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통령이 탄핵을 모면한 것도 여론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있다. 그의 선거참모였던 딕 모리스에 의하면 클린턴은 자녀를 둔 기혼남녀들의 최대 관심사인 교육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고 획기적인 업적도 이루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R&R는 우리나라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 ‘가장 관심 있는 정책분야 두 가지’를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응답자 중 68%는 물가안정을 꼽았고, 21%는 고용안정, 21%는 교육, 15%는 사회복지, 14%는 환경을 지적했고, 10%는 의료, 8%는 교통, 7.5%는 북한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중복응답 기준).
응답자들이 관심이 많은 정책은 경제와 사회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당시 정부의 우선 중점추진 정책분야인 북한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조사에서는 응답자들에게 자신이 관심 있는 정책에서 정부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도 물었는데 물가에 관심있는 응답자 중 정부가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불과 22%에 지나지 않았고, 교육의 경우에는 학부모라 할 수 있는 30∼40대의 경우 불만율이 80%를 넘고 있었다. 북한문제에 관심있는 응답자들은 6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다른 정책분야에서 긍정적인 평가는 20∼30%를 넘지 못했다. 즉, 국민 다수는 자신이 관심있는 정책분야에서 정부가 잘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국민이 관심있는 분야에 지도층은 관심이 있는지, 아니면 국민의 관심사는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관심사에만 몰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자신들의 욕구가 외면당하고 오랫동안 충족되지 않을 때 국민의 여론은 냉혹하리만큼 싸늘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