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2

2023.03.24

‘꿈의 혁신 기술’ 양자암호통신 관련주 급등… “미래 밝지만 투자하긴 일러”

양자기술 발전에 진심인 尹… 글로벌 양자시장 연평균 36%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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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3-2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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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M 상업용 양자컴퓨터 ‘IBM Q 시스템 원’. [뉴스1]

    IBM 상업용 양자컴퓨터 ‘IBM Q 시스템 원’. [뉴스1]

    최근 로봇, 챗GPT에 이어 양자암호통신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 대표 관련주인 케이씨에스는 SK텔레콤과의 양자암호통신 사업협력 기대감에 3월 9일과 10일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3월 13일 드림시큐리티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으로부터 양자암호통신 개발기술을 최초로 이전받았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2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국가전략기술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도 양자암호통신 관련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누구보다 양자기술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1월 19일(현지 시간) 스위스 순방 당시 취리히 연방공과대를 방문해 양자과학 석학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를 양자과학기술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보다 많은 연구자를 양성해 양국 연구 교류를 적극 추진하라”고 말했을 정도로 양자기술 발전에 진심이다.

    단기 이슈에만 주가 상승

    양자암호통신을 포함한 양자기술은 경제 및 사회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따르면 양자기술은 양자 고유의 특성(얽힘·중첩 등)을 활용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속 연산(양자컴퓨터), 초신뢰 보안(양자암호통신), 초정밀 계측(양자센서)을 가능케 하는 파괴적인 혁신 기술이다. 양자컴퓨터는 현재 디지털컴퓨터보다 30조 배 이상 빠른 연산이 가능해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자암호통신은 해킹이나 정보 탈취를 원천 차단해 고신뢰 통신 보안이 가능하고, 양자센서는 장거리·초정밀 측정으로 군사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안보 측면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양자기술을 국가 전략기술로 분류해 글로벌 기술 경쟁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11월 양자기술을 ‘12대 국가필수전략기술’로 지정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양자기술 관련주를 ‘꿈의 종목’으로 부르며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양자기술 관련주는 변동성이 커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는 “국내 양자암호통신 관련주가 시장을 압도하기 위해서는 2차전지처럼 실생활에서도 사용돼야 한다”며 “국내 양자암호통신 관련주 케이씨에스, 드림시큐리티, 우리넷, 코위버는 통신사와의 협업 이슈에 의해서만 반짝 상승하고 있어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 대표는 이어 “현재 양자암호통신은 기술개발에 엄청난 투자금이 들어가는 시기라 관련주에 투자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과기부의 ‘2022 양자정보기술백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양자기술 시장 규모는 지난해 8조6656억 원으로 연평균 36% 성장해 2030년에는 101조2414억 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그중 양자암호통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6556억 원 정도로 추정되며, 연평균 39.8% 성장해 2030년에는 24조5793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암호통신과 양자센서는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 양자기술에서 핵심인 양자컴퓨터는 양자암호통신이나 양자센서보다는 상용화가 멀었지만 IBM이 2021년에 이미 127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공개했고 올해는 1121큐비트 수준까지 성능을 높일 전망이다.

    최근 양자컴퓨터 개발 속도가 빨라져 암호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면서 양자암호통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7년 중국 양자컴퓨터가 금융 등 각종 암호화된 정보를 풀어낼 것으로 예측되기도 한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은 1월 1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00~1000큐비트 정도면 현 암호화 시스템을 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절대 풀 수 없다고 여겼던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비트코인 방어벽도 양자컴퓨터에 의해 뚫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QKD 연평균 50%씩 성장

    양자암호통신은 빛의 가장 작은 단위인 광자에 암호화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로, 송수신자 사이에서만 암호를 해독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가 초고속 연산으로 암호체계를 무너뜨리는 ‘창’이라면 양자암호통신은 방어하는 ‘방패’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양자암호통신은 크게 양자암호키분배(Quantum Key Distribution·QKD) 방식과 양자내성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PQC) 방식으로 나뉜다. QKD는 제삼자가 암호키 탈취를 시도할 경우 데이터를 변형해 해킹을 막는 방식이고, PQC는 해독이 불가능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중 QKD가 안정성과 구현 가능성 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2022 양자정보기술백서’에 따르면 QKD 시장은 지난해 5236억 원 규모로 연평균 50% 성장해 2030년에는 13조4168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조사기관들은 머지않아 양자기술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양자암호통신이 차세대 암호기술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에 국내 통신사들도 양자암호통신 선점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강력한 보안기술을 적용한 ‘양자암호원칩’을 개발했고, KT는 지난해 7월 기업 간 거래(B2B) 양자암호 전용회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4월 PQC 전용회선 서비스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출시했다. 삼성은 양자암호 관련 특허출원을 2020년 기준 14건이나 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양자암호통신과 관련해 중국은 517건, 미국은 117건 특허를 낸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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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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