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이 3월 4일 킥오프해 12개 구단이 자웅을 겨룬다.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챌린지(2부 리그)로 강등된 성남FC와 수원FC를 대신해 대구FC와 강원FC가 1부 리그에 참가한다. 오프시즌에 트레이드로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한 12개 구단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담금질이 한창이다. 각 팀 코칭스태프가 오프시즌에 전력 보강 못지않게 신경 쓰는 것이 주장을 뽑는 일이다.
선수단 리더인 주장은 코칭스태프·구단과 선수들을 잇는 가교 구실을 한다. 그러나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다. 갖춰야 할 요건이 많다. 기량이 월등해야 하고, 무엇보다 코칭스태프로부터 신뢰를 받으며, 동료들의 신망도 두터워야 한다. 다른 단체종목과 마찬가지로 축구에서도 주장의 구실은 상당히 크다. 그라운드에선 선수들을 지휘하는 ‘제2의 감독’이고, 밖에선 팀 내 분위기를 이끄는 ‘맏형’이어야 한다. 각 팀이 주장 선택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각 팀을 이끌 주장의 면면을 통해 새 시즌을 미리 들여다본다.
K리그 주장의 임기는 대개 1년. 동계 훈련 돌입에 앞서 선수단의 자율 투표로 정하기도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원활한 소통이 중하기 때문에 감독이 지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시즌 종료 직전 ‘명가 재건’을 위해 팀을 맡은 최순호 포항스틸러스 감독의 선택은 황지수(36)다. 2012시즌 중반 캡틴을 맡은 황지수는 올해로 주장 6년 차다. 다른 종목에서도 쉽게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장기집권’이다. 그만큼 팀 내에서 황지수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포항은 오프시즌에 전력 보강보다 누수가 더 많아 올 시즌 힘겨운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한 최 감독이 변화 대신 황지수를 다시 낙점한 것은 그만큼 믿음이 두텁다는 뜻이다.
4년 만에 클래식 무대로 복귀한 강원FC는 오프시즌에 새 얼굴을 대거 보강했다. 이근호에 이어 오범석, 김경중, 김승용, 박선주, 강지용, 이범영, 문창진, 황진성을 영입한 뒤 정조국까지 손에 넣으며 화려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정조국은 지난 시즌 광주FC에서 31경기에 출전해 20득점을 기록하며 득점왕, 최우수선수(MVP)와 베스트11을 생애 처음 차지했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정조국이나 이근호가 주장을 맡을 수도 있지만, 최윤겸 감독은 새로 가세한 선수와 기존 선수의 융화를 위해 백종환(32)을 재신임했다. 백종환도 올해 주장 3년 차다. 주장이 연임된 팀은 이들 3개 구단을 포함해 총 8개 팀이다. ‘구관이 명관’인 셈이다.
반면 FC서울과 전북현대모터스는 새 얼굴을 뽑았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지난해 클래식 유일의 ‘외국인 주장’이던 오스마르 바르바 이바네즈 대신 곽태휘(36)에게 완장을 맡겼다. 오스마르가 올해도 여전히 서울 유니폼을 입지만, 황 감독은 국가대표팀 주장이기도 했던 곽태휘에게 중책을 맡긴 것. 곽태휘는 9년 만인 지난해 여름 알힐랄FC(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서울로 복귀한 뒤 올해 팀의 ‘공식 리더’가 됐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지난해 주장인 골키퍼 권순태가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로 떠나자 신형민(31)에게 바통을 넘겼다.
각 팀 주장의 나이를 보면 12개 팀 가운데 8개 팀의 주장이 30대다. 그만큼 선수단을 아우르고 경험 있는 선수가 주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평균 연령이 낮은 팀에서는 20대 중반의 어린 선수가 주장이 되기도 한다. 인천유나이티드FC의 주축 미드필더 김도혁(25)은 지난 2년간 부주장으로 팀을 이끈 경력을 바탕으로 올해 주장이 됐다.
나이에 상관없이 무조건 실력 위주로 주장을 뽑는 경우가 많은 외국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최근 리버풀FC 유소년팀 코치를 맡은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는 23세이던 2003년 리버풀 주장을 맡은 이후 한 팀에서만 12년간 완장을 찼다. 현재 37세인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FL) 첼시FC의 존 테리는 25세 때부터 현 소속팀의 리더를 맡아왔다.
12명의 주장을 포지션별로 분석하면 수비수와 미드필더에 몰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확히 반으로 나뉜다. 곽태휘, 백종환과 함께 제주유나이티드FC 오반석(29), 전남드래곤즈 최효진(34), 광주FC 이종민(34), 대구FC 박태홍(26) 등 6명은 수비수다. 수비수가 리더 구실을 하면 그라운드 후방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축구가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굴 때 대표팀 주장이 최종 수비수 홍명보였다.
그라운드 중간에 위치하는 미드필더 주장도 6명이다. 황지수, 염기훈, 신형민, 김도혁, 김성환과 함께 상주상무프로축구단 김성준(29)이 미드필더다. 미드필더는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는 구실을 수행해 수비수보다 넓은 시각으로 팀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골키퍼 주장과 외국인 주장이 없어지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전방 공격수 주장이 1명도 없다. 포지션 특성상 공격수는 선수단을 전체적으로 아우르기에 무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안방마님 격인 포수 출신 주장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투수 출신 주장이 드문 것과 마찬가지다.
선수단 리더인 주장은 코칭스태프·구단과 선수들을 잇는 가교 구실을 한다. 그러나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다. 갖춰야 할 요건이 많다. 기량이 월등해야 하고, 무엇보다 코칭스태프로부터 신뢰를 받으며, 동료들의 신망도 두터워야 한다. 다른 단체종목과 마찬가지로 축구에서도 주장의 구실은 상당히 크다. 그라운드에선 선수들을 지휘하는 ‘제2의 감독’이고, 밖에선 팀 내 분위기를 이끄는 ‘맏형’이어야 한다. 각 팀이 주장 선택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각 팀을 이끌 주장의 면면을 통해 새 시즌을 미리 들여다본다.
K리그 주장의 임기는 대개 1년. 동계 훈련 돌입에 앞서 선수단의 자율 투표로 정하기도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원활한 소통이 중하기 때문에 감독이 지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시즌 종료 직전 ‘명가 재건’을 위해 팀을 맡은 최순호 포항스틸러스 감독의 선택은 황지수(36)다. 2012시즌 중반 캡틴을 맡은 황지수는 올해로 주장 6년 차다. 다른 종목에서도 쉽게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장기집권’이다. 그만큼 팀 내에서 황지수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포항은 오프시즌에 전력 보강보다 누수가 더 많아 올 시즌 힘겨운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한 최 감독이 변화 대신 황지수를 다시 낙점한 것은 그만큼 믿음이 두텁다는 뜻이다.
6년 차, 4년 차 등 장기집권
수원삼성블루윙즈 염기훈(34)도 4년 연속 완장을 찼다. 지난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주장을 맡은 그는 그야말로 수원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다. 그라운드에서뿐 아니라 사생활에서도 모범적이다. 구단도 팀의 미래를 이끌 지도자로 염기훈을 염두에 두고 있다.4년 만에 클래식 무대로 복귀한 강원FC는 오프시즌에 새 얼굴을 대거 보강했다. 이근호에 이어 오범석, 김경중, 김승용, 박선주, 강지용, 이범영, 문창진, 황진성을 영입한 뒤 정조국까지 손에 넣으며 화려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정조국은 지난 시즌 광주FC에서 31경기에 출전해 20득점을 기록하며 득점왕, 최우수선수(MVP)와 베스트11을 생애 처음 차지했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정조국이나 이근호가 주장을 맡을 수도 있지만, 최윤겸 감독은 새로 가세한 선수와 기존 선수의 융화를 위해 백종환(32)을 재신임했다. 백종환도 올해 주장 3년 차다. 주장이 연임된 팀은 이들 3개 구단을 포함해 총 8개 팀이다. ‘구관이 명관’인 셈이다.
반면 FC서울과 전북현대모터스는 새 얼굴을 뽑았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지난해 클래식 유일의 ‘외국인 주장’이던 오스마르 바르바 이바네즈 대신 곽태휘(36)에게 완장을 맡겼다. 오스마르가 올해도 여전히 서울 유니폼을 입지만, 황 감독은 국가대표팀 주장이기도 했던 곽태휘에게 중책을 맡긴 것. 곽태휘는 9년 만인 지난해 여름 알힐랄FC(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서울로 복귀한 뒤 올해 팀의 ‘공식 리더’가 됐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지난해 주장인 골키퍼 권순태가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로 떠나자 신형민(31)에게 바통을 넘겼다.
각 팀 주장의 나이를 보면 12개 팀 가운데 8개 팀의 주장이 30대다. 그만큼 선수단을 아우르고 경험 있는 선수가 주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평균 연령이 낮은 팀에서는 20대 중반의 어린 선수가 주장이 되기도 한다. 인천유나이티드FC의 주축 미드필더 김도혁(25)은 지난 2년간 부주장으로 팀을 이끈 경력을 바탕으로 올해 주장이 됐다.
나이에 상관없이 무조건 실력 위주로 주장을 뽑는 경우가 많은 외국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최근 리버풀FC 유소년팀 코치를 맡은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는 23세이던 2003년 리버풀 주장을 맡은 이후 한 팀에서만 12년간 완장을 찼다. 현재 37세인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FL) 첼시FC의 존 테리는 25세 때부터 현 소속팀의 리더를 맡아왔다.
2년간 최전방 공격수 주장 없어
얼마 전 한국 프로야구에 복귀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주장으로 선임된 뒤 “나는 후배들에게 그동안 무서운 선배였지만 이제 시대가 변한 만큼 부드럽게 다가가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됐다. 감독도 선수들에게 ‘무서운 아버지’ 같은 존재가 있고 ‘따뜻한 형님’ 같은 유형이 있듯, 축구 12개 팀의 주장도 마찬가지다. ‘솔선수범’의 대명사로 불리는 서울 곽태휘, 포항 황지수, 울산현대축구단 김성환(31)은 ‘강력한 카리스마형’이다. 반면 수원 염기훈과 전북 신형민, 강원 백종환은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12명의 주장을 포지션별로 분석하면 수비수와 미드필더에 몰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확히 반으로 나뉜다. 곽태휘, 백종환과 함께 제주유나이티드FC 오반석(29), 전남드래곤즈 최효진(34), 광주FC 이종민(34), 대구FC 박태홍(26) 등 6명은 수비수다. 수비수가 리더 구실을 하면 그라운드 후방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축구가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굴 때 대표팀 주장이 최종 수비수 홍명보였다.
그라운드 중간에 위치하는 미드필더 주장도 6명이다. 황지수, 염기훈, 신형민, 김도혁, 김성환과 함께 상주상무프로축구단 김성준(29)이 미드필더다. 미드필더는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는 구실을 수행해 수비수보다 넓은 시각으로 팀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골키퍼 주장과 외국인 주장이 없어지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전방 공격수 주장이 1명도 없다. 포지션 특성상 공격수는 선수단을 전체적으로 아우르기에 무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안방마님 격인 포수 출신 주장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투수 출신 주장이 드문 것과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