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뉴스를 오늘 알 수 있다면….”
4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시장에서 만난 개인투자자 이준기씨(40·서울 신림동)의 말이다. 이곳에선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내일까지 갈 것도 없다. 특정 회사의 가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뉴스를 한 시간만 먼저 알아도 그 투자자는 그날 주식시장의 ‘황금손’이 될 수 있다.
‘경제뉴스=돈’인 세상이 됐다. 주식열기 가 ‘경제뉴스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우며 언론의 성격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2월15일 기준으로 증권사에 개설된 주식위탁계좌수는 1449만개(증권업협회). 단순계산으로 국민 3명당 1명 꼴로 주식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뉴스생산자도 폭증하고 있다. 더 이상 일간신문, 잡지, 방송 등 전통적 매체와 여기에 속한 기자들이 뉴스생산을 독점하지 못한다. 500여개에 이르는 포털, 경제전문, 개별업체의 인터넷 사이트들이 ‘따끈따끈한’ 경제뉴스를 주겠다며 취재현장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언론들도 인터넷사이트의 경제정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터넷환경 아래서 ‘경쟁의 룰’도 달라졌다. 경제뉴스의 키워드(keyword)는 ‘스피드’가 됐다. ‘분’과 ‘초‘를 다투는 ‘24시간 속보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연합뉴스보다 20분 빨리”
3월30일 오전 2시 인터넷 경제뉴스사이트 ‘머니투데이’의 김재영기자가 ‘특종’을 잡았다. “하나로통신이 이 시각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는데 시초가가 15.51달러였다”는 게 취재요지였다. 국내기업의 나스닥 상장 당시 가격은 7시간 후 한국 거래소시장이 개소하면 당장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소재. 김기자는 사이트운영을 맡는 웹마스터에게 전화를 걸어 깨웠다. “이 기사 무조건 지금 올려줘.” 다른 언론에선 오전 8시40분에 같은 기사가 떴다. “투자자에게 먹히는 기사라면 낮과 밤을 안가린다”는 게 보도방침이다. 경제뉴스는 철저한 상업성을 지향한다. 1월11일 12시33분에도 머니투데이는 삼성이 새롬기술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1시간25분의 시차를 두고 가장 먼저 보도했다. 새롬의 주가가 발표 후 며칠간 상한가를 친 ‘빅뉴스’였다. “특종이란 바로 뉴스 소비자에게 돈 벌 기회를 주는 기사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머니투데이 정재흥부장)
‘연합뉴스보다 20분 빨리!’ 요즘 인터넷경제사이트들의 모토다. 다음은 한 경제사이트에 뉴스를 공급하는 경력 5년차 기자의 말. “4분입니다. 정부와 기업, 투자기관에서 각종 정보들을 쏟아내는데 이를 4분 안에 사이트에 올리지 못하면 이미 증권가에선 뉴스로서의 가치가 없어져 버리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경제뉴스사이트들 사이에선 이미 우열이 보이고 있다. 야후파이낸스, 팍스넷, 싱크풀, 코스닥터, 제이스톡 등은 하루 평균 수백만 페이지뷰(pageview) 이상을 기록하며 기반을 잡은 상태. 한 경제뉴스사이트 대표(45)는 “1, 2년 내 소수 사이트가 국내 인터넷 경제뉴스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터넷의 특징인 ‘맞춤형 서비스’는 경제뉴스의 또다른 경쟁력이다. 경제뉴스사이트 이데일리는 네티즌들이 증권가에 떠도는 루머를 사이트에 올려놓으면 기자들이 이를 취재해 사실여부를 확인해 준다. 이 회사 김종국대표는 “신문이나 방송은 특종기사를 취재해도 신문배달이나 뉴스시간 때까지 외부에 기사내용을 감출 수밖에 없다. 인터넷뉴스에선 뉴스생성시점과 소비자전달시점간의 지체가 없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2000만회의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는 팍스넷. 컴퓨터가 네티즌들에게 주식을 사거나 팔 시점을 알려주는 ‘시스템 트레이딩’ 시스템을 실시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잡는 것은 ‘컨센서스 서비스’.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해 애널리스트 20명이 매수-매도 추천을 해주고 있다. 이 회사 박창기대표이사는 “증권사는 거래만 많이 일으키면 돈을 버는 ‘브로커시스템’이다. 증권사에서 나오는 뉴스의 태반이 투자자에겐 도움이 안된다. 우리는 이 점에 착안했다. ‘언제 어떤 기업주식을 사야 하느냐, 팔아야 하느냐’ 우리 사이트엔 바로 이런 정보가 있다.”
경제뉴스의 홍수는 시장정보에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주주-소비자들이 왕성한 정보욕구를 표출하면서 나타난 정보민주주의의 한 단면이다(‘inews24’의 관계자). 그러나 그 이면엔 개미투자자의 한풀이, 주가조작 기도, 정보 도용이 혼재한다. 한 유명 경제사이트 대표(45)는 “우리 사이트엔 매일 네티즌들이 직접 1500여개의 기업뉴스를 올린다. 그러나 그 중 3분의 1은 쓰레기”라고 말했다. 자신들이 산 주식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 주주동호회가 과장된 기업정보를 올리거나 다른 사이트 기사를 통째로 베껴오다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경제뉴스는 인터넷의 자유-공짜정신과 증권가의 숨가쁜 정보유통이 만나는 ‘초고속 매스커뮤니케이션’이다. 박창기대표는 “이 새로운 개념의 언로에 대한 개념정립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4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시장에서 만난 개인투자자 이준기씨(40·서울 신림동)의 말이다. 이곳에선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내일까지 갈 것도 없다. 특정 회사의 가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뉴스를 한 시간만 먼저 알아도 그 투자자는 그날 주식시장의 ‘황금손’이 될 수 있다.
‘경제뉴스=돈’인 세상이 됐다. 주식열기 가 ‘경제뉴스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우며 언론의 성격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2월15일 기준으로 증권사에 개설된 주식위탁계좌수는 1449만개(증권업협회). 단순계산으로 국민 3명당 1명 꼴로 주식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뉴스생산자도 폭증하고 있다. 더 이상 일간신문, 잡지, 방송 등 전통적 매체와 여기에 속한 기자들이 뉴스생산을 독점하지 못한다. 500여개에 이르는 포털, 경제전문, 개별업체의 인터넷 사이트들이 ‘따끈따끈한’ 경제뉴스를 주겠다며 취재현장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언론들도 인터넷사이트의 경제정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터넷환경 아래서 ‘경쟁의 룰’도 달라졌다. 경제뉴스의 키워드(keyword)는 ‘스피드’가 됐다. ‘분’과 ‘초‘를 다투는 ‘24시간 속보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연합뉴스보다 20분 빨리”
3월30일 오전 2시 인터넷 경제뉴스사이트 ‘머니투데이’의 김재영기자가 ‘특종’을 잡았다. “하나로통신이 이 시각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는데 시초가가 15.51달러였다”는 게 취재요지였다. 국내기업의 나스닥 상장 당시 가격은 7시간 후 한국 거래소시장이 개소하면 당장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소재. 김기자는 사이트운영을 맡는 웹마스터에게 전화를 걸어 깨웠다. “이 기사 무조건 지금 올려줘.” 다른 언론에선 오전 8시40분에 같은 기사가 떴다. “투자자에게 먹히는 기사라면 낮과 밤을 안가린다”는 게 보도방침이다. 경제뉴스는 철저한 상업성을 지향한다. 1월11일 12시33분에도 머니투데이는 삼성이 새롬기술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1시간25분의 시차를 두고 가장 먼저 보도했다. 새롬의 주가가 발표 후 며칠간 상한가를 친 ‘빅뉴스’였다. “특종이란 바로 뉴스 소비자에게 돈 벌 기회를 주는 기사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머니투데이 정재흥부장)
‘연합뉴스보다 20분 빨리!’ 요즘 인터넷경제사이트들의 모토다. 다음은 한 경제사이트에 뉴스를 공급하는 경력 5년차 기자의 말. “4분입니다. 정부와 기업, 투자기관에서 각종 정보들을 쏟아내는데 이를 4분 안에 사이트에 올리지 못하면 이미 증권가에선 뉴스로서의 가치가 없어져 버리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경제뉴스사이트들 사이에선 이미 우열이 보이고 있다. 야후파이낸스, 팍스넷, 싱크풀, 코스닥터, 제이스톡 등은 하루 평균 수백만 페이지뷰(pageview) 이상을 기록하며 기반을 잡은 상태. 한 경제뉴스사이트 대표(45)는 “1, 2년 내 소수 사이트가 국내 인터넷 경제뉴스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터넷의 특징인 ‘맞춤형 서비스’는 경제뉴스의 또다른 경쟁력이다. 경제뉴스사이트 이데일리는 네티즌들이 증권가에 떠도는 루머를 사이트에 올려놓으면 기자들이 이를 취재해 사실여부를 확인해 준다. 이 회사 김종국대표는 “신문이나 방송은 특종기사를 취재해도 신문배달이나 뉴스시간 때까지 외부에 기사내용을 감출 수밖에 없다. 인터넷뉴스에선 뉴스생성시점과 소비자전달시점간의 지체가 없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2000만회의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는 팍스넷. 컴퓨터가 네티즌들에게 주식을 사거나 팔 시점을 알려주는 ‘시스템 트레이딩’ 시스템을 실시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잡는 것은 ‘컨센서스 서비스’.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해 애널리스트 20명이 매수-매도 추천을 해주고 있다. 이 회사 박창기대표이사는 “증권사는 거래만 많이 일으키면 돈을 버는 ‘브로커시스템’이다. 증권사에서 나오는 뉴스의 태반이 투자자에겐 도움이 안된다. 우리는 이 점에 착안했다. ‘언제 어떤 기업주식을 사야 하느냐, 팔아야 하느냐’ 우리 사이트엔 바로 이런 정보가 있다.”
경제뉴스의 홍수는 시장정보에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주주-소비자들이 왕성한 정보욕구를 표출하면서 나타난 정보민주주의의 한 단면이다(‘inews24’의 관계자). 그러나 그 이면엔 개미투자자의 한풀이, 주가조작 기도, 정보 도용이 혼재한다. 한 유명 경제사이트 대표(45)는 “우리 사이트엔 매일 네티즌들이 직접 1500여개의 기업뉴스를 올린다. 그러나 그 중 3분의 1은 쓰레기”라고 말했다. 자신들이 산 주식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 주주동호회가 과장된 기업정보를 올리거나 다른 사이트 기사를 통째로 베껴오다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경제뉴스는 인터넷의 자유-공짜정신과 증권가의 숨가쁜 정보유통이 만나는 ‘초고속 매스커뮤니케이션’이다. 박창기대표는 “이 새로운 개념의 언로에 대한 개념정립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