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2

2007.11.27

주류회사 사장님이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7-11-21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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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회사 사장님이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
    국내에서 ㈜페르노리카라는 회사 이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발렌타인’이라는 양주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국내 양주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술이기 때문이다. 이 ‘발렌타인’을 전 세계에 판매하는 회사가 바로 세계 2위의 주류회사 페르노리카다.

    이 회사의 한국 법인 페르노리카 코리아 장 크리스토프 쿠튜어 사장이 최근 교통문화운동본부(대표 박용훈)와 손잡고 음주운전 예방을 위한 ‘스마트 드라이빙(Smart Driving)’ 캠페인에 나서 화제다. 주류회사가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 캠페인이 자칫 술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더욱 그렇다.

    물론 회사 이미지 개선을 위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쿠튜어 사장은 음주운전을 줄이기 위한 ‘순수한 목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절대로 상업적인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페르노리카라는 회사는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상업적인 의도가 있었다면 발렌타인을 내세웠겠죠. 이번 캠페인에도 회사 로고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쿠튜어 사장이 한국으로 발령받은 지는 올해로 3년째. 그도 한국의 ‘폭탄주’ 문화에 이미 익숙해 있다. 이 또한 나름의 문화라는 점에서 존중하지만,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란다.



    쿠튜어 사장은 “술을 마실 때 와인, 위스키, 소주, 맥주 등을 섞어 마시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다”면서 “회사 직원들에게 저녁식사 때는 와인을 마시고 위스키는 그 이후 간단히 마시는 것을 장려한다”고 말했다.

    연중 가장 많은 술자리가 벌어지는 연말연시, 쿠튜어 사장이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을 시작한 것도 폭탄주 문화의 개선을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는 회사가 지향하는 철학이기도 하다.

    “우리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건강한 소비에 있다고 봅니다. 사고가 난 다음에 책임을 지는 것보다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죠. 그래야 소비자들이 유지되고 더 확대될 테니 말입니다. 건전한 음주문화를 확립하는 것이 바로 우리 회사의 핵심 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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