩이나 하는 주식에 배당액 5000원은 고배당이라 할 수도 없다. 일반적으로 이런 형태의 고배당은 수익성은 좋으나 성장성이 낮고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회사에서 주로 나타난다. KCC가 그 전형적 예”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KCC와 관련한 리포트를 쓰는 애널리스트는 거의 없다. 말로만 주주 중시 정책을 외칠 뿐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의 마구잡이 매입 등 오너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주주 지분까지 높지 않나. 예측 불가능한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주가 반등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