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뻑 취해도 시원찮을 봄날의 정취를 황사에 빼앗겨버린 요즘이다. 그래도 어김없이 꽃이 피어나고 물오른 나뭇가지가 초록으로 변해가는 계절의 섭리는 오묘하기만 하다.
가나아트센터에서 4월12일부터 열리는 ‘천변만화(千·變·萬·花) - 봄 이야기’는 짧아서 더욱 아쉽기만 한 봄기운을 그림과 함께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산천의 봄/ 세상의 봄’ ‘심상의 봄’ ‘천변만화/ 꽃 이야기’라는 세 주제로 18명의 작가가 그린 작품 60여점이 제각각의 목소리로 봄의 이미지를 이야기한다. 박수근 김환기 장욱진 같은 작고한 작가의 유명 작품과 이대원 고영훈 정종미 등 현재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원로 및 중견작가, 그리고 젊은 작가의 신선한 감각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다.
작고 작가 및 원로 화가의 구상작품을 중심으로 배치한 1층 전시장에서는 고귀한 품격이 느껴진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무엇보다 김환기와 박수근의 작품이다. 두 거장의 각기 다른 색채는 마치 봄날의 나른함과 화사함이 교차되듯 절제된 인생의 깊이를 전달해 준다. 특히 이번 전시는 박수근의 작품 중 대작으로 손꼽히는 ‘꽃피는 시절’과 ‘빨래터’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같은 전시장의 중앙에 걸린 고영훈의 신작 옆에는 ‘지금까지 꽃을 가볍게 여기고 무겁고 철학적인 것들만 그려왔다. 그러나 꽃도 한없는 깊이를 갖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림이라는 게 꼭 심오해야만 할까. 보는 사람을 즐겁고 기쁘게 한다면 더욱더 좋은 것 아닌가…’라는 내용의 작가 노트가 붙어 있어 관람객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한다. 그런가 하면, 봄의 심상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추상작품을 선보인 전병현은 ‘봄이 오는 길목, 도시의 매연과 빌딩숲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다. 이제 동산의 개나리와 진달래는 우리네 마음속에서 피려는가.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 그나마 조금 남은 흙밭에 살짝 붙어 있는 봄날의 흔적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걸어본다’는 단상을 적었다.
이렇듯 이번 전시는 출품된 작품과 함께 작가의 에세이를 함께 소개함으로써 관객이 좀더 쉽게 작품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편 젊은 작가의 신작 중에서는 2층 전시장 끝에 설치된 홍장오의 작품이 특히 눈에 띈다. 그의 작품은 깨진 유리조각을 접합, 꽃의 이미지를 파격적으로 표현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색다른 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봄 이야기’전을 찾는 관객은 단순히 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의 모음으로 이번 전시를 한정하지 말고 작품의 선정 배경과 디스플레이, 그리고 작품 사이의 관계 등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기획자의 의도를 읽으며 미술작품을 감상한다면 전시회장을 찾는 즐거움이 두 배로 늘어날 듯싶다(4월28일까지. 문의:02-720-1020).
가나아트센터에서 4월12일부터 열리는 ‘천변만화(千·變·萬·花) - 봄 이야기’는 짧아서 더욱 아쉽기만 한 봄기운을 그림과 함께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산천의 봄/ 세상의 봄’ ‘심상의 봄’ ‘천변만화/ 꽃 이야기’라는 세 주제로 18명의 작가가 그린 작품 60여점이 제각각의 목소리로 봄의 이미지를 이야기한다. 박수근 김환기 장욱진 같은 작고한 작가의 유명 작품과 이대원 고영훈 정종미 등 현재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원로 및 중견작가, 그리고 젊은 작가의 신선한 감각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다.
작고 작가 및 원로 화가의 구상작품을 중심으로 배치한 1층 전시장에서는 고귀한 품격이 느껴진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무엇보다 김환기와 박수근의 작품이다. 두 거장의 각기 다른 색채는 마치 봄날의 나른함과 화사함이 교차되듯 절제된 인생의 깊이를 전달해 준다. 특히 이번 전시는 박수근의 작품 중 대작으로 손꼽히는 ‘꽃피는 시절’과 ‘빨래터’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같은 전시장의 중앙에 걸린 고영훈의 신작 옆에는 ‘지금까지 꽃을 가볍게 여기고 무겁고 철학적인 것들만 그려왔다. 그러나 꽃도 한없는 깊이를 갖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림이라는 게 꼭 심오해야만 할까. 보는 사람을 즐겁고 기쁘게 한다면 더욱더 좋은 것 아닌가…’라는 내용의 작가 노트가 붙어 있어 관람객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한다. 그런가 하면, 봄의 심상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추상작품을 선보인 전병현은 ‘봄이 오는 길목, 도시의 매연과 빌딩숲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다. 이제 동산의 개나리와 진달래는 우리네 마음속에서 피려는가.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 그나마 조금 남은 흙밭에 살짝 붙어 있는 봄날의 흔적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걸어본다’는 단상을 적었다.
이렇듯 이번 전시는 출품된 작품과 함께 작가의 에세이를 함께 소개함으로써 관객이 좀더 쉽게 작품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편 젊은 작가의 신작 중에서는 2층 전시장 끝에 설치된 홍장오의 작품이 특히 눈에 띈다. 그의 작품은 깨진 유리조각을 접합, 꽃의 이미지를 파격적으로 표현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색다른 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봄 이야기’전을 찾는 관객은 단순히 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의 모음으로 이번 전시를 한정하지 말고 작품의 선정 배경과 디스플레이, 그리고 작품 사이의 관계 등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기획자의 의도를 읽으며 미술작품을 감상한다면 전시회장을 찾는 즐거움이 두 배로 늘어날 듯싶다(4월28일까지. 문의:02-720-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