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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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인터넷서점 탄생 … 출판계 반응은 “별로”

  •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04-10-05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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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 인터넷서점 탄생 … 출판계 반응은 “별로”
    인터넷서점 업계 1위인 ‘예스24’와 2위 ‘와우북’의 합병으로 인터넷서점 시장 점유율 55%, 연 매출 1800억원 이상의 초대형 업체가 탄생했다. 이번 합병은 예스24와 와우북 주식을 1대 5로 맞교환하는 방식인 데다, 오는 8월 합병절차가 마무리되더라도 당분간 인터넷 사이트는 각각 운영할 방침이기 때문에 이렇다 할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국내 인터넷서점계는 구조조정 바람이 불었다. 예스24가 삼성쇼핑몰이 운영하던 ‘크레센스’의 운영권을 인수했고, 알라딘은 베텔스만그룹과 인수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와중에 8·15닷컴처럼 폐쇄되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이처럼 생존의 합병 바람 속에서도 제 살 깎기 할인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지난해 와우북이 창립 3주년을 맞아 한 달 동안 국내 모든 도서를 50% 할인하고 경품까지 제공하겠다고 하자 ‘엽기적인 가격’이라며 출판계가 반발했지만, 올해 들어 40~50% 할인은 보통이고 최고 80% 할인에 ‘최저가격 보상제’와 같은 이벤트를 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정가의 60% 가격에 책을 사서 50% 할인해 판매할 정도로 ‘이성을 잃은’ 가격경쟁을 바라보며 출판계는 조만간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 등 인터넷서점 업계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고, 그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책을 싸게 구입해 나쁠 게 없지만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다. 출판사는 책값을 책정할 때 이미 인터넷서점에서 20~30% 할인될 것을 감안해 가격을 올린다. 2년 전부터 국내 단행본 평균가격이 1만원대를 넘어서는 등 할인 폭만큼 도서정가도 올랐다. 더욱 걱정스러운 일은 ‘동네책방’들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1997년 말 전국적으로 5170개였던 서점이 지금은 3099개밖에 남지 않았다. 무려 40%나 문을 닫았다.

    반면 인터넷서점의 매출은 급성장해, 예스24의 경우 올 1·4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91%나 신장했다. 그러나 이렇게 잘 나가는 인터넷서점들도 적자구조를 면치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즉 가격할인만을 무기로 오프라인 서점과 경쟁하다 보니 앞에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계속하는 것.



    예스24와 와우북의 합병을 바라보는 출판계의 눈이 곱지 않은 까닭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합병 발표 후에도 예스24는 2500평 국내 최대 물류센터 확장기념 ‘50% 할인판매’를, 와우북은 능률협회 선정 ‘2002년 대한민국 최고 웹사이트 인증’ 축하 40% 할인잔치를 계속하고 있다. “인터넷서점들의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합병한다”는 이강인 사장(예스24)의 합병론이 무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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