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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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재미의 2幕2色

  • < 김형기/ 연극평론가·순천향대 교수 > kimhki@sch.ac.kr

    입력2004-11-01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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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과 재미의 2幕2色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락 뮤지컬 ‘틱, 틱… 붐!’이 2002년 2월에 다시 관객을 찾아왔다. 더욱이 이번에는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공연팀(2월13일까지)과 한국의 드림팀(2월14일∼3월3일)이 시기를 앞뒤로 나누어 동일한 공간(동숭아트홀)에서 공연함으로써 뮤지컬 작업에서 뜨거운 젊음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틱, 틱… 붐!’은 지난해 한국 초연에서 호평받은 락 뮤지컬 ‘렌트’를 작곡한 조나단 라슨의 유작으로 그가 타계한 지 6년이 지난 2001년 뉴욕의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막이 오른 후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틱, 틱… 붐!’은 ‘렌트’와 마찬가지로 라슨의 자전적 요소가 강하게 투영된 작품이다. 능률과 업적을 중시하는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며 고뇌하는 젊은 예술가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능력 위주의 사회환경 속에서 시간은 성패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막이 오르면 들려오는 “째깍, 째깍” 하는 시계추 소리에 주인공 존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직 이렇다 하게 성취해 놓은 것 없이 ‘청춘의 종말’인 서른 살을 코앞에 맞이하게 된 존에게 이 소리는 커다란 스트레스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이 뮤지컬을 추동하는 극적 갈등은 세상의 성공을 재는 척도로서의 시간과 물질적 풍요에 맞서 주인공 존이 벌이는 자기와의 고독한 싸움에 있다.

    현실과 이상의 대립, 남녀 사이의 사랑과 갈등, 미래에 대한 희망과 좌절의 고통,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크고 작은 극적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이 작품은 실망과 좌절이 찾아올지라도 꿈과 이상을 성취하기 위한 노력은 아름다운 결실로 맺어진다는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다만 존이 열망하던 꿈이 고대 그리스 비극의 구원자인 ‘기계를 타고 출현하는 신’(deus ex machina)처럼 외부에서 걸려오는 제작자의 전화를 통해 갑작스럽게 실현되는 설정은 이 작품의 예술적 완결성을 다소 약화시킨다.

    이 뮤지컬은 여타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비하면 무대장치와 음악밴드의 규모가 소박하다. 음악적 구성은 밝고 아름다운 발라드와 빠른 템포의 락 뮤직으로 이루어져 있어 경쾌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처럼 투어공연팀이 아닌 오리지널팀이 내한하여 동일한 외국작품을 국내 공연팀과 나란히 연속으로 공연한 파격적인 기획은 뮤지컬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인기를 증폭시킬 수 있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문의 : 02-577-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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