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실명, 전화번호, 주소까지 공개한 대만의 유명 게임 포털 사이트 게시판.
“기사를 읽고 걱정이 돼 인터넷 가입 사실을 검색해주는 사이트에서 가족들 명의로 가입된 사이트를 모두 확인해봤습니다.”
노 씨는 검색된 사이트 목록을 보면서 눈을 의심해야 했다. 가입한 적이 없는 어머니 양모(51) 씨 명의의 사이트 2개(한게임, 넷마블)와 자신 명의의 사이트 1개(리니지)를 발견한 것. 최근 불거진 ‘리니지 명의 도용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던 셈이다.
“어머니와 제 주민등록번호가 불법 거래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습니다. 또 저희 가족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에도 놀랐고요.”
노 씨는 ‘휴대전화 인증 절차’를 걸쳐 자신의 이름으로 가입된 ‘리니지’와 어머니 양 씨의 명의로 된 ‘한게임’에서 탈퇴했다. 문제는 누군가 어머니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한 게임사이트 ‘넷마블’.
“‘넷마블’에 전화를 걸었더니 탈퇴하려면 신분증 사본을 보내라는 거예요. 찜찜해서 못 보내겠다고 했더니 탈퇴가 안 된대요.”
지난해 9월 정보통신부 산하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는 “신분증 사본 요구 이외의 다른 수단을 통해 본인 확인을 해 회원 탈퇴를 해줘야 한다”고 조정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개인정보위의 “신분증 사본을 요구하지 말라”는 권고에도 아랑곳없이 상당수의 인터넷사업자가 여전히 주민등록번호 도용의 입증 책임을 피해자에게 지워 신분증 사본의 송부를 요구한 뒤 탈퇴를 시켜주고 있다.
CJ인터넷 관계자는 “수집된 신분증 사본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정보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으나 명의 도용 피해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
‘리니지 명의 도용 피해자 모임’(cafe.daum.net/arrogantNC) 개설을 주도한 전금송(24) 씨는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신분증 사본까지 내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주민등록번호 도용 여부를 확인하려면 서울신용평가정보의 사이렌24(www.siren24.com), 한국신용평가정보의 크레딧뱅크(www.creditbank.co.kr), 드림위즈의 인터넷 가입정보 확인 서비스(asite.dreamwiz.com) 등을 이용하면 된다. 지금 확인해보시라.