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9

2009.08.18

손담비, 너 때문에 내가 미쳐

섹시한 몸매, 중성적 외모, 악바리 근성, 털털한 성격까지 ‘4色 매력’ 발산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입력2009-08-13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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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담비, 너 때문에 내가 미쳐
    “남자를 꾀려는 섹시함이 아니야. 당당함에서 나오는 섹시함이지.”(김소희·22)
    “무대에서 예뻐 보이려 안 하고 뼈가 부러질 것처럼 열심히 춤추는 모습 좀 봐. 정말 멋있어.”(송재범·30)
    “방송에서 여우짓 하는 걸 보면, 손 하나 까딱 안 하면서 웃는 얼굴로 남편 부려먹을 아이야. 얼마나 당차.”(박정숙·51)

    대한민국 남녀노소가 손담비에 ‘미쳤다’. 2008년 송년회에서는 부장, 과장, 신입사원 할 것 없이 모두가 의자에 거꾸로 앉아 고개를 돌리며 ‘내가 미쳤어’를 외치더니만, 올봄에는 어깨 패드가 잔뜩 들어간 일명 ‘뽕자켓’을 입고 ‘토요일 밤에’를 불러젖혔다. 최근에는 SBS 드라마 ‘드림’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손담비의 보디라인을 보며 탄성을 지른다.

    여자 연예인 중 최고의 S라인 자랑

    왜 사람들은 손담비에게 빠져든 것일까. 스타 트레이너인 에이팀(A-team)의 김지훈 대표는 손담비의 몸매를 인기 비결로 꼽았다. 그는 “손담비는 여자 연예인 중 최고의 S라인”이라며 “타고난 몸매도 좋지만 춤과 운동으로 다져진 탄력이 매력을 더한다”고 말했다. 또 “팔다리가 길고 종아리와 허벅지의 비율이 이상적이며, 특히 다소 넓은 어깨는 손담비의 섹시함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박현 성형외과 원장은 ‘쏙 들어간 요추’가 손담비 몸매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허리와 엉덩이 사이의 요추가 오목하게 들어가 있어 엉덩이가 탄력적이면서도 육감적으로 보인다는 것. 또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170cm의 큰 키에 40kg대의 마른 체격임에도 볼륨감 있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원장은 손담비의 중성적인 얼굴도 대중의 인기를 끄는 매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즉 “손담비는 광대뼈가 높고 넓어 얼굴 중심이 위쪽에 있다. 그 덕에 강한 에너지가 느껴지며 중성적 매력이 강하다”는 것. 그는 또한 “짙고 풍성한 눈썹과 커다란 눈, 직선으로 높은 코, 도톰한 입술도 적극적인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전통적인 미인상은 아니지만 중성적인 느낌이 독특한 매력을 부여한다는 것.

    패션도 남다르다. 손담비는 밝고 경쾌한 색의 미니스커트, 과감한 패턴이 들어간 원피스, 어깨 패드가 들어간 재킷 등을 주로 입는다. 손담비의 스타일리스트인 최진희 실장은 “후줄근한 트레이닝복에서 화려한 무대의상까지 소화하지 못하는 옷이 없다”며 “손담비가 단순히 몸매가 좋아서라기보다 옷을 입었을 때 자세와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BC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서 보여준 털털하고 소박한 모습도 인기를 더한 큰 요인이다. 팬인 김현승(27) 씨는 “외모만 보면 도도해서 다가서기 어려운데 우결에서는 마음 씀씀이가 착하고 여린 것 같아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신문 서병기 연예 담당기자는 “무대 위에서의 손담비가 감상을 위한 대상이었다면, 우결에서의 손담비는 현실에서 애인 삼고 싶은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가창력 키우기·연기력 보강은 숙제

    또한 아버지가 중학교 때 뇌졸중으로 쓰러져 가세가 기울고, 가수 데뷔 전 연기자를 꿈꾸며 TV 프로그램에 단역으로 출연하는 등 힘들었던 사연은 인형처럼 예쁘기만 하던 손담비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더해줬다. 서 기자는 “무대 위에서 화려하기만 하던 손담비가 지켜주고 싶은 여린 여자로 바뀌면서 대중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악바리 근성도 인기 요인. 처음엔 몸치나 다름없었지만 4년간 혹독한 훈련을 통해 ‘여자 비’란 호칭을 얻게 됐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2005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과격하기로 유명한 크럼핑(흑인 힙합댄스의 일종)을 마스터했는데, 당시 과도한 연습 때문에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도도한 외모와 달리 이런 강인한 면이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더 큰 매력을 느낀다.

    팬인 조동욱(26) 씨는 “손담비가 팝핀 현준과 관객도 별로 없는 무대에서 크럼핑을 추는데 그 눈빛에 독기가 묻어났다”며 “남자가 춰도 오장육부가 흔들린다는데, 가냘픈 여자가 그런 춤을 추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드라마 ‘드림’에 태보 강사로 출연하기 위해 3개월간 하루 6시간씩 연습했다고 한다.

    손담비에게 태보를 가르친 피아 휘트니스센터 류현미 강사는 “손담비는 바쁜 스케줄에도 전날 배운 부분을 꼭 연습해와 매일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며 “강사 양성과정임에도 워낙 열심히 해 전혀 실력이 뒤처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 그의 태보 실력은 프로 강사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손담비의 본업은 가수다. 그럼에도 가창력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미쳤어’ ‘토요일 밤에’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손담비의 능력이라기보다 중독성 강한 노래와 화려한 비주얼 때문이라고 보는 게 옳다. 대중음악 평론가 한동윤 씨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사로잡았지만, 녹음된 앨범을 들어도 손담비의 가창력은 매우 불안하다”고 말했다. ‘드림’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주진모 김범 등 톱스타들과 출연하는데도 시청률은 4~5%에 그치고, 드라마 게시판에는 손담비의 연기력을 탓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손담비는 매일매일 발전하고 있다. 서 기자는 “특유의 ‘악바리 근성’으로 노력한다면 조만간 노래와 연기 모두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의 취재에는 동아일보 대학생 인턴기자 김유림(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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