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건강이 심상치 않다
지난 3월31일 왼쪽 허벅지에 생긴 염증(좌측 대퇴부염좌)으로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해 집무를 보던 김대중 대통령이 4월9일 밤 핀란드 대통령과의 국빈 만찬 후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김대통령은 엿새 만인 14일 오후 퇴원, 청와대로 돌아왔다. 전례 없는 대통령의 입원에 대해 청와대 측은 “피로 누적과 소화 기능 장애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퇴원한 김대통령의 얼굴은 핏기가 없어 보였다.
청와대 박선숙 대변인은 “허벅지 염증은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근육이 뭉쳐 생긴 단순 염증일 뿐이며, 누적된 피로는 염증 치료를 위해 복용한 소염진통제가 위장 장애를 일으켜 영양 수급에 문제가 생긴 상태에서 연이은 국빈 영접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입원은 치료 외에 휴식 성격이 더 강하다”며 ‘요양성 입원’임을 강조했다.
청와대의 주장처럼 대통령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대통령 주치의인 연세대 허갑범 교수(내과 전문의)의 답변은 이렇다.
“대통령은 입원 직전 완전 탈진 상태였다. 왼쪽 허벅지에 생긴 염증도 ‘화장실 가다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생긴 것’으로 생각보다 상태가 심하다. 복잡한 정치적 상황과 언론의 압박이 고령의 대통령에게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4월7일부터 입원 전까지 3일 동안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태였다. 앞으로 예전과 같은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판단해 일정을 무조건 절반으로 줄이라고 건의했다.”
이런 정황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의료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이번에 염증을 일으킨 허벅지가 지난 72년 교통사고로 고관절 장애를 일으킨 왼쪽 다리라는 점. 의료계에서는 화장실 문턱을 제대로 넘지 못할 정도라면 단지 염증 정도가 아니라 대통령의 왼쪽 다리에 ‘심각한’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의 국내 일인자인 K의대 이모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대통령의 절룩거림이 올 들어 심해진 것 같다. 고관절 장애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는 이상 걸을 때마다 통증이 따른다. 통증을 완화하려고 30년 동안 오른쪽 다리에만 힘을 주고 걷다 보니 왼쪽 다리 근육이 극도로 약해졌다. 이 상태에서 합병증과 극심한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근육 조직에 효소 불균형 현상이 발생해 근육의 양과 힘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이는 걷다 주저앉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염진통제가 위장 장애를 일으켜 며칠씩 끼니를 굶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의료계는 의혹을 제기한다. 아무리 고령자라도 소염진통제는 보통 3~6개월간 상복해야 위장 장애가 나타난다는 것. 또한 최근에는 소화 장애가 전혀 없는 고가의 소염제가 나와 있으므로 소염진통제로 일주일 만에 소화 장애가 발생했다는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얘기다.
S병원 이모 교수(내과 전문의)는 “소염제의 영향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이 워낙 고령인 데다 최근 세 아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민주당 경선이 과열됨에 따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청와대측은 이에 대해 “화장실에서 넘어졌다는 부분은 확인이 곤란하며, 부작용이 없는 소염제를 왜 쓰지 않았느냐는 부분은 전문 분야라 답변하기가 어렵다. 빡빡한 일정이 고령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됐을 뿐 대통령의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시중의 ‘건강 악화설’을 강력 부인했다.
‘대통령의 건강이 곧 나라의 건강’이라는 말이 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의 무리한 ‘일 욕심’은 그다지 바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지난 3월31일 왼쪽 허벅지에 생긴 염증(좌측 대퇴부염좌)으로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해 집무를 보던 김대중 대통령이 4월9일 밤 핀란드 대통령과의 국빈 만찬 후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김대통령은 엿새 만인 14일 오후 퇴원, 청와대로 돌아왔다. 전례 없는 대통령의 입원에 대해 청와대 측은 “피로 누적과 소화 기능 장애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퇴원한 김대통령의 얼굴은 핏기가 없어 보였다.
청와대 박선숙 대변인은 “허벅지 염증은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근육이 뭉쳐 생긴 단순 염증일 뿐이며, 누적된 피로는 염증 치료를 위해 복용한 소염진통제가 위장 장애를 일으켜 영양 수급에 문제가 생긴 상태에서 연이은 국빈 영접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입원은 치료 외에 휴식 성격이 더 강하다”며 ‘요양성 입원’임을 강조했다.
청와대의 주장처럼 대통령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대통령 주치의인 연세대 허갑범 교수(내과 전문의)의 답변은 이렇다.
“대통령은 입원 직전 완전 탈진 상태였다. 왼쪽 허벅지에 생긴 염증도 ‘화장실 가다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생긴 것’으로 생각보다 상태가 심하다. 복잡한 정치적 상황과 언론의 압박이 고령의 대통령에게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4월7일부터 입원 전까지 3일 동안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태였다. 앞으로 예전과 같은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판단해 일정을 무조건 절반으로 줄이라고 건의했다.”
이런 정황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의료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이번에 염증을 일으킨 허벅지가 지난 72년 교통사고로 고관절 장애를 일으킨 왼쪽 다리라는 점. 의료계에서는 화장실 문턱을 제대로 넘지 못할 정도라면 단지 염증 정도가 아니라 대통령의 왼쪽 다리에 ‘심각한’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의 국내 일인자인 K의대 이모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대통령의 절룩거림이 올 들어 심해진 것 같다. 고관절 장애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는 이상 걸을 때마다 통증이 따른다. 통증을 완화하려고 30년 동안 오른쪽 다리에만 힘을 주고 걷다 보니 왼쪽 다리 근육이 극도로 약해졌다. 이 상태에서 합병증과 극심한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근육 조직에 효소 불균형 현상이 발생해 근육의 양과 힘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이는 걷다 주저앉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염진통제가 위장 장애를 일으켜 며칠씩 끼니를 굶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의료계는 의혹을 제기한다. 아무리 고령자라도 소염진통제는 보통 3~6개월간 상복해야 위장 장애가 나타난다는 것. 또한 최근에는 소화 장애가 전혀 없는 고가의 소염제가 나와 있으므로 소염진통제로 일주일 만에 소화 장애가 발생했다는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얘기다.
S병원 이모 교수(내과 전문의)는 “소염제의 영향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이 워낙 고령인 데다 최근 세 아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민주당 경선이 과열됨에 따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청와대측은 이에 대해 “화장실에서 넘어졌다는 부분은 확인이 곤란하며, 부작용이 없는 소염제를 왜 쓰지 않았느냐는 부분은 전문 분야라 답변하기가 어렵다. 빡빡한 일정이 고령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됐을 뿐 대통령의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시중의 ‘건강 악화설’을 강력 부인했다.
‘대통령의 건강이 곧 나라의 건강’이라는 말이 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의 무리한 ‘일 욕심’은 그다지 바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