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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서울’ 시사회

한·일 합작영화 봇물 터졌다

  •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한·일 합작영화 봇물 터졌다

한·일 합작영화 봇물 터졌다
지난 1월15일 서울 반포 고속터미널 내 멀티플렉스 극장 ‘센트럴6’에서 열린 영화 ‘서울’의 시사회는 여느 시사회장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극장 로비에서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한데 섞여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한쪽에는 꽃다발을 든 팬클럽 소녀들의 모습도 보였다.

영화 제목은 ‘서울’이지만 엄격히 따지면 이 영화는 한국인이 출연하는 일본 영화다. 일본의 도호(東寶)영화사가 약 8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했고, ‘러브레터’의 프로듀서 출신인 나사가와 마사히코가 메가폰을 잡았다. 그런데 최민수와 함께 주연을 맡은 나가세 토모야를 제외하면 모두 한국인 배우가 출연했고, 100% 국내에서 촬영했다. 또 ‘쉬리’의 정두홍 무술감독을 비롯해 특수효과, 미술 등을 담당했던 국내 스태프들과 일본의 액션대작 ‘화이트 아웃’의 스태프들이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한·일 합작영화 봇물 터졌다
‘서울’은 올 2월과 3월 일본과 한국에서 차례로 개봉할 예정인데, 1월15일 행사는 서울에서 먼저 공식 시사회를 갖고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감독과 두 주연배우가 함께 참석했고, 한국과 일본 취재진이 극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서울’에 대한 양국의 관심이 뜨거웠다.

영화는 한국의 베테랑 형사(최민수)와 일본의 신참 형사(나가세 토모야)가 우연히 은행 강탈 사건을 맡게 되면서 범인을 색출하는 과정을 그린 형사 액션물. 아시아 8개국 정상회담 개최를 앞둔 서울에서 현금 강탈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범인 호송차 한국에 온 일본 경시청 소속의 신참 형사 하야세가 수사에 합류한다. 다양한 사건 속에서 범인을 추적해 가는 동안, 언어 장벽과 관습 차이로 사사건건 부딪치던 김윤철(최민수)과 하야세 사이에는 국경을 넘어선 동료애가 싹트고 함께 범인들을 일망타진하는 시원한 결말에 이른다.

한·일 합작영화 봇물 터졌다
영화 상영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나가사와 마사히코 감독은 “월드컵 공동개최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스태프가 힘을 합쳐 만든 영화라는 데 ‘서울’의 큰 의미가 있다”면서 “영화를 통한 한일 양국의 교류가 계속됐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갈등을 빚던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처럼, 한국과 일본 사이의 영화교류 역시 최근 들어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상대 국가 배우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현지 촬영을 늘리는가 하면, 상대 국가의 역사적·정치적 문제를 영화의 제재로 삼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한·일 합작영화 봇물 터졌다
얼마 전 개봉한 일본 영화 ‘GO’는 재일 한국인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했고, 1월18일 개봉한 영화 ‘호타루’ 역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징집돼 가미카제 특공대원으로 희생된 한국인 병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재일교포 이봉우씨가 대표로 있는 일본 영화사 씨네콰논과 한국의 본엔터테인먼트가 합작 투자하는 영화 ‘KT’는 일본 감독 사카모토 준지가 메가폰을 잡아 ‘김대중 납치사건’이라는 역사적 소재를 다룬다. 한편 다음달 한일 양국에서 동시 개봉하는 영화 ‘싸울아비’는 한국 자본이 일본에 가서 만든 작품으로 백제 멸망을 전후해 일본으로 건너간 검객들이 일본 무사들과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일 합작영화는 이처럼 급물살을 타는 추세다. 올해 월드컵 공동개최로 양국간의 정서적 거리가 좁혀지고, 갈수록 커지는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라도 공동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일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영화시장의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분명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다.

먼저 언어문제. 감독과 배우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때 이는 곧 영화의 질적 저하를 부른다. 또한 연기자가 다른 나라 언어를 구사하는 경우 대사가 부자연스러워 관객이 영화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절대적인 지명도가 있는 일본 배우가 아직 없고, 일본에서 절대적 지명도가 있는 한국 배우도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흥행을 보장받기도 어렵다. 영화 ‘서울’ 역시 이런 문제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다. 허울뿐인 ‘합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주간동아 320호 (p80~81)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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