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젊은 국악도 8명이 ‘슬기둥’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을 때 국악계는 신선한 발상에 박수를 보냈지만 10년을 버틸 거라 예상하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슬기둥’은 지난해 창단 15돌 기념 음악회를 성대하게 치렀고 여전히 ‘신(新)국악운동’의 중심에 서있다. 그동안 200여 회의 연주회와 일곱장의 음반을 발표했고 ‘산도깨비’와 ‘소금장수’ 같은 곡은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릴 만큼 대중화에도 성공했다.
창단 멤버 중 강호중 이준호 정수년씨를 중심으로 재구성된 2기 ‘슬기둥’은 타악에 비중을 두어 이후 ‘타악그룹 푸리’ ‘프리뮤직 그룹 상상’ ‘창작 타악그룹 공명’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슬기둥 창단 16년에 국악계는 ‘젊은 피’가 콸콸 도는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들이 젊음의 상징 대학로에서 다시 모인다. 2월23, 24일 이틀 간 열리는 ‘젊은 국악 축제’에는 ‘슬기둥’ 외에도 신세대 소리꾼 조주선, 타악그룹 ‘푸리’와 ‘공명’, 재일교포 2세 피아니스트 양방언, 가야금 앙상블 ‘사계’가 참여한다.
지난해 판소리 명창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조주선씨(30)는 일본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판소리를 가르친 ‘스승’으로 유명하다. 조씨는 “인간문화재가 되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국악을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할 만큼 국악 대중화에 열심이어서 TV에서 힙합그룹 ‘업타운’ ‘드렁큰 타이거’와 함께 노래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의 국악적 성과를 무시해서는 곤란하다. 그의 첫 독집 ‘가베’는 세계적인 음반사 EMI의 민속음악 전문 레이블 ‘헤미스피어’를 통해 전세계에 발매됐다.
93년 슬기둥 출신 원일씨를 중심으로 민영치 김웅식 장재효 등이 창단한 타악그룹 푸리는 국내보다 외국에 더 알려진 팀이다. 최윤상 조민수 박승원 송경근 등 4명으로 구성된 ‘공명’도 창단된 지 2년(99년)밖에 안 됐지만 어느새 선배들과 함께 국악 타악팀 빅4에 꼽힐 만큼 성장했다.
신국악운동이 타악 중심으로 가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 가야금 앙상블 ‘사계’의 등장이다. 고지연 조수현 송정민 강효진 등 서울대 음대 선후배로 구성된 이 여성 4인조 그룹은 98년 아시아금(琴)교류회 제1회 연주회에서 비발디 ‘사계’ 중 ‘가을’을 연주한 것이 계기가 돼 99년 정식 창단 때 팀 이름을 ‘사계’로 했다. 전통 12현 가야금 외에 17, 21, 22, 25현짜리 개량가야금으로 연주하며 레퍼토리에 국악과 양악,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
끝으로 이번 ‘젊은 국악 축제’에서 눈길을 모으는 것은 재일교포 뉴에이지 음악가 양반언씨(39·일본 이름 료 구니히코)의 무대. 양씨의 이름이 생소한 사람도 KBS FM ‘풍류마을’의 시그널 음악 ‘제주의 왕자’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곡은 양씨가 아버지의 고향 제주를 방문했다가 영감을 얻어 작곡한 것이다. 그는 차별을 받지 않으려면 의사가 돼야 한다는 아버지의 권유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때 병원에 근무하기도 했으나 어릴 적부터 익혀온 음악적 ‘끼’를 버리지 못하고 피아니스트 겸 음악 프로듀서로 일하기 시작했다. 청룽 주연의 영화 ‘선더볼트’의 영화음악을 맡으며 홍콩, 중국에도 이름이 알려졌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그의 팬 클럽이 창단될 예정이어서 단독 콘서트가 아님에도 팬들의 기대가 대단히 높다. 봄을 여는 ‘젊은 국악 축제’는 콘서트, 연극음악, 영화음악, 레코딩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국악인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월23일 오후 7시 슬기둥(고구려의 혼, 신푸리 등) 조주선(밤뱃놀이, 쑥대머리) 공명(보물섬, 공명유희)
·2월24일 오후 7시 양방언 밴드(제주의 왕자, 바람의 경고) 푸리 (셋둘, 길군악) 사계(신포니아, 봄)/ 문예회관 대극장/ 02-2020-1620, 02-732-4690
창단 멤버 중 강호중 이준호 정수년씨를 중심으로 재구성된 2기 ‘슬기둥’은 타악에 비중을 두어 이후 ‘타악그룹 푸리’ ‘프리뮤직 그룹 상상’ ‘창작 타악그룹 공명’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슬기둥 창단 16년에 국악계는 ‘젊은 피’가 콸콸 도는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들이 젊음의 상징 대학로에서 다시 모인다. 2월23, 24일 이틀 간 열리는 ‘젊은 국악 축제’에는 ‘슬기둥’ 외에도 신세대 소리꾼 조주선, 타악그룹 ‘푸리’와 ‘공명’, 재일교포 2세 피아니스트 양방언, 가야금 앙상블 ‘사계’가 참여한다.
지난해 판소리 명창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조주선씨(30)는 일본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판소리를 가르친 ‘스승’으로 유명하다. 조씨는 “인간문화재가 되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국악을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할 만큼 국악 대중화에 열심이어서 TV에서 힙합그룹 ‘업타운’ ‘드렁큰 타이거’와 함께 노래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의 국악적 성과를 무시해서는 곤란하다. 그의 첫 독집 ‘가베’는 세계적인 음반사 EMI의 민속음악 전문 레이블 ‘헤미스피어’를 통해 전세계에 발매됐다.
93년 슬기둥 출신 원일씨를 중심으로 민영치 김웅식 장재효 등이 창단한 타악그룹 푸리는 국내보다 외국에 더 알려진 팀이다. 최윤상 조민수 박승원 송경근 등 4명으로 구성된 ‘공명’도 창단된 지 2년(99년)밖에 안 됐지만 어느새 선배들과 함께 국악 타악팀 빅4에 꼽힐 만큼 성장했다.
신국악운동이 타악 중심으로 가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 가야금 앙상블 ‘사계’의 등장이다. 고지연 조수현 송정민 강효진 등 서울대 음대 선후배로 구성된 이 여성 4인조 그룹은 98년 아시아금(琴)교류회 제1회 연주회에서 비발디 ‘사계’ 중 ‘가을’을 연주한 것이 계기가 돼 99년 정식 창단 때 팀 이름을 ‘사계’로 했다. 전통 12현 가야금 외에 17, 21, 22, 25현짜리 개량가야금으로 연주하며 레퍼토리에 국악과 양악,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
끝으로 이번 ‘젊은 국악 축제’에서 눈길을 모으는 것은 재일교포 뉴에이지 음악가 양반언씨(39·일본 이름 료 구니히코)의 무대. 양씨의 이름이 생소한 사람도 KBS FM ‘풍류마을’의 시그널 음악 ‘제주의 왕자’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곡은 양씨가 아버지의 고향 제주를 방문했다가 영감을 얻어 작곡한 것이다. 그는 차별을 받지 않으려면 의사가 돼야 한다는 아버지의 권유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때 병원에 근무하기도 했으나 어릴 적부터 익혀온 음악적 ‘끼’를 버리지 못하고 피아니스트 겸 음악 프로듀서로 일하기 시작했다. 청룽 주연의 영화 ‘선더볼트’의 영화음악을 맡으며 홍콩, 중국에도 이름이 알려졌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그의 팬 클럽이 창단될 예정이어서 단독 콘서트가 아님에도 팬들의 기대가 대단히 높다. 봄을 여는 ‘젊은 국악 축제’는 콘서트, 연극음악, 영화음악, 레코딩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국악인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월23일 오후 7시 슬기둥(고구려의 혼, 신푸리 등) 조주선(밤뱃놀이, 쑥대머리) 공명(보물섬, 공명유희)
·2월24일 오후 7시 양방언 밴드(제주의 왕자, 바람의 경고) 푸리 (셋둘, 길군악) 사계(신포니아, 봄)/ 문예회관 대극장/ 02-2020-1620, 02-732-4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