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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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성공 결정 ‘점포 사냥꾼’ 떴다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2-11-22 0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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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성공 결정  ‘점포 사냥꾼’  떴다
    퇴직자는 물론 직장인들도 노후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창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입지 선정. ‘점포 디벨로퍼’ 김상국씨(37·기업은행 점포전략실 차장)는 “창업의 성패는 얼마나 좋은 장소에 가게를 열었느냐가 70% 이상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점포 디벨로퍼란 업체의 신규 출점 장소를 물색하는 ‘점포 사냥꾼’으로 김씨는 디벨로퍼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1991년 롯데리아에 입사, 37개 매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손꼽히는 입지 전문가. 99년부터 버거킹에서 일하다 최근 기업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접근이 용이한 은행이 고객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먹는 장사 못지않게 은행도 입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씨는 “입지 선정은 007작전에 비유할 만한 치열한 첩보전”이라며 다리품을 팔지 않고선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무조건 발로 뛰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근 학교 학생들을 타깃으로 정했다면 학교의 학생 수를 파악하고, 학생들의 등하교 동선을 한 달 이상 관찰해야 합니다. 핵심 동선을 찾은 뒤 시각적으로 눈에 잘 띄는 곳, 횡단보도 인근처럼 동선에서 피해갈 수 없는 곳에 자리를 잡으면 실패할 확률이 크게 줄어듭니다.”

    초보자가 창업할 때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는 “이 동네에선 김밥집이 잘 된다더라, 치킨집이 잘 된다더라” 하는 얘기만 듣고 이미 성업중인 업종에 뛰어드는 것. 선점한 가게들과 기존의 손님을 나눠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아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창업 예정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새 길이 나거나 인근에 상가가 들어서면 낭패를 보기 쉽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개발 계획조차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현재의 입지만을 고려해 목을 정하더라고요. 구청에서 공개하는 개괄적인 개발 계획 등의 자료는 기본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김씨는 “부동산업자의 말만 믿고 입지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입지를 선택하는 데만 최소 두세 달을 투자해야만 성공적인 창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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