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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로 본 법률상식

변호사 직업과 변호인 사이

영화 ‘변호인’

  • 류경환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변호사 직업과 변호인 사이

변호사 직업과 변호인 사이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오른쪽)과 포스터.

법정영화는 그 무게감 때문에 널리 흥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영화 ‘변호인’은 좀 달라 보인다. 꽤 많은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현대 들어 서양법체계를 수용하면서 생겨났다. 하지만 서양에서 변호사는 꽤 오래된 직업이다. 로마시대에 이미 존재했다고 한다. 로마는 전성기에 사실상 서양세계의 전부였다고도 할 수 있는데, 다양한 인종과 많은 물자를 바탕으로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려고 법체계가 발달했고, 이를 다루는 전문가도 분야별로 활동했다. 그렇지만 서양에서도 현 변호사 제도는 근대법체계가 형성되면서 함께 발달해 지금에 이르렀다.

산업혁명에 따라 근대법체계를 만든 영국에서는 법정에서 변호할 수 있는 사람을 배리스터(barrister)라고 부른다. 이들은 일반 사람으로부터 직접 법률 관련 업무를 위임받는 것이 아니라, 솔리시터(solicitor)라는 보조자를 통해서만 위임받을 수 있다. 즉 일반 시민이 바로 배리스터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아니고, 솔리시터를 통해 먼저 사건을 정리한 뒤 솔리시터의 보조를 받아 배리스터에게 소송업무를 위탁하는 것이다.

배리스터는 법정에서 변호할 수 있는 전문가로, 국가로부터 권위를 인정받은 사람이다. 법정에서는 보통 판매장 카운터같이 생긴, 긴 탁자의 일종인 바(bar) 뒤에 서서 변론하게 되므로 배리스터라고 부르게 됐다. 이탈리아어인 바리스타(barista)도 바 뒤에서 일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지만, 현재 커피 전문가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변호사 업무를 하는 사람을 하나로 통일해 로이어(lawyer)라고 부른다.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을 통칭하는 용어다. 미국에는 로이어가 약 100만 명 있다고 하는데, 이는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변호사 수보다 많다. 미국변호사협회 영어 명칭은 ‘American Bar Association’으로, 법정 변론탁자(bar)에서 변호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모였다는 뜻이다. ‘Bar Association’은 변호사협회를 뜻하는 것이므로, 술집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도 변호사 제도를 두고 있는데, 나라마다 법체계가 다르므로 그 나라 법정에서 변론할 수 있는 변호사의 자격 기준도 제각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변호사법에 자격 기준을 정하고 있고(제4조), 타인에게 위임받아 소송이나 행정처분 등 법률사무를 진행하는 것을 직무로 한다(제3조). 변호사는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원고나 피고의 소송대리인이 된다. 이때 실무적으로는 그냥 대리인이라고만 하며, 법정에서는 원고대리인 또는 피고대리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형사소송에서는 검사가 공소(公訴)를 제기하고, 그 상대방이 피고인이 된다. 이는 민사소송 피고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변호사가 피고인의 변호를 담당하면 변호인이라 부르며, 군사법원의 경우 약간 예외는 있지만 변호사만 변호인이 될 수 있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매우 오래전 등장한 까닭은 형사소추를 당해 피고인이 되면 변호인이 매우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도 변화에 따라 변호사 수가 많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영화 ‘변호인’이 널리 공감을 얻는 이유는 변호사는 많아도 나를 제대로 변호해줄 변호인을 찾기는 더 어려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주간동아 922호 (p77~77)

류경환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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