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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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 겨냥 與 2인자로 뜰까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8-02-05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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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울산에서 국회의원 5선, 현대중공업 고문 등이 그의 대표적인 이력이다. 요모조모 따져봐도 정몽준(57) 의원에게 한나라당 옷은 어색하지 않다. 아니, 너무 잘 어울린다. 심지어 정 의원을 오래전부터 한나라당 소속이었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법하다.

    따라서 그가 한나라당 입당 2개월 만에 최고위원으로 추대됐다는 뉴스는 그다지 참신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 정 의원은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 소속이었다. 그 기간은 1990년 3월부터 92년 1월까지 만 2년도 안 됐다. 92년 대선에 출마한 아버지 정주영 후보를 위해 통일국민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탈당한 것.

    그런 그가 한나라당 입당에 이어 최고위원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차기 대권을 위한 본격적인 2인자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 의원은 참여정부 5년을 가장 고통스럽게 보낸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비록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폭등해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이 4조원을 넘나든다고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사망선고를 받았다 싶을 정도로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제16대 대선일 직전의 무모한(?) 판단으로 한동안 그에게 “정권의 동반자, 최소한 부통령급 지위를 몇 시간 못 참고 스스로 내쳤다”는 조롱이 따라다녔다. 더구나 지난 월드컵에는 대표팀이 16강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이후 지리멸렬하자 그의 인기까지 하락하는 듯 보였다.



    인간 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했던가?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하락과 더불어 찾아온 ‘이명박 정부’는 자연스레 그에게 정치적 재기의 발판이 됐다. 대선을 불과 16일 앞두고 한나라당을 선택했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그에게 미국 특사와 최고위원이라는 자리로 화답했다. 일각에서는 현대가(家) 출신 정치인들의 부활이자 상생의 모습이라고 치켜세운다.

    정 의원의 이력은 ‘이명박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가깝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취득한 경영전문가에다 존스홉킨스에서 국제정치학 박사를 취득한 미국통(通)이라는 점에서다. 5년 전 정 의원이 ‘교육부 해체론’을 들고 나올 정도로 실용적인 정치관을 내세운 점, 스포츠와 자원외교에 밝다는 점도 이 당선인과 흡사하다. 게다가 정 의원이 현대가의 막내이면서도 전문경영인에 가까울 정도의 출중한 능력을 보여왔다는 점 역시 플러스 요인이다.

    그러나 정 의원의 측근들은 그간 이 당선인과의 관계를 “소 닭 보듯 처신해왔다”는 식으로 묘사하곤 했다. 안면은 있지만 크게 가깝게 지낼 이유 또한 없었다는 것. 이 때문에 그의 적극적인 변신을 놓고 의아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과연 그의 새로운 모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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