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목표주가 하향으로 급락했던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 전환했다. [뉴스1]
“HBM 공급 과잉 아니다” 국내 보고서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은 업황 변화보다는 수익 실현 결과로 보인다”며 “설령 ‘반도체 겨울’이 와도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HBM 수요를 기반으로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HBM3E 12단은 개발 막바지 단계로 올 4분기 안에 출하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가속기 블랙웰에 탑재된다”며 “SK하이닉스는 보수적 재고수준을 유지하며 수익성 중심의 사업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재무건전성 또한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HBM이 공급 과잉이라면 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에서 추가로 공급을 받으려 하는지 설명되지 않는다”며 “범용 메모리 반도체 또한 공급 과잉 상황이라면 수출이 어려운 중국이 부진한 국내 소비에도 무리하게 관련 시설을 증설에 나서겠냐”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우려처럼 HBM과 범용 D램의 공급과잉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어 황 연구원은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크면 시장은 항상 다운슈팅을 하기 때문에 적정한 주가 수준을 알기는 어렵다”며 “다만 12개월 선행 기준으로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16배로 주가는 과매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에서는 또 HBM 수요 둔화에 대한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는 보고서도 나왔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HBM은 수요 약세와 경쟁사 진입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SK하이닉스는 가격 하락을 상쇄시킬 수 있는 HBM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안적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류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으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정적인 부분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AI 반도체의 중장기 성장성이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만큼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예상 영업이익은 각각 4조2000억 원, 1조9000억 원으로 수요 부진에 따라 전반적인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주가 진정세
모건스탠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으로 촉발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 사태는 하루 만에 진정됐다. 모건스탠리의 ‘반도체 겨울론’ 여파로 9월 19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장 시작과 함께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중 최대 11.12%까지 하락했다가 6.14% 내린 15만28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6만3100원까지 주저앉았다. 하지만 9월 20일에는 미국 증시가 연준의 ‘빅컷’을 긍정적으로 재평가하며 급등한 영향 등에 힘입어 SK하이닉스 주가는 2.81% 상승, 삼성전자 주가는 1% 미만대로 오르다 막판에 0.16% 하락 마감했다.
앞서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15일 모건스탠리는 보고서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를 통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54% 하향하고,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27.6% 내려 잡았다.
‘풍항계’ 마이크론 실적 발표 주목
업계는 9월 25일(현지 시간) 열리는 마이크론의 2024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설명회에서 ‘반도체 겨울’ 진위가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론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풍항계’로 불린다. 마이크론이 실적설명회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면 ‘반도체 겨울’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 것으로 기대된다.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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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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