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커버스토리

50만 원을 4개월 만에 1억원으로 불려

투자원칙 지켜 성공... 준비 없이 과욕 부리면 빈털터리 십상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50만 원을 4개월 만에 1억원으로 불려

‘4개월 만에 50만 원을 1억 원으로 불렸다.’ 

가상화폐 전업투자자로 나선 한 대학생의 이야기다. 올해 초 개당 100만 원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1300만 원까지 치솟으며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뜨겁다. 주위에서는 심심찮게 가상화폐 투자로 재미를 봤다는 말까지 들려온다. 이에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에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 크게 손실을 보는 경우도 많다. 가상화폐 거래는 높은 수익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다른 재테크 수단처럼 성공을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투자도 연습이 성공을 만든다

50만 원을 4개월 만에 1억원으로 불려
대학생 최모(26) 씨는 요즘 통장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몇 주 전 가상화폐 투자로 큰 손실을 봤기 때문. 최씨는 “비트코인 가격이 1000만 원대를 돌파했고 주변에서 큰 이득을 봤다는 사람도 많아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씨가 손을 댄 것은 ‘알트코인(Alternative Coin)’이라 부르는 후발주자들이었다. 비트코인보다 훨씬 저렴해 대학생인 최씨도 접근하기 쉬웠고 가격 변동 폭도 커 짧은 시간에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최씨의 투자는 실패로 끝났다. 그는 “50만 원을 들여 코인 3종류를 샀다. 가격이 올라 첫날 5만 원가량 수익을 올렸다. 돈이 되겠다는 생각에 투자금을 100만 원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인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변했다. 코인 한 종류에서 큰 손실을 본 최씨는 원금 회복을 위해 공격적 투자를 반복했다. 하지만 무리한 거래를 반복한 탓에 투자금은 빠르게 소진됐다. 결국 몇 주 후 최씨의 수중에 남은 돈은 30만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가상화폐 투자로 큰 이득을 본 사람도 있다. 대학생 유모(26) 씨는 코인 투자로 6개월 만에 투자금을 200배 이상 키웠다. 12월 4일 전화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씨가 처음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계기는 올봄 친형으로부터 코인 투자로 손실을 봤다는 말을 들으면서. 보통 이런 경우 투자를 꺼리게 되지만 유씨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유씨는 “형에게 코인 투자에 관해 듣고 (성패와 상관없이) 흥미가 생겼다. 어릴 때부터 시세를 파악하며 물건을 교역하는 내용의 게임을 즐겨온 터라 코인 투자가 일종의 게임처럼 느껴졌다. 당시 다이어트 중이었는데 음식 생각이 자꾸 나 힘들었다. 그래서 매 순간 차트와 정보를 확인하며 거래에 열중하다 보면 배고픔을 잊어 다이어트에도 성공하고 용돈벌이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과욕은 금물

가상화폐 전업투자자 유모 씨가 일하는 공간.

가상화폐 전업투자자 유모 씨가 일하는 공간.

그의 시작은 여느 대학생 투자자들과 다를 바 없이 소박했다. 6월 유씨는 모아둔 용돈 50만 원을 자본금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큰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했다. 하루 10% 수익을 목표로 거래했다. 목표수익을 달성하면 바로 코인을 현금화하고 그날의 투자를 종료했다. 

그는 “투자를 시작하고 얼마 동안 투자금을 늘리지 않았다. 그날 올린 수익이 목표치보다 훨씬 많을 때는 투자금을 늘렸다”고 말했다. 50만 원으로 시작한 소액 투자였지만 10% 수익만 올려도 하루에 버는 돈은 5만 원. 웬만한 아르바이트보다 나았다. 의외로 수익이 더 나는 날도 많았다. 유씨에 따르면 실제 수익률은 하루 20~30%. 운 좋게 100% 수익을 올린 날도 있었다. 수익 중 목표금액을 제외한 차액이 투자금에 추가되자 버는 돈은 더 빠르게 늘었다. 8월 1일에는 투자금이 500만 원으로 불었다. 수익금을 따로 모은 통장에 들어간 돈은 600만 원으로 총 1100만 원이 돼 있었다. 

유씨는 “처음 코인 투자를 한다면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 소액으로 연습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은 돈으로 직접투자를 통해 코인시장의 등락을 겪어봐야 시장의 위험성을 알고 무리한 투자를 피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유씨의 성공에는 운도 따랐다. 유씨는 “8월 초 ‘비트코인 캐시’ 호황을 제대로 누렸다. 당시 관련 정보를 입수하고 투자금 600만 원을 비트코인 캐시에 다 걸었다. 자고 일어나니 비트코인 캐시 가격이 3배로 올라 1800만 원이 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금 중 200만 원을 부모에게 드리고 남은 돈으로 다시 투자를 시작해 돈을 불려갔다. 현재 유씨가 투자 목적으로 사용하는 돈은 2000만 원. 수익금은 10월 1억 원을 돌파했다. 최근 수익률을 묻자 그는 “요즘은 호황장이라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11월 28일부터 현재(12월 4일 오후 3시)까지 총 3500만 원을 벌었다”고 말했다. 하루에 500만 원을 벌어들인 셈.


11월 28일 가상화폐 전업투자자 유모 씨의 수익금 통장 입출금 내용. 그는 수익이 날 때마다 이를 전부 현금화하고 있다.

11월 28일 가상화폐 전업투자자 유모 씨의 수익금 통장 입출금 내용. 그는 수익이 날 때마다 이를 전부 현금화하고 있다.

주식처럼 코인도 공부해야

하루에 5%가량 수익을 올리는 것이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코인 거래에 뛰어들면 오히려 손실을 보기 십상이다. 주식투자처럼 코인도 각 암호화폐의 특성을 파악하고 주변 정보를 조합해 투자에 나서야 하는데, 높은 수익률에 혹해 ‘묻지마’ 식 투자에 나서는 사람도 많은 것.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국내에도 다양한 알트코인을 취급하는 거래소가 늘면서 저가 코인에 투자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코인에 대한 정보 없이 거래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왜 이 코인에 투자했느냐고 물어보면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유씨도 코인 관련 정보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알트코인 단기투자에 주력하는 그는 컴퓨터 모니터 2개와 노트북컴퓨터 1대를 동시에 들여다보며 시장 상황을 주시한다. 각 코인의 가격 변동은 물론, 코인 개발진이 공개하는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서다. 현재 유씨는 코인 개발진의 공식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까지 팔로하며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코인 투자자는 구매한 코인을 보유하는 기간에 따라 장기, 중기, 단기 세 부류로 나뉜다. 장기투자자들은 가상화폐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유씨는 “비트코인 가격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 두 달 전 ‘2018년 비트코인 개당 가격이 1만 달러를 넘긴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만 해도 투자자들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12월 초 1만 달러가 넘었다. 지금은 비트코인이 개당 1억 원도 가능하다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인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장기투자자라 해도 각 코인의 특성을 파악한 뒤 투자에 뛰어들어야 한다. 비트코인 이후에 출시된 각종 알트코인은 선진화된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내걸고 있다. 장기투자자들은 마치 회사 미래를 예측하고 주식에 투자하듯, 해당 개발팀의 비전과 가능성을 자세히 알아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중기투자자들은 코인의 새 거래소 상장 등 단기적 호재를 듣고 투자에 나선다. 생생한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코인 개발진의 소식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단기투자자들은 중기, 장기 정보를 모두 확인한다. 

그는 “코인 투자를 시작하면 제대로 잠을 자기 어렵다. 지금은 코인시장이 호황이라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면 코인 가격이 올라 있지만 8~10월엔 자고 일어나면 코인 가격이 상전벽해로 달라져 있었다. 당연히 급락장도 많았다. 잠든 사이 막대한 손실을 보는 일을 막으려고 항상 단기투자 금액을 대부분 현금화한 뒤 잠자리에 든다”고 말했다. 

물론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다. 코인 종류가 늘어나고 투자시장에 모이는 돈이 많아지자 일종의 ‘작전세력’도 생겼기 때문. 유씨는 “코인 커뮤니티나 채팅창 등에서 거짓 정보를 흘리는 사람이 일부 있다. 이러한 거짓 정보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코인 투자와 관련된 유명 인사나 개발진 등의 트위터 계정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주식장 1년이 코인장 1일

가상화폐 전업투자자 유모 씨의 수익금 통장. 10월까지 모아둔 수익금만 1억 원이 넘는다.

가상화폐 전업투자자 유모 씨의 수익금 통장. 10월까지 모아둔 수익금만 1억 원이 넘는다.

유씨는 코인 투자로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올렸지만 주변 사람에게는 코인 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그는 “(코인을) 사놓고 관심을 아예 끊을 수 있는 장기투자자가 아니라면 코인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 코인 가격을 계속 들여다보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듯한 등락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중·단기투자에서는 다른 재테크 수단과 마찬가지로 돈을 버는 사람, 돈을 잃는 사람이 갈린다.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60%가량이 돈을 잃고, 30%가량은 본전, 10%만 이득을 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중·단기투자 성공의 필요조건은 시간이다. 그는 “코인 투자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주식시장 1년의 변화가 코인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등락폭이 크다. 하루에 100% 등락을 반복하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러다 보니 중·단기투자자들은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평범한 대학생이자 취업준비생이던 유씨의 삶은 전업투자자가 된 뒤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생활패턴. 언제 등락할지 모르는 코인 가격 때문에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하고 끼니만 겨우 해결한다. 자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다. 목표수익을 올릴 때까지는 잠을 이룰 수 없다. 당장 내일 코인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기 때문. 하루 종일 꿈쩍도 않고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다 보니 몸무게도 10kg가량 불었다. 

유씨는 “매일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다 보면 가끔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나’ 싶은 허무감이 엄습한다. 기분 전환을 하러 나가는 것도 쉽지 않다. 투자 외에 쓰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코인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는 친구들을 만나 노는 시간이 마냥 즐거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간에 내가 컴퓨터 앞에 있었다면 얼마를 더 벌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다. 지금이야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앞으로도 수익이 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 게다가 전업투자자로 나선 상태라 코인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수입에 타격이 크다. 그는 “아직까지는 코인 투자에 흥미가 있다. 투자금 2000만 원을 유지하는 선에서 당분간 코인 투자를 계속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투자수단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수익금으로 건물을 사 임대료를 받는 등 안정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7.12.13 1117호 (p08~11)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관련기사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18

제 1218호

2019.12.13

“긴 터널 빠져나오자 우울의 고장”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